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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인간주의자의 '살아남는' 삶"
    정찬우라는 이가 있다. 일제강점기 만주로 이주해, 일제 말 조선의용군에서 항일 무장투쟁을 벌였으며, 해방 후 김일성 종합대학을 나와 교사로 일했다. 이 사람의 삶은 전쟁 이후 뒤틀리고 만다. 상부의 지시로 남쪽으로 내려온 뒤, 인천상륙작전 뒤 낙오한 인민군과 함께 지리산에서 체포된 정찬우는 1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전향서를 쓰고 석방되었다. 역사 속에 놓인 인물의 삶을 소설로 옮겨온 작가 안재성은 이 정찬우라는 인물이 남긴 수기를 접한 후, 이 사람의 이야기를 소설로 옮길 결심을 하게 된다. '소설로 각색하는 작업을 거치는 내내 흥분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면서.

    진주, 광주, 대구, 목포를 거치며 겪는 한 인간주의자의 수난기. 그럼에도 굴하지 않는, 생명의 힘이 묵직한 감동이 되어 다가온다. 북한 엘리트에서 남한으로 전향한 그의 눈에 비친 전쟁의 풍경은 초국적이다. 불행한 시대에 태어나 '잊혀진 전쟁'과 함께 잊힌 수많은 사람들 중 한 명의 이야기를 통해 필요한 전쟁은 없다는 자명함을 새삼 곱씹게 된다.
    - 소설 MD 김효선 (2018.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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