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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6,800원, 156권 펀딩 / 목표 금액 1,000,000원
<카프카의 프라하>로 출간되었습니다. 
  • 2024-08-21에 목표 금액을 달성했습니다.

* 본 북펀드는 출판사 요청에 따라 출판사 주관하에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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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출판사 <소전서가>는 가장 문학적으로 도시를 누리는 방식으로 <도시 산책> 시리즈를 제안한다. 위대한 소설가의 시간이 쌓여 있는 도시를 지금의 젊은 소설가가 걸으며, 세기에 가까운 시간을 넘어 만나는 장을 만든다. 위대한 작품 세계가 시작한 영감의 산책길에서 시간의 격차는 무색해진다. <도시 산책> 시리즈를 들고 여행을 떠나는 독자는 두 사람의 문학적 대화를 좇아 그 도시를 새롭게 볼 수 있을 것이다.

프라하에 가면 카프카를 몰라도 카프카를 만나게 된다
직업, 사랑, 가족, 우정, 문학
다섯 개의 산책길로 보는 카프카의 프라하

프라하, 체코의 수도, 작지만 역사로 가득한 도시. 프라하에 다녀온 사람이라면 이 도시를 논할 때 한 소설가를 떠올린다. 바로 <프란츠 카프카>다. 도시 곳곳에 놓인 카프카의 얼굴, 어느 서점에 가도 쉽게 찾을 수 있는 그의 이름은 프라하의 일부이다. 거의 평생을 보낸 이 도시를, 카프카는 벗어나고 싶어 했다. <애증>으로 불리는 프라하와 카프카의 관계 속에서 카프카의 산책길을 걸어 보자.

카프카는 프라하 도심을 가리키며 자신의 삶이 그 작은 원 안에 갇혀 있다고 말했다. 내가 본 카프카의 원은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고 깊었다. 나는 카프카가 그려낸 그 원을 들여다보며, 그 작은 세계가 점점 깊은 색으로 변해 가는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들곤 하면서 이 글을 써 나갔다. -본문 중에서

책은 크게 다섯 개의 산책길로 구성된다. 직업, 사랑, 가족, 우정, 문학. 카프카의 삶과 문학 세계에서 중요한 다섯 개의 키워드를 주제로 소설가 최유안이 직접 걷고 본 카프카의 프라하를 그려낸다. 프란츠 카프카는 이미 국내 독자들에게 오랜 시간 사랑받고 읽히며, 알려진 면모도 많은 작가다. 올해 서거 1백 주기를 맞아, 최유안 작가는 카프카의 새로운 모습을 담았다. 작가는 1백 년 전 카프카의 생활 곳곳에 묻어 있던 감정과 영감을 되살린다. 어린 카프카의 등굣길을 상상하고, 소설의 시작점이 되어 주었던 거리를 걷고, 여느 젋은이들처러 친구들과 장난치며 낭독했던 모습을 그린다. 그 사이 독자는 우울하고 불안한 얼굴로 표상되는 카프카의 삶을 다시 살핀다.

직업과 문학 사이에 놓인 두 소설가의 대화
프라하 골목에서 펼쳐지는 깊고 비밀스러운 연대감

요즘 말로 <N잡러>, 꿈과 현실을 모두 잡아야 했던 카프카. 그에게 있어 문학은 삶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였기에, 건강이 악화되기 직전까지도 다른 직업을 겸하면서도 글을 썼다. 법학을 전공한 카프카는 보험 회사와 노동 재해 보험 공단에서 법률과 관련된 일을 했다. 그의 일기와 편지 곳곳에서 직업과 문학 사이에 놓인 채 괴로워하는 모습을 찾을 수 있다. 이 책을 쓴 최유안 작가 역시 대학교에서 강의를 하며 소설을 쓴다. 문학에 대해 늘 고민하고 갈망하지만, 오롯이 모든 시간을 문학에만 쓸 수 없다. 같은 처지에 놓였던 카프카를 최유안 작가는 동료 소설가의 자리에서 헤아리고, 공감하고, 위로의 말을 건넨다.

다섯 개의 단편소설로 살펴보는 카프카의 문학 세계
작가가 직접 번역한 「변호사」외 4편 소개 및 수록

다섯 개의 산책길마다 소개하는 카프카의 단편소설 다섯 편도 두 소설가가 절묘하게 만나는 지점이다. 최유안 작가는 비교적 널리 알려지지 않은 카프카의 단편소설 다섯 편을 골라, 삶과 긴밀하게 연결 지으며 독자에게 소개하고 있다. 법과 관련된 카프카의 직업적 면모가 문학적으로 표현된 「변호사」, 결혼에 닿지 못하고 늘 헤맸던 독신자의 마음이 담긴 「시골의 결혼 준비」, 겨울나무의 단단한 뿌리에서 카프카의 근원인 가족을 떠올리게 하는 「나무들」, 공동체 속에 속해 있었지만 결국 홀로일 수 밖에 없었던 감정이 엿보이는 「공동체」, 작업실 근처의 소음에 시달리며 신경을 곤두세운 카프카의 모습이 그려지는 「큰 소음」. 미로와 같은 카프카의 문장을 작가가 직접 번역하여 일부 수록하고 있다. 이 문장들은 산책길을 함께 걸은 뒤 진정한 카프카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는 입구가 되어 준다.



