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스트롱맨의 귀환'
2024년 11월 5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가 해리스와의 치열한 경쟁 끝에 승리를 확정 지었다. 트럼프의 재선은 단순한 미국 내부의 변화가 아닌 글로벌 경제와 외교 질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초대형 사건이라 할 수 있다. 다시 국제 무대에 화려하게 등장한 트럼프, 그의 재집권은 국제 정세에 어떤 파장을 미칠까? 대다수의 국내외 언론에서 초박빙이라면서 판세를 예측할 수 없다고 보도된 가운데, 1년 전부터 트럼프의 재집권을 주장해 온 이가 있다. 저자 박종훈은 한국 경제를 대표하는 베테랑 경제 전문가로, 27년간 현장에서 글로벌 경제의 변화를 면밀히 분석해 왔는데, '트럼프 2.0 시대'를 맞아 대한민국이 재도약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한다.
저자는 <트럼프 2.0 시대>를 통해 트럼프의 재선이 초래할 경제적 충격과, 한국이 이를 기회로 바꿀 방안을 구체적으로 진단한다. 트럼프의 강경한 보호무역주의 정책은 미중 패권 경쟁을 더 가열시킬 것이며, 한국은 주요 산업인 반도체와 배터리, 전기차 분야에서 강력한 파고를 맞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책은 그러한 충격을 막는 데서 나아가, 한국이 오히려 글로벌 무대에서 재도약할 수 있는 돌파구를 제시하고 있다. 각 산업별로 예측되는 시나리오와 대응책을 상세히 다루며, 나아가 새로운 무역 질서 속에서 한국이 장기적으로 취할 수 있는 전략과 준비가 무엇인지, 생존을 넘어서 성장을 위한 길을 탐색한다. 경제와 외교, 안보까지 아우르는 이 책은 변화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한국이 다시 한번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현실적인 청사진을 보여준다. 트럼프 2.0 시대, 트럼프 '리스크'인가? 트럼프'기회'인가? 이제 그 서막이 오르고 있다.- 편집 주간회의
"유발 하라리 6년 만의 신작"
챗 GPT의 출현에 놀라워한 기억이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미 챗 GPT 없이는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는 직업군이 여럿이다. 적극적 유저가 아닌 이들도 대안 없는 환경 속에선 어쩔 수 없이 사용하게 된다. AI가 모세혈관처럼 침투한 일상을 그저 황금빛 미래로만 받아들이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이미 끔찍한 결말의 여러 SF 소설과 영화를 봐왔다. 이제 실제로 당도한 현실 앞에서, 순식간에 진화를 거듭하는 AI를 보면서 조금 혼란스럽다. 이렇게 빠르게 똑똑해지는 뇌를 거리낌 없이 우리의 일상에 받아들여도 되는 것인가?
이 책은 이 혼란과 불안에 관한 유발 하라리의 답변이다. 유감이지만 안심할 내용은 없다. 하라리는 현실에 경고등을 켰다. 그는 AI 혁명이 안전하지 않다고 말한다. AI는 스스로 결정한다.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다는 말이다. 2016~2017년 미얀마에서 자행된 반로힝야 폭력 이면에 페이스북 알고리즘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거짓말이 입력된 적 없는 GPT-4가 자율적으로 거짓말을 하며 과제 수행을 한 적도 있었다. 소설이나 영화뿐 아니라 현실에서도 이미 우려의 단계는 넘어섰다.
하라리는 자정 정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인류가 실존적 위기에 처할 것이라 말한다. AI 혁명의 전례 없는 특성과 부정적 측면을 짚지 않고 그저 아름다운 미래만 꿈꾼다면 인류는 머지않은 미래에 거대한 혼란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미래는 늘 깜깜하지만 AI와 함께하는 미래는 블랙홀 같다. 이 책은 그래도 아직은 인류에게 통제권이 있을 때,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학자가 전 세계에 울리는 라스트 콜이다.- 편집 주간회의
"버크셔 해서웨이의 전설, 찰리 멍거의 모든 것"
찰리 멍거는 투자 업계에서 그야말로 전설적인 존재로, 단순한 투자자가 아닌 깊이 있는 사유와 철학을 가진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하버드대에서 법학을 전공한 그는, 지성으로 무장한 논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주식 시장에 입문하였고, 마침내 워런 버핏과 운명적인 만남을 가지게 된다. 찰리 멍거와 워런 버핏의 협력은 단순한 파트너십을 넘어, 서로의 철학과 지혜를 깊이 있게 결합해 버크셔 해서웨이를 세계적인 투자회사로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100세 생일을 한 달여 앞둔 2023년 11월 28일, 찰리 멍거는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통찰은 <가난한 찰리의 연감>으로 남았다.
