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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를 결단하는 체크리스트부터 아름답고 현명하게 회사를 떠나는 방법까지, 퇴사를 둘러싼 이야기가 넘쳐나는 요즘이다. 그럼에도 막상 주변을 둘러보면 퇴사를 실행하는 이는 많지 않다(물론 나만 모르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어쩐지 다른 곳도 별다르지 않을 듯하고, 바깥은 겨울 추위보다 냉랭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 때문일까. 이런 생각으로 하루하루 버티다 보면 지금도 그럭저럭 살 만하지 않은가 하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데, 이쯤 되면 마침 퇴근시간이니 피시 전원과 함께 모든 생각을 종료하고 하루를 마무리한다.
자, 이제 다음 날이 밝았다. 어제와 같은 하루를 반복할 것인가. 그렇다, 어제처럼만 지나가도 좋겠다. 그렇지만 회사는 그리 만만한 곳이 아니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끊임없이 요구하며, 나를 어제보다 못한 나로 몰아넣는다. 결단이 필요하다. 물론 어제 생각했듯 퇴사는 당장 답이 아닌 것 같으니, 이곳에서 적절히, 적당히, 무리없이 살아갈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이 지난한 과정을 앞서 걸어간 작가는, 넘치치도 모자라지도 않는 중용의 미덕을 "됐어, 오늘은 이 정도면 충분해"로 훌륭하게 번역해낸다. 어느새 오늘도 퇴근시간이다. 이 한 마디를 몸과 마음에 새겼으니, 물론 오늘도 충분한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