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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0쪽 / 145*216mm / 9788967350437(8967350430)
『숲의 인문학』은 2007년 가을부터 2012년 가을까지 강원도 고성 인근의 숲의 이야기를 소설가 김담의 시선으로 담아 올린 기록이다. 집과 숲을 오가는 산책에서 만난 생명들에 대하여 사색한 내용이 깃들여 있다. 작은 풀꽃들을 크게 끌어당겨 관찰하고, 두세 뿌리와 대여섯 뿌리 사이를 방황하는 약초꾼의 욕심과 풀꽃엄마의 마음이 교차하며, 산골짜기 배추농사에서 약을 두 번이나 치고 콩나물국에 미원을 풀어 넣는 기솔 어른들의 변화된 삶에 대한 허탈감이 담겨져 있다.
에세이면서 일기체로 쓰여진 이 책은 사투리를 사용하는 듯하지만, 보다 내밀하게는 인간이 숲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나온 의성어, 의태어들이 날것으로 살아 움직인다. ‘작벼리에 짐승이 매닥질 친 흔적’ ‘나뭇가지와 줄기들이 에넘느레하게 흩어져 있었다’ 등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는 몰라도 눈을 감고 그려보면 모두 이해되는 방언들로 가득차 있다. 숲에서 펼쳐지는 저자의 삶은 ‘과정으로서의 인문학’의 본질을 일깨우며, 우리에게 인문학하기의 가치를 되새기도록 안내한다.
머리말
가을 꽃잎 말리는 시간
몹시 놀라 넋을 잃다
봄 봄꽃들
노루귀 꽃밭에서 노루 울음소리를 듣다
뱀을 만나는 사이 나무는 베이고
봄빛에 물들다
감자난초
열쭝이는 어디로 갔을까
‘목우산방’ 나들이
여름 줄풀
중복물 지다
봉숭아물을 들이다
가을 싸리버섯
능이버섯 사이로 노인 모습이 어른거리고
머루는 어디에도 없고
초롱단은 용담
송이전골 냄비를 가운데 두고
겨울 항아리를 얻다
패름이 돌듯
설해목
생활 속 속도
봄 직박구리 떼 날다
물장구치는 수달
멧돼지
산불
찔레꽃머리
여름 쌍무지개
벌과 곤충이 사라진다면
멧돼지 새끼를 사로잡다
복달임
꾀꼬리 한 쌍
아무렇지 않게 전해진 부음
가을 고기를 먹는다는 것
벌에 쏘이다
저녁산책
대포알이 날아가도
가을가뭄
만산홍엽
‘추곡수매’하던 날
어이딸
겨울 콩 두 말로 메주를 쑤다
프랑켄 푸드(유전자 조작 작물)
화진포호수 한 바퀴
봄 건봉사 가는 길에
생강나무 꽃
진달래꽃
아무도 찾지 않는 나물들
솔 싹
간장을 달이고 된장을 담그다
여름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가을 단호박 두 통에 얹힌 인정
겨울 겨울 입새
죽임을 당하는 짐승들
말똥가리 날다
어정섣달
가든한 삶
그때 그 동무들은 다 어디로 떠났는지
봄 봄이다
어린 나무를 심다
산개구리들
공사 중
꽃샘잎샘
제비 돌아오다
꽃 무덤
귀룽나무는 구름나무
삼지구엽초
학생學生 하나에 유인孺人이 둘
비안개
조화 붙은 날씨
꽃배암들
참나물
천마
여름 장마 예보
구름타래
고양이는 나비를 쫓고 나비는 꽃을 탐하는 사이
가을 더넘바람
한가위 보름달
죽은 복작노루
오후 두 시
새품, 갈품
착살스럽다
신생이 탄생하는 순간
김장김치 260포기
겨울 선물 받은 도루묵
봄 불알고비
노란 고양이, 검은 고양이
송홧가루 날리고
여름 산작약 흰 꽃을 그리워하다
뽕나무 심다
개똥장마
잘고 어린 꽃들에게도 눈길을
까막까치
언젠가는 그리워질 한여름
가을 구름버섯(운지버섯)
죽은 이들은 어디로 가는지
기이한 하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