이 책은 찰리 멍거가 평생 동안 쌓아온 철학과 지혜를 집대성하는 한편, 임종 직전까지 자신의 견해를 덧붙이고,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마지막 강연을 전면 개정한 최종판(4판)이다. 찰리 멍거는 투자를 단순히 수익을 추구하는 수단으로 보지 않고, 보다 깊은 가치를 추구하는 과정으로 해석하는데, 이 책은 그가 지닌 넓고도 깊은 지식의 스펙트럼을 여실히 보여준다. 찰리 멍거는 사업, 재무, 철학, 물리학, 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며 독자들에게 지혜와 통찰을 제시하고, 투자의 성공이 단순히 운이 아닌 지식과 판단력의 결과임을 강조하며, 이를 위해 어떤 사고방식이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한다. 찰리 멍거는 세상을 바라보는 법부터 결정의 순간에서 실수를 줄이는 방법, 그리고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삶의 원칙까지 아우르며 독자들이 인생에서 진정한 성공을 이룰 수 있기를 희망했다.
찰리 멍거의 가르침은 투자의 영역을 넘어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었다고 할 수 있다. 그는 삶을 단순히 열심히 사는 것을 넘어, 지혜로운 판단과 끊임없는 배움을 강조했는데,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찰리 멍거가 전하는 지혜의 정수를 접할 수 있다. <가난한 찰리의 연감>이 투자를 시작하려는 초심자에게는 하나의 교과서가 되어주고, 인생의 성공과 의미를 추구하는 이들에게는 나침반이 되어주길 바라면서 글을 마친다.- 편집 주간회의
"가장 유홍준다운 글의 향연"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로 문화와 예술을 넘어 인문학의 한 획을 그은 작가 유홍준이 30년 만에 '잡문집'을 집필했다. 제목 그대로 작가의 어린 시절,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집필기, 가족과 친구 이야기, 끈끈한 연을 맺어온 사람들 이야기, 그리고 부록으로 '좋은 글쓰기를 위한 15가지 조언'까지 빼곡히 이 한 권에 담았다. 실로 대단한 잡문집의 탄생이다.
그야말로 글쟁이, 미술사학자, 문화재청장, 교수 등 유홍준의 인생만사를 오롯이 담은 이 책은 한 인간의 역사를 기록했다는 의미는 물론이고 우리의 현대사를 관통하는 한 지성의 철저한 기록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음에 틀림없다. 책의 뒷부분에는 1975년 유홍준이 옥중에서 가족들에게 보낸 편지의 전문이 실려 있는데, 이를 보면 세상사는 언제나 혼탁했고 인간의 삶은 그 속에서 때론 비루하고 모질기도 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그럼에도 용기와 위로, 크나큰 희망을 가지고 이 책의 책장을 덮는다. 오래도록 많은 이들에게 기억될 에세이다.- 편집 주간회의
"서로의 구원이 될 용기"
<천 개의 파랑> 천선란이 <노랜드> 이후 2년만에 발표하는 소설집. 2020년대를 통과하며 탄생한 여덟 편의 소설을 실었다. 2020년대는 '침범과 멸종을 아무렇지 않게 저지르고 방관한' (<모우어> 43쪽) 이전 세기의 방식으로 이 세계가 지속되진 못할 것을 예감한 시기이기도 했다. 표제작 <모우어>의 세계에서 살아남은 인간들은 소리 대신 서로의 머릿속 소리를 듣는 '의음'意音으로 의사소통한다. 언어가 위험이 되는 이 세계에서 '초우'는 의음 대신 실제의 소리로 의사소통을 시도하는 '모우'의 다름을 지키기 위해 용기를 내야 한다. 오염을 무릅쓰고 기꺼이 침해당하고 침범하는 것에서 천선란 세계의 구원이 시작된다.
