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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시대의 위대한 개척자로 알려진 실존 인물 휴 글래스가 겪은 실화를 바탕으로 쓴 소설. 혹한기의 대자연이 얼마나 압도적인 존재인지를 실감나게 묘사하는 작가의 능력이 인상적이다. 먹이사슬의 상위권에 존재하는 동물들, 단번에 생명력을 빼앗아가는 추위와 굶주림이 아름답게 펼쳐진 풍경 속에서 주인공 휴 글래스를 압박해 온다. 그러나 죽음이 당연해 보이는 와중에 살아난 그는 자신을 버린 동료들에게 복수를 하기로 결심하고 그 아름답고도 잔혹한 자연 속을 헤쳐나간다.
극한의 추위와 그를 이겨내는 뜨거운 증오가 이 소설을 지탱하는 두 축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기에 다른 삶들이 하나씩 추가되고, 그 삶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마치 대립하듯 세워진 자연과 증오라는 두 축 사이를 오가며 그 경계를 흐트러뜨린다. 자연과 인생은 어느새 뒤섞여 복수극의 날카로운 선을 지우고 그 위를 다양한 색으로 수놓는다. <레버넌트>는 기대한 만큼의 복수극이며 기대한 이상으로 작은 아름다움들이 여기저기서 반짝이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