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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장본
275쪽
152*223mm (A5신)
495g
ISBN : 9788990048271
책소개
포스트모더니즘과 해체주의의 등장으로 위기에 몰린 역사학을 바라보는 현대적 해석을 담은 책. 마르크 블로크의 <역사를 위한 변명>과 E. 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의 뒤를 잇는 역사학 입문서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설득력 있는 은유를 곁들였고 상식적인 수준에서 해석하고 있기 때문에 초보자를 위한 역사학 입문서로도 무난하지만 "역사적 진실은 존재하는가?", "역사는 과학인가?"와 같은 현안 논제에 대한 명쾌한 답변은 진지하게 접근하는 역사학도들에게도 유용하다.
역사학은 최근 몇십 년간 강력한 반박에 부딪혀왔다. 포스트모더니스트 이론은 객관성이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여기에 불확실성의 원리가 힘을 실어주면서 "과거에 있어났던 것을 객관적으로나 과학적으로 결정짓는 것은 무용하다"는 결론에까지 도달했다. 개디스는 여기에 역사에 진리가 존재하는 것은 당연하며, 설령 그 절대성은 인정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함수에서의 곡선'처럼 아주 진실에 가까워질 수는 있다고 말한다.
또 개디스는 역사가 자연과학과 동일한 방법론을 사용한다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데 카오스 이론과 복잡성 이론을 도입했다. 그는 비선형적으로 전개되어온 과학 이론들이 말해주듯 과학이나 혹은 역사에서도 원인은 하나의 독립변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종속변수들과의 상관관계에 의해 형성됨을 지적하고 있다. 과학적 방법론을 통해 역사학에 대한 의심에 반박함과 동시에 역사가의 사유 목적에 대한 정통성을 계승하고 있는 점도 이 책의 미덕이다.
목차
서문 한국어판 출간에 부쳐
1. 역사의 풍경 2. 시간과 공간 3. 구조와 과정 4. 변수의 상호종속성 5. 카오스와 복잡성 6. 인과관계, 우연성, 반사실적 사유 7. 마음을 소유한 분자 8. 역사가의 눈으로 보기
책속에서
이번에는 내 인생을 바꾼 사람에게 이 책을 헌정하고 싶다. -10쪽 - 피치이번에는 내 인생을 바꾼 사람에게 이 책을 헌정하고 싶다. -10쪽 - 피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더 큰 세계에서 자신이 상대적으로 하찮음을 깨닫는 것이 필요하다. ... 권위자가 됐다고 느끼는 바로 그 순간 당신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일들이 일어난다. ... 일부 사람들이 기대하는 대로 인간이 덜 중요한 존재라는 인식은 인간사를 설명하는 데 있어서 신의 대리인의 역할을 향상시키지 않았고, 정 반대의 ... 더보기- 피치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더 큰 세계에서 자신이 상대적으로 하찮음을 깨닫는 것이 필요하다. ... 권위자가 됐다고 느끼는 바로 그 순간 당신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일들이 일어난다. ... 일부 사람들이 기대하는 대로 인간이 덜 중요한 존재라는 인식은 인간사를 설명하는 데 있어서 신의 대리인의 역할을 향상시키지 않았고, 정 반대의 효과를 가져왔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역사상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책임을, 역사를 사는 사람들에게 단호하게 묻는 세속적 자각이 생겨났다. -22쪽 접기- 피치
카를 읽어보면, ... 마르크 블로크도 마찬가지였다. 둘 다 과학을 역사가가 지향해야 할 모델로 보았으나, 그것은 역사가가 더욱 더 과학적으로 되어가고 있다든지 혹은 그렇게 되어야만 하기 때문은 아니었다. 오히려 두 사람이 보기에 과학자가 역사학적으로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었다. ... 현재 존재하는 것들이 과거에도 늘 그런 형태로... 더보기- 피치카를 읽어보면, ... 마르크 블로크도 마찬가지였다. 둘 다 과학을 역사가가 지향해야 할 모델로 보았으나, 그것은 역사가가 더욱 더 과학적으로 되어가고 있다든지 혹은 그렇게 되어야만 하기 때문은 아니었다. 오히려 두 사람이 보기에 과학자가 역사학적으로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었다. ... 현재 존재하는 것들이 과거에도 늘 그런 형태로 있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함으로써, 또한 그 물체와 유기체가 언제나 동일한 형태가 아니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진화해왔다는 것을 발견함으로써, 과학자는 과정에서 구조를 추론하기 시작했다. 요컨대 과학에 역사를 도입한 것이다. ... 그렇다면 역사는 과학인가? 나는 예일 대학교의 졸업반 학생들에게 이 질문을 던져보았는데, 그중 한 학생의 대답이 일리가 있었다. 그는 "그것보다 어떤 과학이 역사적인가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대답했다. 이를 판별하는 기준은 실질적인 반복 가능성--실험실에서 실험을 다시 돌릴 수 있는 것--을 가상적 반복 가능성과 구분하는 선상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차이는 그 과정에 접근할 수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달려 있다. -67쪽 접기- 피치
푸앵카레의 통찰력이 위대했다는 것은 선형적 관계와 비선형적 관계가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이다. 동일한 시스템이라도 그 안에서 단순성과 복잡성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 애덤스는 이것이 역사학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살펴보다가, 그만 두 손을 들어버렸다. 이 도깨비 같은 상황을 자기가 아는 과학 언어로 특징지을 방도가 ... 더보기- 피치푸앵카레의 통찰력이 위대했다는 것은 선형적 관계와 비선형적 관계가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이다. 동일한 시스템이라도 그 안에서 단순성과 복잡성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 애덤스는 이것이 역사학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살펴보다가, 그만 두 손을 들어버렸다. 이 도깨비 같은 상황을 자기가 아는 과학 언어로 특징지을 방도가 없었기 때문이다. 애덤스는 푸앵카레의 작업이 후일 과학이 새로이 나아갈 길을 제시했다는 점을 예견하지 못했다. 푸앵카레가 제시한 새로운 길이란, 예측 가능한 것과 예측 불가능한 것을 구별하는 것, 복잡한 것을 단순한 것으로 축소하지 않는 것, 그리고 변수 간의 상호종속성을 인정하고 즐기기까지 하는 것이다. 결국 과학이란 역사와 대단히 닮은 것이었다. -121쪽 접기- 피치
그러나 굴드가 제기한 바와 같이, 전술한 견해들은 미래 예측이 아주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들이 다루려는 복잡계에서는 과거를 테이프 돌리듯 재실행하더라도 두 번 다시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 과거를 단순화하겠다는 환원주의는 복잡계에서는 쓸모가 없으며, 우리는 여기서 다시 옛날 식의 서술... 더보기- 피치그러나 굴드가 제기한 바와 같이, 전술한 견해들은 미래 예측이 아주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들이 다루려는 복잡계에서는 과거를 테이프 돌리듯 재실행하더라도 두 번 다시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 과거를 단순화하겠다는 환원주의는 복잡계에서는 쓸모가 없으며, 우리는 여기서 다시 옛날 식의 서술적 역사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초기 조건에 대한 민감성이라는 과학 개념이 역사가에게 가져다주는 의미는 무엇인가? 그것은 이야기라는 것이 대부분의 사회과학자가--또한 대부분의 역사가조차--인정했던 것보다도 더 세련된 연구 도구로서 새로이 인정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128쪽 접기- 피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