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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인 최진규

"길을 잃은 것만 같을 때 읽으면 좋은 책"

포도밭서점을 소개합니다. 저희 서점은 충북 옥천에 문을 연 작은 서점입니다. 2013년생 고양이 한 명이 카운터를 지키고 있으니 궁금한 책이 있다면 그에게 물어보셔도 좋습니다.

서점 주인 최진규이 알라딘 독자들에게 권하는 10권의 책

"길을 잃은 것만 같을 때 읽으면 좋은 책"

길 잃기 안내서
끝과 시작
세상을 가리키는 말은 숲
아무도 지켜보지 않지만 모두가 공연을 한다
초예술 토머슨
편의점 인간
태고의 시간들
고통을 말하지 않는 법
짧은 이야기들
절망의 시대를 건너는 법
힌트: 눈, 북극곰, 이민자

최진규의 블라인드 북

" 이 소설은 곰의 이야기다. 달리 말하면 ‘곰의 자서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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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규의 블라인드 북

“글을 쓴다는 것. 그것은 무시무시한 일이다. 방금 전에 쓴 문장을 뚫어지게 바라보자 나는 어지러웠다. 지금 나는 어디에 있는 거지? 나는 내 이야기 안으로 들어갔고 이곳에서 사라졌었다. 여기로 다시 돌아오기 위해 나는 원고지에서 눈을 떼고 시선을 창문 쪽으로 움직여야만 했다. 그래서 결국 여기로, 현재로 돌아왔다. 그렇지만 여기는 어디고 지금은 언제란 말인가?” - 이 소설은 곰의 이야기다. 곰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말 그대로 곰의 관점에서 쓰인 이야기다. 달리 말하면 ‘곰의 자서전’인 것이다. 동물들이 인간으로 살게 된다면 그들은 과연 무엇을 느끼고 생각하고 살아갈 것인가. 이 점을 생각할 때 다시금 인간이란 누구인가. 이러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이는 오늘날 우리가 자꾸 상기해야 할 주요한 질문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예약판매 도서로 4월 21일까지 판매, 23일에 출고 예정입니다.
도서명은 4월 23일 책의 날에 공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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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규의 추천 도서 10권

  1. 길 잃기 안내서 표지

    길 잃기 안내서

    리베카 솔닛 지음, 김명남 옮김 | 반비

    “내가 여러 사람들에게 물어서 그들의 도움으로 이해한 바에 따르면, 길 잃은 상태는 주로 정신적 상태다. 그리고 이 사실은 오지에서 더듬거리는 물리적 길 잃기뿐 아니라 모든 형이상학적이고 은유적인 길 잃기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그렇다면 문제는 어떻게 길을 잃을 것인가다. 길을 전혀 잃지 않는 것은 사는 것이 아니고, 길 잃는 방법을 모르는 것은 파국으로 이어지는 길이므로, 발견하는 삶은 둘 사이 미지의 땅 어딘가에 있다.” - 길을 완전히 잃은 뒤에야 비로소 진정한 자기를 찾게 된다고 알려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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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끝과 시작 표지

    끝과 시작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지음, 최성은 옮김 | 문학과지성사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 - 폴란드의 시인 비스와바 쉼보르스카는 무척 일상적인 말들로 시를 쓴다. 그런데 그 평범한 말과 표현이 마음에 깊이 박힌다. 다정하게 쓰인 명백한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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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세상을 가리키는 말은 숲 표지

    세상을 가리키는 말은 숲

    어슐러 K. 르 귄 지음, 최준영 옮김 | 황금가지

    “당신과 나, 우리는 둘 다 신이다. 당신은 미친 신이고, 내가 제정신인지 아닌지는 확실히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는 신이다. (…) 우리는 서로에게 신들이 가져다주는 특별한 능력을 불러일으켰다. 당신은 나에게 동족을 죽이는 일, 살인이라는 능력을 주었다.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당신에게 내 민족의 능력, 그러니까 죽이지 않는 능력을 주겠다.” - 믿을 수 없게도 오늘날 세계는 또다시 전쟁 중이다. 눈먼 이들이 벌이는 전쟁으로 사람들이 죽고 절망에 빠진다. 전쟁의 시기에 우리는 무엇을 돌아봐야 하는지, 이 책이 전하는 질문들을 다시금 읽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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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아무도 지켜보지 않지만 모두가 공연을 한다 표지

