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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탈 정치는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사라진 폐습도 아니다. 오늘 한국의 현실이 정확하게 약탈 정치의 모습이다.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고 약탈이 반복되니, 주도권이 바뀌어도 이를 유지하고 지키기보다는 그간 약탈 당했다고 여겨지는 것들을 다시 빼앗느라 여념이 없고, 그러다 보니 염치를 잃어버린 채 약탈에만 정신이 팔려 정치와 행정은 사익을 추구하는 수단으로 전락했다. 이 와중에 세금뿐 아니라 정치, 국가, 사회에 대한 신뢰까지 약탈 당한 국민은 이제 약탈인지 아닌지를 분간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으니, 반성과 성찰은커녕 그 시간에 약탈을 하는 게 남는 장사가 되었다.
이 책은 지난 10년 두 명의 대통령을 거치며 앞서 말한 상황이 구조화되었다고 평가한다. 더불어 그 이전부터 같은 양상이 반복되며 약탈 정치가 습속화되었다고 분석한다. 지난 10년의 기록이지만 그간 한국사회가 쌓아온 과정이고, 두 명의 대통령이 주인공이지만 우리 대다수도 조연으로 함께한 결과라는 말이다. 대통령이 바뀐다고 행복이 열릴 거라는 환상은 버리자. 약탈 정치의 실체를 살피면 다가올 미래는 불행이 확실하다. 이 불행 속에서 모두 죽자며 약탈을 이어갈지, 그럼에도 행복의 가능성을 찾으려 노력할지, 어쩌면 이번 대통령 선거는 이 선택의 과정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