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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다섯살 여중생이 인터넷 익명 게시판의 악의적인 소문과 신상 공개를 견디다 못해 아파트에서 투신한다. 경찰은 자살로 결론짓지만 언니 '아이'는 이 사건은 타살이며 반드시 범인을 찾아 복수하겠다고 다짐한다. 그러나 수소문하여 찾아간 유명 탐정은 온라인 사건은 맡을 능력이 없다며 고사하고, 대신에 신비에 싸인 해커이자 '탐정들의 탐정'이라 불리는 '아녜'를 소개한다. 처음에 '너무 쉽고 재미없는 사건'이라는 이유로 아이를 문전박대하던 아녜는 몇 일 후 '예상 외로 재밌는 사건'이라며 의뢰를 받아들인다. 조사가 진행되고 용의자의 범위가 좁혀질수록 몰랐던 동생의 과거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진실은 저 너머로 향한다.
2년 전, 입소문만으로 장르소설 팬들 사이에서 최고 화제작이 되었던 책이 있다. 바로 찬호께이의 <13.67>이다. 홍콩의 시공간을 온전히 담아낸 이 소설은 일본이나 영미권, 북유럽권이 아닌 나라에도 매력적인 추리소설이 있다는 사실을 강하게 각인시켰다. 2년 만에 신작으로 돌아온 찬호께이는 에필로그를 통해 "<13.67>이 과거의 홍콩을 주제로 한 이야기였다면 <망내인>으로 지금의 홍콩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한다. 흡인력있는 사건 전개는 물론, 해커들의 두뇌 싸움과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받기 위한 IT창업 열풍 등 생생한 동시대의 홍콩 사회 묘사가 읽는 재미를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