    아무도 지켜보지 않지만 모두가 공연을 한다

    비비언 고닉 지음, 서제인 옮김 | 바다출판사

    “도시는 때때로 나를 거부하지만, 바로 그 도시를 가로질러 걷는 것만큼 아프고 성난 내 마음을 달래주는 일도 없다. 길 위에서 사람들이 사람으로 남기 위해 서로 다른 50가지 방법으로 마지막 순간까지 애쓰는 모습, 그 다양하고도 독창적인 생존 기술을 지켜보다 보면 나를 짓누르던 것이 덜어지고 넘치던 감정이 비워지는 걸 느낀다. 나는 그들의 불안과 함께한다. 그들의 문제를 나눠 갖는다. 쓰러지지 않겠다는 공동의 의지가 내 신경 끄트머리에서 느껴진다.” - 공황 상태는 세계의 모든 타자로부터 나만 분리되는 듯한 느낌이라고 누군가 알려준 적이 있다. 분리된 느낌을 떨치고 다시금 세상으로 합류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고닉은 아마도 ‘걷기’라고 할 것 같다. 걷기 그리고 나와 다르지 않은 사람들을 바라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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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초예술 토머슨 표지

    초예술 토머슨

    아카세가와 겐페이 지음, 서하나 옮김 | 안그라픽스

    “초예술 토머슨 이론이 사람들 사이에 점점 확산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글로 정리한 적은 없었다. 토머슨 유령은 도시 여기저기에 도사리는데도 누구도 알아채지 못하고 그대로 지나치는 존재였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 논리를 알아채고 찾으려고 하면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면 실체가 없는 곳에 논리만 팽창하면서 눈앞이 캄캄해진다. 그럼 곤란하다. 그래서 일본 각지에 존재하는 초예술 토머슨 물건의 실태를 소개하는 글을 서둘러 쓰게 되었다.” - 토머슨 유령은 어디에 나타날까. 저자는 토머슨 유령이 활기찬 도시의 ‘그늘’에 숨어 있곤 한다고 말한다. 토머슨 유령을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무척 쓸쓸한 마음인 이들을 위로해주는 (마치 농담처럼) 묘하게 쾌활한 사물의 형태들이라고. 토머슨 유령 역시 걸어야 보인다. 도시의 그늘에서 이 농담 같은 존재들을 자꾸만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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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편의점 인간 표지

    편의점 인간

    무라타 사야카 지음, 김석희 옮김 | 살림

    “이제 깨달았어요. 나는 인간인 것 이상으로 편의점 점원이에요. 인간으로서는 비뚤어져 있어도, 먹고살 수 없어서 결국 길가에 쓰러져 죽어도, 거기에서 벗어날 수 없어요. 모든 세포가 편의점을 위해 존재하고 있다고요.” - 이 책의 주인공은 편의점에서 일을 하다가, 편의점을 좋아하다가, 나중에는 편의점과 한 몸이라고도 할 수 있는 ‘편의점 인간’이 된다. 편의점 인간은 자신이 단일한 유기체 혹은 단일한 정체성이 아니라 (편의점답게) 온갖 부분들의 연결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에 진정으로 만족하면서 스스로 존재론적 전환을 꾀한다. 자기 신체성을 인간 너머로 확장해 편의점과 합일하려 한다. 인간성, 인간다운 삶이란 아무래도 이러저러해야만 한다는 상식 일체를 깨뜨리는 짜릿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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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태고의 시간들 표지

    태고의 시간들

    올가 토카르추크 지음, 최성은 옮김 | 은행나무

    “배움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밖에서 배우는 것과 안에서 배우는 것. 흔히 사람들은 전자를 최선, 나아가 유일한 방법으로 여긴다. 그렇기에 장거리 여행, 혹은 보고 읽는 것을 통해서, 아니면 대학 교육이나 수업을 통해서 배움을 얻는다. 존재 바깥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통해 뭔가를 습득하는 것이다. (…) 크워스카는 외부의 것을 내면으로 동화시키면서 세상을 배웠다. 쌓이기만 하는 지식은 인간에게 아무런 변화를 가져다주지 못하거나 변화를 일으키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그저 겉옷을 다른 옷으로 갈아입는 것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지식을 자기 것으로 만들며 배우는 사람은 끝없는 변화를 체험하게 된다. 배워서 알게 된 것들이 존재 속으로 고스란히 스며들기 때문이다.” - 끊임없이 생성하고 소멸하는 시공간들. 그 시공간에서 엮이는 이야기들. 유구한 삶의 원형과 그 변형들. 모든 분별과 통제가 뒤섞이고 마는 회오리 같은 생의 장면들. 이 소설은 ‘태고’와 마찬가지로 창발적이며 충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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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고통을 말하지 않는 법 표지

