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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와 폭정 가운데 하나를 택하라면 대다수는 당연히 민주주의를 고를 텐데, 왜 현실에서는 민주주의가 늘 부족하고, 폭정은 의외로 지속되는 걸까. 가깝게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더 가깝게는 탄핵으로 물러난 박근혜 전 대통령처럼, 민주주의 제도를 거쳐 당선되었음에도 결과는 폭정으로 드러난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데, 너무나 당연해 보이는 민주주의가 왜 너무나 그릇돼 보이는 폭정을 완전하게 밀어내지 못하는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노릇이다, 어쩌면 알면서도 모른 척하는 것인지도 모르겠고.
미국의 역사학자 티머시 스나이더는 “민주주의의 유산이 자동적으로 우리를 폭정의 위협으로부터 지켜줄” 것이라는 생각이 잘못이라 단언한다. 파시즘과 나치즘은 지난 일이고, 더는 민주주의를 위협하지 못한다는 착시가, 민주주의를 병들게 하고 폭정에는 힘을 더한다는 지적이다. 이런 역사의 쳇바퀴에서 벗어나기 위해 폭정에 속거나 당한 경험, 폭정을 쫓아내거나 이긴 경험을 돌아보며 스무 가지 태도를 찾아 전하는데, 폭정에 굴하지 않고 민주주의를 지키는 시민의 매뉴얼로 삼기에 부족함이 없다. 다행히 하나라도 명확하게 실천한다면 나머지 열아홉 가지는 자연스레 이루어질 터, 가깝고 쉬운 일부터 바로잡는다면, 국가와 사회를 넘어 세계와 역사까지도 온전하게 세우고 지킬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