천선란의 SF는 극한 상황에 인물을 놓는다. 상실 이후, 멸망 이후를 살아가는 존재들은 세계의 폭력에 놓인다. 영화 <매드맥스>의 '희망없는 시대(Wasteland)' 같은 세계에서 아무 것도 손에 쥐지 못한 채로도 '더 나은 삶을 위해 가야 할 곳은 어디인가' 질문하는 존재들이 있다. '홀로 버텨야 하는 그 경계에서 조금은 덜 외롭게 할 수 있지 않을까'(320쪽, 작가의 말) 하는 바람을 실어, 천선란의 이야기는 그 존재들을 연결한다.- 편집 주간회의
"계절과 계절 사이, 나와 당신 사이의 이야기"
올해로 등단 18년 차 소설가인 작가 최진영이 이제껏 써온 소설의 모든 것을 담은 산문집을 출간했다. 24절기에 맞춤한 편지와 산문으로 이뤄진 구성은 그 어디를 펴도 하나의 완결된 글이 되어 최진영 작가를 사랑하며 그의 궤적을 함께 했던 팬들에게 큰 선물이 된다.
최진영 작가의 작품을 이루고 있는 그의 세계는 24절기 속에 내밀하게 녹아 있고, 책 속에서 발견하게 되는 우리만의 어떤 비밀들은 그의 또 다른 작품으로 안내하는 마중물 같은 역할을 한다. 때론 소설가로서 살아가는 일이 버겁고 고되지만, '장래 희망은 계속 쓰는 사람'이라는 그는 누구보다 소설을 사랑하고 삶을 사랑한다. 창작자의 내면의 이야기를 색다른 시선으로 느끼고 싶은 모든 독자, 상강을 지나 입동에 이르는 고요한 날들에 신선한 바람 같은 글을 기대하는 독자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편집 주간회의
"조용히 힘 안 들이고 사로잡아라"
우리가 사람의 마음을 얻으려 할 때 종종 겪는 어려움은 실로 다양하다. 예를 들어,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에서 청중의 반응이 냉담하면 발표자는 큰 실망을 느끼고, 친구와의 대화에서 무심코 던진 말은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도 있다. 또한, 다수의 사람들 앞에서 의견을 제시할 때, 반대 의견에 부딪히면 논쟁이 격해져 원래의 의도가 왜곡되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업무 회의에서 자신이 제안한 아이디어가 상대방에게 외면당하는 순간, 그동안 준비한 노력과 열정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상황들은 모두 대화의 본질을 잃게 하고, 소중한 관계를 위태롭게 만든다. 대화의 목적이 서로를 이해하고 연결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종종 그 본질을 놓치게 되는 듯하다.
제이 하인리히의 <싸우지 않는 기술>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강력한 도구들을 제공한다. 이 책은 고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부터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물들의 사례를 통해 대화와 설득의 기법을 이야기한다. 핵심 메시지는 간단하다. "최고들은 싸우지 않는다. 이겨놓고 시작하기 때문이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상대의 진정한 욕구를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성공적인 대화를 이끌어내는 28가지 실질적인 기술을 배울 수 있다. 상대에게 작은 승리를 내주고 그 대가로 더 큰 결과를 얻는 전략, 감정적으로 연결되는 법, 그리고 논쟁을 피하면서도 자신의 의견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기법 등이 담겨 있다. 이러한 내용을 통해 독자들은 더 나은 소통 능력을 갖추고, 각자의 상황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다.
"사람의 마음을 훔치고 싶은가?", "사람들을 내게 몰입시키고 싶은가?" 이 책을 통해 효과적인 소통 기술을 익혀보라고 말하고 싶다. 대화의 기술을 배우고, 이를 통해 원하는 결과를 얻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펼치는 순간 준비는 이미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 "승리는 당신의 것이다."- 편집 주간회의
독일 국민 인생책 '아비투스의 재탄생'
아비투스는 프랑스 철학자 피에르 부르디외가 정의한 개념으로, 사람의 생활방식과 가치관을 형성하는 제2의 본성이자 후천적인 습관을 의미한다. 사람은 사회적 환경과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아비투스를 만들어 나가며, 이는 개인의 자질과 태도를 결정해 주위 사람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예를 들어, 업무상 더 높은 위치로 올라가고 싶다면 자신감 있고 배려 있는 태도를 지니는 아비투스가 필요하다. 또한, 대중 연설이나 중요한 자리에서 설득력 있게 말하려면 지적 교양과 예의 바른 언어 습관을 기르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이처럼 아비투스는 한 사람의 위치와 이미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비투스가 중요한 이유다.
