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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정약용이 <목민심서>를 집필하던 때는 민란의 시대라 불리던 19세기 초엽 조선이다. 더불어 그는 전라도 강진에서 18년에 걸친 귀양살이를 하던 중이었다. 제목 <목민심서>는 시대의 과제와 자신의 역할 두 가지를 함께 담아내는데, “목민(牧民)의 본디 뜻은 소나 양을 돌보듯이 백성을 잘 보살펴서 안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이고, 심서(心書)라 이름한 까닭은 “목민할 마음은 있으되 몸소 실행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다산 정약용은 흐트러진 민과 국가의 관계를 바로잡으려 당대의 실상을 치밀하게 분석하는 동시에, 결국 민을 살리지 못하면 나라가 무너질 거란 안타까움을 48권 16책의 방대한 저작에 담았다. 이 책의 공동 번역 작업이 군부독재 시절에 시작되었고, 번역자 가운데 여럿이 구금, 해직을 당하는 사태에 이른 과정을 돌아보면, 200여 년이 흐른 지금 이 책을 다시 돌아보고 새롭게 번역해서 펴내는 이유를 알 수 있겠다. 부디 오늘의 목민들이 다산의 질정을 새겨듣길, 더불어 <목민심서>가 비단 목민만을 위한 게 아니라 각자의 덕을 쌓은 일임을 모든 '민'이 잊지 말기를 바랄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