    고통을 말하지 않는 법

    마리아 투마킨 지음, 서제인 옮김 | 을유문화사

    “결국 사람들이 ‘우리의 뿌리를 재발견하는 일’에 대해 말할 때, 그 표현에는 자기 부모의 세계와 다시 연결되고 싶다는 단순한 소망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 ‘뿌리의 재발견’이라는 표현은 유전자를 비롯한 수많은 변수들과 조화를 이루며 자신의 초기 자아를 만들어 낸 문화적, 감각적 환경을 재발견하는 일까지 포함한다. 다시 말해 그 표현은 착륙등의 유도를 따라가며 자신의 천성이라 부를 만한 것을 향해 다가가는 일을 뜻한다. 그리고 이때 천성이란 기원전 인물인 헤라클레이토스가 정의했던 바로 그것을 뜻한다. 우리로부터 숨어 있지만 발견되기를 바라고 있는 것.” - 세상을 향해 나의 갈망을 드러내는 방식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일단 적극적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방식이 있다. 알게 모르게 은근히 드러내는 방식도 있다. 그런데 완전히 웅크림으로써 드러내는 방식도 존재한다. 그런데 웅크림 방식이란 그저 물러섬이 아니다. 웅크림 안에는 잎사귀를 피울 적당한 때를 기다리는 새싹의 준비기간 같은 차원이 잠재한다. 이 책은 웅크린 시간 동안 그 몸이 만들어내는 고유한 회복의 기호작용들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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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짧은 이야기들 표지

    짧은 이야기들

    앤 카슨 지음, 황유원 옮김 | 난다

    “어머니는 우리가 뒤로 걷지 못하게 했다. 죽은 자들이나 그렇게 걸어. 그녀는 말하곤 했다. 그녀는 어쩌다 이런 믿음을 품게 됐을까? 아마도 오역 때문이겠지. 어쨌거나 죽은 자들은 뒤로 걷는 게 아니라 우리 뒤를 따라오면서 걷는다. 그들은 폐가 없고 소리쳐 부르지도 못하지만 우리가 뒤돌아보기를 간절히 바랄 것이다. 그중 많은 이들이 사랑의 희생자다.” - 이 책은 앤 카슨의 첫 시집이다. 앤 카슨은 늘 기존의 정해진 형식에서 유유히 벗어난다. 그리고 형식을 자기가 바라는 식으로 새롭게 제작한다. 남다른 형식은 곧 남다른 내용으로 읽힌다. 그래서 앤 카슨의 책을 읽는 일은 이 특별한 유희에 초대받는 일 같다. 근사한 자기 제작의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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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절망의 시대를 건너는 법 표지

    절망의 시대를 건너는 법

    우치다 타츠루 & 오카다 도시오 지음, 김경원 옮김 | 메멘토

    “우리는 '어떻게 하면 공동체를 유지할까'라는 경험지(經驗知)의 소중함을 잊어버렸습니다. 돈만 있으면 필요한 것은 전부 시장에서 상품의 형태로 구입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뼛속 깊이 돈, 돈, 돈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게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와 그런 단순한 삶은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통렬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선 '돈'이 없으니까요. 둘째는 '정말로 필요한 것,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것은 돈으로 살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요. 나와 오카다 씨가 주목한 '위기'는 상당히 심각합니다. 물론 독자 여러분은 이 대담을 웃으면서 읽으셔도 상관없지만, 잠시 동안만이라도 책에서 손을 떼고 '내가 살아남기 위한 공동체'는 어떤 것일까 스스로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 이 책은 '돈'이 없어 위기라는 사람들을 향해 '정말로 필요한 것은 돈으로 살 수 없다'고 말한다. 편안한 말투로 이어지는 대담집이지만, 단순한 언어로 전하는 지혜가 꽤 묵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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