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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버거의 <사진의 이해>를 엮은이, 소설과 에세이를 넘나들며 애처롭고 예술적인 순간들이 자신을 통과하는 순간을 기록해온 저자. 존 버거, 알랭 드 보통, 무라카미 하루키, 키스 자렛 등이 추천하는 작가, 제프 다이어의 책 세 권이 동시 출간되었다. 재즈 뮤지션의 삶을 소설처럼 그린 <그러나 아름다운>과 사진 찍지 않는 사진 비평가의 독창적인 시선으로 쓴 <지속의 순간들>, 그리고 신작 사진 비평서 <인간과 사진>이 그것이다.
<인간과 사진>은 열 쪽 가량의 분량으로 사진가의 순간을 기록하는 '만남들'(우리에게 익숙한 루이지 기리, 비비안 마이어 같은 작가에 대한 이야기도 수록되어 있다.)과 한 장의 사진과 한 시대가 교차하는 순간을 다룬 '노출들'(세레나 윌리엄스를 찍은 제이슨 리드의 사진은 최고의 선수가 느끼는 압박감을 묘사한다.), 사진에 대한 책을 쓴 작가를 말하는 '작가들'(존 버거의 <사진의 이해>의 맥락에 대해 말한다.)로 구성되었다.
좋은 사진은 독창적인 이야기를 만든다. 일라이 와인버그가 찍은, 요하네스버그에 있는 아프리카 박물관에서 제프 다이어가 본 시위대 군중의 사진. (이 책 71쪽에 수록되어 있다.) 넬슨 만델라를 지지하며 프레임을 꽉 채운 흑인 군중 사이에 '바가지 머리를 한, 살짝 웃고 있는, 백인'(73쪽) 소년이 함께 서 있다. 그는 왜 이 사진 속에 기록되었을까? 소설가이기도 한 제프 다이어는 단편 소설을 읽듯 소년의 맥락을 상상한다. 아파르트헤이트의 견고함에 균열을 내는 시각적인 충격, '역사의 한 순간을 담은 역사적이고 운명적인 사진'(78쪽)을 제프 다이어는 읽는다. 그렇게 제프 다이어처럼, 우리가 인간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