편집자의 추천글

도시를 걷는 일, 산책하는 일의 역사는 길지 않다. <플라뇌르>라는 프랑스어 단어에서 시작된 이 행위는 19세기 중반 파리에서 탄생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걸을 수 있지만, 이 도시 산책에 해당하는 행위에는 몇 가지 다른 요소가 동반된다. 보들레르는 <도시를 배회하고 걸어 다니며 도시 생활을 경험하는 사람>이 플라뇌르라고 정의했고, 베냐민은 <도시의 사회적 텍스트를 읽는 산보객>이라고 말했다. <도시 산책> 시리즈의 산보객은 소설가다. 그리고 그들이 걷는 도시는 소설가의 도시다. 그리고 이 산보객이 읽는 도시의 텍스트는 바로 문학이다.
『카프카의 프라하』의 산보객 최유안은 여행자로 가득한 작은 도시 프라하를 걸으며, 카프카의 시간을 관조한다. 카프카는 왜 그토록 프라하를 벗어나고 싶었을까? 왜 작은 원 안에 갇혀 평생에 가까운 시간을 보냈을까? 독일어를 쓰는 유대인, 이방인처럼 프라하에서 지내던 카프카의 생활은 어땠을까? 21세기의 우리가 그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방대한 일기와 편지, 그리고 소설을 통해 읽어내는 카프카도 그의 전부는 아닐 것이다. 어쩌면 이 답을 찾을 수 없을 것이라는 불가능성 덕분에 우리는 계속해서 질문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작가가 카프카에게 던지는 질문은 더 내밀하다. 마치 친구의 이름을 부르듯, <우리 카프카>를 호명하며 그가 어디에도 적지 못했을 마음을 살피려고 한다. 그 덕분에 우리는 카프카에게 한 걸음 더 가까워진다. 가로등이 하나씩 천천히 꺼지는 프라하의 이른 저녁을 상상한다. 그 가로등 중 카프카가 본 가로등도 있을 것이다. 도시는 쉽게 변하지만, 오랫동안 그 자리에 있기도 한다. 이 책을 통해 카프카의 프라하로 향해 보자.

차례

Ⅰ. 프롤로그: 프라하 가는 길
Ⅱ. 프라하 산책: 산책을 시작하며
#산책길 1. N잡러 카프카
1. 카를교
2. 프라하 카렐 대학교
3. 민사 법원, 형사 법원
4. 아시쿠라초니 제네랄리
5. 노동 재해 보험 공단
단편소설 「변호사」

# 산책길 2. 애인들
6. 막스 브로트의 집
7. 에브로파 호텔
8. 카프카 박물관
단편소설 「시골의 결혼 준비」

#산책길 3. 가족
9. 출생지 베제 하우스
10. 미누티 하우스
11. 마스나 거리 근처의 초등학교
12. 첼레트나 거리의 집들
13. 골츠킨스키 궁전
14. 오펠투프 하우스
15. 유대교 회당
16. 카프카 묘지
단편소설 「나무들」

#산책길 4. 친구
17. 카프카의 문화 구역
-카페들 / 카페 루브르 / 루체르나 카바레, 키노 루체르나 / 카페 사보이
18. 나로드니
19. 수영 학교
단편소설 「공동체」

#산책길 5. 카프카의 작업실들
20. 로디 하우스
21. 빌코바 거리
22. 들로우하 거리의 작업실
23. 쇤보른 궁전
24. 페트린 산
25. 황금 골목의 작업실
단편소설 「큰 소음」

Ⅲ. 에필로그
Ⅳ. 참고 자료

책 속 문장

프라하에 가면 카프카를 몰라도 카프카를 만나게 된다. 거의 모든 기념품 가게가 카프카의 얼굴이나 글씨를 써넣은 기념품을 취급하고 있으니까. 이 도시 어디를 가도 카프카의 흔적이 있으니까. 그런데 과거의 나 역시 그 거리들을 그저 지나쳐 왔다. 생각을 거듭해 보니 아마도 그게, 카프카라서는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카프카의 소설을 읽으면 의식이 흐려지는 것처럼 머리가 자주 멍해지곤 하니까. 나는 그가 놓은 미로 속으로 나를 놓아 버리는 그 순간이 찾아오는 때를 경계했던 것 같다. (12면)

카프카는 프라하 도심을 가리키며 자신의 삶이 그 작은 원 안에 갇혀 있다고 말했다. 내가 본 카프카의 원은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고 깊었다. 나는 카프카가 그려낸 그 원을 들여다보며, 그 작은 세계가 점점 깊은 색으로 변해 가는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들곤 하면서 이 글을 써 나갔다. (27면)

