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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의 삶이라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마르크스 같은 구체적인 인물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급진적인 이론을 내세우거나 세상을 전복하는 기획을 시도하거나 끊임없이 기존의 질서를 깨뜨리는 행동을 일삼는 사람 정도를 생각할 수 있겠다. 19세기부터 20세기까지 이어진 좌파의 모습이다. 그렇다면 오늘날 좌파를 자임하며 좌파로 살아가는 이들은 어떤 생각, 어떤 모습일까.
이 책은 좌파 정당에 몸담았다가 지금은 파리에서 좌파로 살아가는 작가 목수정이 좌파의 오랜 이미지에서 벗어나 21세기 좌파의 초상을 새롭게 그리는 열다섯 명의 ‘생활좌파’를 만나 “목숨 바쳐 좌파 노릇을 하지도 않았고, 희생 따위를 한다는 생각은 추호도 없으며, 마치 걸치기 편한 옷마냥 좌파의 생각을 걸치고 누리”는 좌파의 삶이 여전히 얼마나 뜨겁고 새롭고 힘이 넘치는지 담아낸 결과다. 더 왼쪽인지는 모르겠으나, 더 인간적이고, 더 창조적이고, 무엇보다 더 삶에 가까운 건 분명하다. 어쩌면 애초 좌파가 꿈꾸었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