<아비투스의 힘>은 단지 타고난 배경이나 출신에 얽매이지 않고, 스스로 자신의 아비투스를 쌓아 계층의 한계를 넘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 책에서는 여러 저명한 인물들을 분석하며, 그들이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성공한 비결이 바로 아비투스에 있었다고 단언한다. 우구어 자힌 박사, 미셸 오바마,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 등 모두 출생부터 모든 것이 주어진 특권층이 아니었다. 오히려 자신의 환경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키고 타인을 배려하며 교양을 쌓는 자신만의 아비투스를 통해 인생의 도약을 이뤄냈다. 책은 또한 독자가 상류층의 아비투스를 습득해 품격을 높이는 데 필요한 21가지 지침을 제시해, 현재의 위치와 상관없이 자신을 단련하고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길을 안내한다.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아비투스가 더 나은 내일을 위해 필요한 필수 요소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사회적 계층을 넘어서고 싶은 사람뿐만 아니라, 자신이 가진 잠재력을 더 큰 가능성으로 발전시키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저자는 출신이나 타고난 배경이 아니라, 교육과 노력에 의해 사람의 위치와 미래가 달라질 수 있음을 강조하며, 당신이 바라는 모습으로의 도약을 돕기 위해 다시 한번 펜을 잡았다고 한다. 지금 이 책을 읽어라. 당신에게 성공의 사다리를 탈 수 있는 방법이 여기 있다.- 편집 주간회의
"빚이 있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신경림의 시 <가난한 사랑 노래>(1988)에서 이웃 젊은이의 사랑은 '돌아서는 내 등 뒤에 터지던 네 울음'처럼 절절하다. 2024년 젊은작가상 수상작이기도 한 김지연의 소설 <반려빚>에서 이제 가난의 세계는 만화적 상상력으로 따라붙는다. 서일과의 긴 연애 끝에 일억 육천의 빚이 남은 정현에겐 반려자도 반려동물도 아닌 반려빚이 두 눈을 부릅뜨고 따라다닌다. 생물 비슷한 모양새로 꿈에도 나오는 이 빚만이 내 생존을 원하고 있다. 중고서점에서도 받아주지 않는 낡은 책처럼 '자신이 좋아했던 것들은 죄다 이렇게 똥값이 된다는 사실'(93쪽)을 받아들인 뒤의 헛헛함으로 서일은 또 내일을 산다. 소설가 김연수가 이 소설을 추천하면서 한 말처럼 '너덜더덜, 상처투성이일지라도' 한번 더 나아가는 그 상태를 김지연의 소설은 '웃프게' 포착한다.
2022년 첫 소설집 <마음에 없는 소리>가 소설가 50인이 뽑은 올해의 소설에 선정되기도 한 젊은작가 김지연의 두번째 소설집이다. 돈을 빌려주면 애인은 도망가고, 전 남편의 현 부인은 사망보험금 때문에 연락을 해온다. 일을 하다 다치고,다치면 실직하고, 실직하면 빚을 지고, 빚을 지면 애인을 등쳐 먹게 되는 세계에서 남 탓 대신 내 탓을 해본 적이 있다면 김지연의 소설 속 인물들의 곤혹스러운 처지에서 '조금 망한' 우리의 얼굴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이 소설처럼 웃고 욕하고 화낸 뒤 누워있고 싶다. 그러면 소설 속 인물들처럼 또 다시 망하러 갈 수 있을 것 같다.- 편집 주간회의
“수학이 두려운 이들을 위해”
결론만 말하자면, 나는 수포자다. 수학은 늘 나의 원수였고 배신자였다. 아무리 친해지려고 다가가도 늘 뒤돌아 빨간 비만 내리게 하는 영원한 나의 적. 수학 문제를 풀 일은 없지만 삶에서 수학이 아예 사라진 건 아니다. 사칙계산도 수학이고 상품 할인도 수학이니 엑셀에 온전히 의존한다. 하지만 엑셀도 수식을 잘 입력해야 정확한 답이 나온다는걸, 빨리 깨달을수록 삶에 도움이 되었겠지.
