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이 외면당하는 시대에 소설가는 무엇을 써야 하는가 자문하며, 한 자 한 자 다듬어 쓴 조경란의 첫번째 짧은 소설집이다. 동화와 현실, 일상과 꿈을 이야기로 엮은 독특하고 매혹적인 31편이 수록되어 있다. 언제나 사랑이 힘든 연인들, 혼자 무언가를 먹고 마시는 사람들, 힘없고 쓸쓸한 가족들, 백설공주, 유모, 여우와 두루미, 그리고 배트맨이 등장하는 단편들이다. 우정, 사랑, 독립, 희망, 책과 인생에 관한 작가의 성찰이 짧지만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가벼운 마음으로 들춰보다가 마음을 어루만지는 다정하고 수수한 이야기들에 스르륵 빠져드는 책이다.
이수은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