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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레이코프의 ‘프레임 이론’은 이제 정치와 선거에서 상식으로 자리 잡았다. 진실과 사실보다 강력하게 작동하는 프레임 덕택에 보수는 대체로 유리한 상황을 확보하고, 진보는 대체로 불리한 상황에 처한다는 분석이다. 똑같이 프레임을 활용하는데 왜 이런 결과가 벌어지는 걸까? 진보주의자들이 프레임을 적극적으로, 적절히 활용하지 못한 탓도 크지만, 유권자 각자가 성장하며 보수 프레임에 길들여지기 때문이기도 하다(보수가 이긴 역사가 길고 깊으니 당연한 노릇이라 하겠다).
그런데 보수와 진보가 이렇게 명확하게 구분되는 걸까? 현실정치에서는 두 이념의 정당을 오가는 정치인을 흔히 볼 수 있고(물론 이념보다는 사리사욕 때문인 경우가 잦지만), 사회적 보호가 필요한데 사회보장 강화에 반대하는 경우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조지 레이코프는 보수와 진보 양쪽 프레임에 모두 반응할 수 있는 이중개념 소유자들에 주목한다. 이들은 현상이 적정선을 넘어선다고 생각하면 평소 입장과는 반대의 선택으로 언제든지 돌아설 수 있다. 이들의 내적 갈등을 이해하는 게 권력 다툼에서 승리할 근거이자 더 많은 시민의 삶에 도움이 될 기회 아닐까. "강력한 보수의 질주와 온화한 진보의 반격, 승부는 이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