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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완성은 없다. 역사를 쓰는 순간에도 역사는 흐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역사는 늘 논쟁을 겪고, 권력은 이 과정에서 스스로를 강화할 방편으로 역사를 끌어들인다. 비단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을 둘러싼 오늘뿐 아니라 시대와 지역을 막론하고 벌어지는 현상이라 하겠다. 이 책은 이런 역사전쟁의 한국적 상황에 주목하고, 그 연원과 흐름, 쟁점과 문제를 짚으며, 해석을 사실로 바꾸려는 시도는 역사 논쟁이 아니라 역사 오류라 단언한다.
해방 전후사의 '재인식' 출간, 교과서포럼의 대안 교과서 파동,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 논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사태까지, 최근 10여 년 동안 한국에서 벌어진 역사 전쟁은 더 나은 역사 서술 그리고 학문과 권력의 바람직한 관계를 향한 과정이었을까? 저자는 한국 사회가 마주한 역사 전쟁의 가장 심각한 문제가 사실을 이해하고 다룰 줄 모르는 점이라고 지적하고는, 역사 전쟁에 얽힌 사실, 즉 세계 여러 곳에서 벌어진 역사 논쟁의 구조와 한국 역사학의 계보부터 시작해 앞서 언급한 논란을 차례로 살핀다. 물론 여전히 해석은 각자의 몫이다. 다만 정치의 논리가 역사의 순리를 거스를 수는 없다는 점, 해석이 사실을 뒤바꿀 수는 없다는 점은 역사 전쟁에 참여하는 기본 자세라 하겠다. 역사 전쟁은 사실에 근거한 다양한 해석을 드러내기 위함이지 승패를 놓고 다투기 위해 벌이는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