오후의 햇살이 법원 건물을 찾아들었다. 주변 건물에 도저히 다 깃들지 않는 햇살. 나는 그 그림자들 속에 서서 길을 잃어버린 것처럼 멀뚱히 선 채, 그가 일하고 있는 광경을 보았다. 이 길로 진짜 들어가는 걸까. 이대로 내가 하고 싶은 게 무언지 찾는 일은 끝나 버리는 걸까. 카프카는 그 법원을 드나들며 그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림자 밖으로 나가며 내가 느낀 기분은 안쓰러움이었다. 소설, 그게 대체 뭐라고. 그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결코 그런 이야기를 카프카(그 당시의 나)에게 할 수 없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 (52면)

건물의 정면에는 1960년대 중반 프라하의 봄에 제막된 반신상이 부착되어 있다. 카프카의 탄생과, 프라하의 봄과, 한여름의 침묵이라니. 이곳에 수만 년 겹겹이 쌓인 시간 속을 헤아리다가 문득 까마득해졌다. 카프카 역시 이곳을 스쳐 지나간 인물일 뿐이라는 사실도, 어떤 실체를 갖고 내게로 다가오는 그런 이상한 느낌이었다. (109면)

자리에 앉아 밖을 내다보다가, 나는 어른의 손에 이끌려 마스나 거리 쪽으로 가는 한 남자아이와 눈이 마주쳤다. 아이는 퉁명스러운 얼굴로 식당 안에 있는 사람들을 우두커니 지켜보았다. 순간 요리사의 손에 이끌려 학교로 가는 남자아이를 상상했다. 크고 순박한 눈을 끔벅이며, 마른 어깨에 가방을 메고 터덜터덜 그 거리를 걷는 아이를. 거대한 건물 아래 작은 발로 총총히 걷는 아이가 앞으로 가야 할, 크고 무서울 세계. 나는 뛰쳐나가 아이에게 말해 주고 싶었다. 겁먹지 말라고, 세상이 네 생각만큼 무서운 곳은 아니라고. (127면)

카프카는 1917년 6월에 이곳에서 피가 섞인 가래를 뱉었다. 그가 앞으로 겪을 수많은 병의 시작점이었다. 그 이후로는 수영을 할 수 없었으니, 카프카로서는 오랜 취미를 잃었을 거였다. 나는 더욱 안타까웠다. 아프기 전에라도 스스로 끙끙 안고 있는 슬픔을 물 위를 부유하며 좀 털어 내지. 그렇게 힘으로만 사람을 제압할 줄 아는 아버지를 뛰어넘어 근사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게 생각하기야 했지만, 지나간 과거는 그렇지 않았고, 카프카는 자신의 방식을 선택했으리라. (198면)

그는 꿈꿨을까, 인디언이 되는 꿈, 달리는 말에 서슴없이 올라타 공기를 가로지르며, 자신을 달리게 하는 모든 것이 다 사라져 버린 것 같은 뒤에도 여전히 달리는 그런 꿈. 카프카의 프라하는 그랬을 것이다. 사람들이 사라진 땅 위에서 걷는 홀가분함, 텅 빈 거리에서 느끼는 해방감. 우리는 카프카처럼 산책하며, 스스로 해방시키는 그 시간에만 느낄 수 있는 자유를 맛본다. 한낮의 프라하에서. (218면)

카프카가 살았던 3층 건물은 늘 어두웠다. 나는 그곳을 바라보며 매일 새로운 카프카를 그려 냈다. 어떤 날에는 연민을, 어떤 날에는 동정을, 어떤 날에는 질투를 느꼈다. 그가 내 안에서 깊어질 때마다, 연민도 아니고 질투도 아니고 그 어느 것도 아닌 어떤 감정이 내 안으로 들어와 차츰 깊어져 갔다. 그리고 앞으로 오랫동안, 이렇게 깊이 내 안에 들어온 그의 모습을 내가 바라보고 있을 거라는 걸 알았다. (239면)

어둠 속 프라하는 그렇게 아기자기한 모습을 완전히 버리고 겹겹이 쌓인 시간에서 흘러나온 시간의 유령들이 횡행하는 곳이 되었다. 모든 것이 어둠에 파묻혀 있는 듯한 광경. 나는 우연히 목격한 그 찰나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러고는 입으로 문장을 흘려보냈다. <마을은 깊은 눈 속에 파묻혀 있었다. 그것은 카프카의 마지막 장편소설 『성』의 첫 구절이었다. (259면)

저자 소개

지은이 | 최유안
직장을 다니며 소설을 썼던 카프카처럼, 대학에서 독일에 관해 연구하고 가르치며 소설과 소설 바깥의 글을 쓰는 소설가. 지은 책으로 『보통 맛』, 『백 오피스』, 『먼 빛들』, 『새벽의 그림자』가 있고, 함께 지은 책으로 『집 짓는 사람』, 『페페』, 『우리의 비밀은 그곳에』, 『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 『오피스 괴담』, 월급사실주의 동인으로 참여한 『인성에 비해 잘 풀린 사람』이 있다.

도서 정보



도서명: <카프카의 프라하>

- 분류: 에세이 > 여행에세이
- 저자: 최유안
- 펴낸곳: 소전서가
- 상세 서지정보: 110*202mm / 272쪽
- 출간일: 2024년 9월 27일 예정
- 정가: 1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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