흔히 ‘수학 머리는 타고난다.’는 말을 많이 한다. 이 명제에 의심을 품은 스탠퍼드대 조 볼러 교수는 정말로 수학 재능이 타고나는 것인지 밝혀내고자 한다. 수학이 어렵게 느껴지고 하기 싫은 이유는 수학을 배울 때 뇌가 즐겁고 효과적으로 배우지 못하기 때문이라 한다. 마인드셋, 메타인지 같은 최신 과학을 토대로 수학을 공부하면 두려움이 사그라들 것이라 조언하며 전략 및 접근법을 이 책에 제시한다. 서울대 교육학과 신종호 교수는 “수학은 머리 좋은 소수의 아이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누구나 자신의 속도에 맞게 즐기는 학문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한국의 입시 시스템 아래 자신의 속도에 맞는 수학은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잠시 수학 문제집을 떠나 수학이란 학문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운다면 적어도 원수가 아닌 삶의 친구로 남을 수 있다.- 편집 주간회의
"사상 최초의 압수수색 르포르타주"
뉴스타파는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청문회 당시 그의 거짓말을 폭로했고,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최초로 들춰냈고, 검찰의 '특활비' 불법 사용을 최초로 고발했다. 그리고 검찰은 특별수사팀을 꾸려 뉴스타파의 한상진, 김용진, 봉지욱 기자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작했다.
이 책은 세 명의 기자들이 압수수색의 과정을 직접 당해내며 기록한 르포다. 압수수색에 대해, 이들은 검사 윤석열의 말을 빌려 이렇게 정리한다. "기소가 되면 인생이 절단난다." 검찰은 기소라는 법의 방식으로 피의자의 삶을 어떻게 난도질하는가. 기자들은 사생활을 털리고, 취재 내용을 털리고, 취재원들의 정보마저 털렸다. 책엔 그 폭력적이고 불법적인 행태가 모두 적혀 있다.
한국 뉴스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 리스트를 순위 매기면 '압수수색'은 상단에 자리 잡고 있지 않을까. 자주 등장하여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여진 이 단어 뒤엔 인간의 영혼을 털어가는 권력의 횡포가 활개치고 있다. 2023년 발부된 압수수색 영장이 46만 건에 달한다고 한다. 남일이 아닐 수 있다는 말이다. 오싹한 호기심이 든다면 이 생생한 기록을 들춰보길 바란다.- 편집 주간회의
"2036년, 미국이 두 나라로 분리되었다."
전 세계에서 가장 강한 나라, 자유와 민주, 인권 존중을 바탕으로 민주주의를 꽃피운 나라, 풍부한 부존자원과 광활한 영토를 기반으로 신의 축복을 받은 나라로 불린 미국은 장기간 지속되어 온 내부의 갈등과 대립을 해결하지 못하고 끝내 두 나라로 분리되었다. 문자 그대로 유혈이 낭자한 극한의 대립 끝에, 진보적 가치를 표방하는 연방공화국은 미연방을 탈퇴해 독자적인 나라를 설립한다. 청교도적 신권정치를 표방하는 공화국연맹은 12사도가 나라를 이끄는 기독교 원리주의 국가로 회귀한다. 그리고 2045년. 연방공화국 정보국 요원 샘 스텐글에게 미니애폴리스의 중립지대에서 공화국연맹 경찰국 요원을 암살하라는 비밀 지령이 떨어졌다. 타깃의 이름은 케이틀린 스텐글. 샘도 그 존재를 알지 못했던 이복자매였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신작 장편소설. 하나였던 나라가 둘로 갈라지고, 대립하는 두 체제가 서로 정당성을 주장하며 상대 우위에 서기 위해 치열한 대외 선전전과 막후 첩보전을 벌이는 모습에서 여러 가지 역사적 모티프를 떠올릴 수 있다. 가족이 되었을 수도 있었을 두 자매가 각자가 선택한 체제의 승리를 위해 서로 총부리를 겨누는 모습 역시 마찬가지다. 소설 속 두 나라로 분리된 나라의 구성원들은 이제 원하는 정부를 갖게 되었으니 만족스러운 삶을 영위하게 되었을까? 종교적 근본주의에 물들어 신성 모독죄와 화형식을 부활시킨 공화국 연맹은 물론, 연방공화국 역시 원활한 행정과 투명한 사회를 이루기 위해 체내에 삽입한 정보 칩 때문에 온 국민이 감시당하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세상에 완벽한 나라는 있을 수 없다면, 선택은 두 체제 가운데 하나를 고르는 것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샘과 케이틀린의 선택은 무엇일까.- 편집 주간회의
"악마가 소설을 쓴다면 분명 이러할 것이다."
