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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띠지에는 작가 후기에 실린 오쿠다 히데오의 문장이 실려 있다. "저는 앞으로 16년 후면 죽습니다." 이는 나오키상 수상 작가의 평균 연령을 대충 계산한 뒤 거기서 자신의 나이를 뺀 수치로, 굳이 통계의 함정을 생각해 보지 않더라도 그가 정말로 그때 죽을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작가도 진지하게 한 얘기는 아닐 것이다. 그런데 이런 흰소리를 아무렇지 않게 집어넣은 그 배짱이 웃기다. 이렇게 웃긴 후기는 좀처럼 보기 힘들다. 이게 소설가로서의 오쿠다 히데오의 매력이겠다.
단편과 대담들이 함께 들어가 있는 책 <버라이어티>는 이런 작가의 매력이 잘 드러나 있다. 어딘가 삐딱하지만 사실은 괜찮은 사람들이 각양각색의 위기 또는 모험에 임하면서 삐딱한 소리들-비윤리적이라기보다는 어딘가 나사가 잘못 조립된 듯한-을 아무렇지 않게 한다. 눈치 보지 않고 삐딱한 사람들이 많다 보니 <버라이어티>는 어떤 상황을 묘사하더라도 경쾌하고 따뜻한 기조를 잃지 않는다. 말하자면 이 책은 어느 때에나 안심하고 읽을 수 있는 재미난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특히 단편들 이외의 기고나 대담들도 단편들만큼이나 재미있다는 점을 밝혀둔다. 하여튼 웃긴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