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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터스텔라>가 개봉하자 영화가 바탕에 둔 과학과 영화에서 구현된 과학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수 차례 기대를 뛰어넘는 작품을 보여준 크리스토퍼 놀란의 신작이란 점도 영향을 끼쳤겠지만, 스티븐 호킹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이론물리학자 킵 손이 영화 제작 초기부터 참여했고, 시나리오 작업을 맡은 조나단 놀란이 집필을 위해 수 년에 걸쳐 상대성이론을 배웠다는 이야기도 한몫 했다. 자연히 기대치는 높아지고 눈높이는 올라갔다.
영화가 한국에서만 1000만 관객을 넘어서고야 도착한 이 책은, 과학자 입장에서 <인터스텔라>를 해석한다. 애초 품었던 생각이 영화로 구체화되는 과정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블랙홀, 웜홀, 특이점, 제5차원 등 영화에 등장하는 현상에 대한 오늘날의 지식을 설명하며, 이런 지식과 자신의 생각이 영화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잘못'되고 상상되었는지를 차분하게 짚어간다. 칠판에 적힌 중력 방정식, 인듀어런스호의 설계, 블랙홀과 행성의 이미지 구현을 위해 킵 손이 고민한 흔적을 따라가다 보면 멸망을 앞둔 인간이 얼마나 치열하게 생존을 고민할지 짐작이 간다. <인터스텔라>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킵 손은 놀란의 후속작을 기대하며, 시각디자인팀과 함께 가르강튀아 관련 논문을 여럿 발표할 계획이라고 한다. 재앙에 대처하고 운명을 개척하는 인류의 여정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동참은 의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