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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개들에 관한 르포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개의 죽음>을 통해 국내 동물 산업 실태를 알리고, 이 사회에서 자리를 가지지 못한 약자의 이야기를 전하며 깊은 인상을 남긴 하재영 작가. 집에 관한 낯설고도 친밀한 이야기로 돌아왔다. 유년기에 살던 대구시 중구 북성로를 시작으로 결혼 후 새로운 터를 잡은 서울시 종로구 구기동까지, 지나온 집과 방의 내밀한 기록을 독자들에게 건넨다.
북성로에서는 가부장제 가정 내 한 여성에게만 무급의 노동이 집중된 것을 목도해야 했고, 범어동에서는 길과 담이 가른 신분제의 공간에서 산다는 이유로 학교 내 따돌림을 당했으며, 신림동과 금호동에서는 더 나은 공간으로 바꾸기 위해 아등바등 살았던 비혼자였다. 그리고, 반려견 피피를 떠나보낸 후 정착하게 된 현 거주지 구기동에서는 새 가족이 된 반려견 호동이와 남편과 함께 새로운 시절을 이어가는 중이다.
하재영 작가는 집과 방의 역사가 곧 자기 자신의 역사임을 10편의 에세이를 통해 보여준다. 한국현대사, 가족의 역사 면면뿐 아니라, 여성의 삶으로 바라본 장소의 의미도 함께 담아냈다. 여성학자 정희진은 이 책을 읽고 오래 시간 울었다고 했다. 하재영이란 사람을 형성해온 집과 방에 관한 다부진 이야기들을 읽고 그 누구라도 울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