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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이후 어느덧 네 번째 맞이하는 봄이다. 그날의 기억은 여전히 선명한데, 그간 어떻게 흘러와 오늘 어디에 서 있는지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적지 않은 일이 있었지만 여전히 진실은 온전히 밝혀지지 않았고, 숱한 사람이 오갔지만 여전히 잘잘못은 가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4년의 시간 동안, 흔들리지 않고 한 곳만 바라보며 제자리를 지켜온 이들이 있으니, 바로 세월호 유가족이다. 그이들의 목소리는 한결같다. “세월호의 진실을 알려야 한다.”
저 한마디에 얼마나 많은 이야기기 담겨 있을지 감히 미루어 짐작할 수도 없겠으나, 네 번째 봄을 맞아 세월호 엄마 아빠가 전하고자 마음 먹은 이야기는 먼저 떠난 아이들에게 보내는 편지다. 아픔과 슬픔, 용기와 희망을 담아 손으로 꾹꾹 놀러 쓴 110통의 편지글과 글씨를 눈과 마음에 비추려 하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손으로 글과 글씨를 만지며 마음보다 몸으로 읽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렇게나마 온기를 나누며 우리가 연결되어 있다는 걸 확인하고 싶은 마음일까. "진실을 깨우치고 존엄을 알려온 시간"을 마주하는 최소한의 최선에라도 가닿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