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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스톤의 CEO가 쓴 책이라고 하니 감이 확 오지 않는다. 600만 달러, 아니 600조 원의 사나이라고 해 두면 어떨까. 그렇다, 블랙스톤은 그 어마어마한 돈을 운용하는 세계 최대의 사모펀드 그룹이다. 이 책은 바로 그 블랙스톤의 창업자이자 수장인 슈워츠먼이 직접 쓴 책으로, 지난 인생을 회고하며 경영과 투자의 원칙을 함께 전한다. 어떤 경우에도 고객의 돈을 잃지 않겠다는 정신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그는 우리가 인생을 사는 데 있어 득점보다는 실점하지 않는 것이, 이기는 것보다 지지 않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일깨운다. 그것이 돈이 걸린 투자에서라면 더 말할 나위가 없겠다.
그런 이 책을 투자서로 읽었다면 절반의 성공이다. 특히 주식 투자자들의 기대가 그러했을 터다. 그렇지만 이 위대한 투자가의 자서전은 경영의 바이블로도 손색이 없다. 창업, 채용, 투자, 인수합병, 거래와 협상 등 경영의 전반은 물론 리더십, 자선 활동, 기업 승계 등 경영자로서의 철학까지, 성공과 실패, 갈등과 해소의 드라마 속에 모두 녹여 냈다. 이야기의 생생함은 마치 그의 오래전 일기를 훔쳐보는 느낌이랄까. 월스트리트의 훌륭한 동료들이 조연으로, 비욘세와 제이 지가 카메오로 출연하고 슈워츠먼이 각본, 연출, 주연을 도맡은 이 책은 좀처럼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한 편의 금융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