가가조 의과대학 부속병원 정신과에서 근무하는 의사 기사야마 세이타는 스스로 의아할 정도의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배우 출신의 아내 기키는 여전히 지역방송국의 TV 드라마나 CF 등에서 활약 중이고, 첫째 딸 마후유는 학업과 동시에 얼굴을 숨긴 채 음악 유닛의 보컬로 활동하며 인지도를 쌓는 중이었다. 둘째 딸 아야카 역시 지병에도 불구하고 착실하고 씩씩하게 살아가고 있다. 모든 것이 잘 풀리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기사야마는 유년 시절의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아무리 행복한 가정도 단 하나의 작은 균열로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해버린다는 사실을. 가족을 지키려면 어떤 균열도 방치해서는 안 된다. 그 균열을 막을 수만 있다면, 그는 어떤 선택이라도 할 수 있다.
일본 특수설정 미스터리를 대표하는 작가 시라이 도모유키의 신작. 작가의 전작 <명탐정의 제물>에 이어 2년 연속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10 1위를 차지했다. 잔혹하고 엽기적이며 기괴한 사건들이 끊임없이 이어져 독자로 하여금 눈을 질끈 감게 만들면서도, 동시에 거듭되는 파격적인 이야기 전개로 결말에 이를 때까지 긴장감과 몰입감 속에서 책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작가 특유의 그로테스크한 상상력이 다양한 장르적 설정과 맞물려 탄생한 파격적인 작품.- 편집 주간회의
"천진한 어른의 공부 이야기"
안다는 건, 공부한다는 건 무엇인지. 날이 갈수록 어렵다. 시절이 혼란하여 더하다. 도로시 파커가 시에서 말한 대로 세상엔 "선과 악이 미친 격자무늬처럼 얽혀 있"는데, 그 속에서 무엇을 붙잡고 나아가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어지러움 앞에서 울적해진다. 안다. 괴로움을 타개할 극적인 진실 같은 건 아마 없을 것이다. 우리는 다만 마음의 결을 잘 정리하며 나아가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마음의 결을 가다듬는 데에 이 올곧고 맑은 목소리는 어쩌면 약간의 힌트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유유의 편집자와 박동섭 번역자가 일본의 지성 우치다 다쓰루 선생에게 질문을 던지고, 선생은 그에 대답을 했다. 배움이란, 성숙이란, 어른이란, 무도란, 글이란, 시민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그는 오랫동안 만들어온 자신의 생각들을 내어 놓는다. 간명하고 산뜻한 문장들 안에 그의 통찰이 있다. 쉬운 말로, 현실에 밀착된 언어로 완성된 그만의 철학이 있다. 그의 목소리를 읽는 동안 문득문득 기억해 내게 되는 세상의 근본 이치들이 있다.
우치다 다쓰루의 책으로는 처음으로 한국에서 기획되어 선출간되는 책이다. 그만큼 한국 독자들 입장에선 조금 더 와닿는 내용을 느낄 수 있는 기회다. 어지러운 마음을 비워내고 정갈한 밑바탕을 다시금 가다듬고 싶다면 그의 목소리를 받아들여보길 권한다. 쉽게 읽어 내려가는 와중에 머리를 탕탕 치는 생각들을 마주칠 수 있을 것이다.- 편집 주간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