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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 대해 생각한다는 것은 일을 이루는 활동, 일이 낳는 결과와 함께 일이 놓인 차원과 일을 통해 형성되는 국면을 이해하는 일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어떻게 일하고 싶은가?”라는 문제를 훨씬 더 정교하게 구성하게 된다.] 일을 생각한다는 표현이 꽤 어색하다. 일은 해내다, 해치우다, 견디다, 버티다와 더 어울린다. 일을 갖기 어려운 시절인 데다, 어렵게 만난 일을 유지하기도 만만찮은 세상이니, 일을 생각할 겨를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 그런가? 사방이 사람으로 꽉 찬 출근길 지하철에서 내가 왜 이 고생을 하며 회사에 가고 있는지 물음을 던져본 적, 성과와 승진만 챙기며 누군가를 소외시키는 상사나 동료를 보며 왜 그렇게까지 일해야 하는지 속으로 소리쳐본 적, 열과 성을 다했으나 자신은 소진되고 이를 알아챈 회사에서 밀려나는 그 혹은 나를 물끄러미 바라본 적. 아마도 누구보다 일에 대해 숱하게 고민하며 일의 의미를 찾기 위해 발버둥쳤을 당신이다. 다만 물음을 이어갈 여력이, 답변을 찾아낼 형편이 되지 않았을 뿐이다.
당신을 탓하려는 게 아니다. 일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일의 의미를 발견하지 못한다면, 우리의 일은 지금보다 더 가혹하고 참혹해질 게 분명하다. 나만 살아남으면 된다는 생각조차 허락되지 않을 그때가 되면, 버티고 견디는 일조차도 불가능하다. 다행히 일을 생각하고 의미를 발견하려는 고민과 움직임이 있다. 그 속에서 새로운 일, 새로운 공동체를 찾아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 책은 이 모든 필요성의 신호탄이자, 이 모든 가능성의 나침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