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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2,240원, 102권 펀딩 / 목표 금액 1,000,000원
<오이디푸스, 장애인 되다>로 출간되었습니다. 
  • 2023-12-07에 목표 금액을 달성했습니다.

* 본 북펀드는 출판사 요청에 따라 출판사 주관하에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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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책소개

정희진(여성학 연구자) 강력 추천!
"왜 소수자, 장애인, 여성주의자는 급진적일 수밖에 없는가?"


《오이디푸스, 장애인 되다》는 노들장애학궁리소와 노들장애인야학에서 진행되었던 ‘장판에서 비극 읽기’ 강의록을 다듬어 엮은 책이다. 장애라는 관점으로 그리스 비극을 함께 읽으며, ‘장애가 있는 몸’을 받아들이고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운명애’(amor fati)를 통해 탐구한다. 동시에 그리스 비극이라는 서사를 해석하는 하나의 관점으로 ‘장애’를 택함으로써 고전에 대한 더욱 폭넓은 이해를 제공한다.

당신은 아직 그리스 비극을 읽지 않았다!
우리가 지금까지 그리스 비극에서 읽지 못했던 장애, 그리고 운명애에 대하여

그리스 비극은 그저 유흥을 위한 수단이 아니었다. 아테네 시민에게 비극 공연은 “민회에 참여해서 국정을 토론하고 합의하는 일”의 연장선상에 있는 활동이었다. 소포클레스의 비극 「필록테테스」에 등장하는 네오프톨레모스는 장애 때문에 버림받은 필록테테스를 구할지 고민하다가 관객들에게 이렇게 묻는다. “어떡할까, 여러분들?” 이처럼 그리스 비극은 관객들을 비극 속으로, 동시에 정치적 합의가 필요한 지점을 비극 안으로 끌어들이는 장치였다. 이 책 역시 그런 공론장의 역할을 이어 간다. 현장에서 활동하는 장애인권운동가들의 현실과 <그리스 비극> 속 인물들의 서사시를 비교해 가며 현실의 장애인 문제를 책 속으로 끌어 온 것이다. 프로메테우스가 모든 것을 내다보면서도 자신의 고통을 받아들이고 제우스가 내린 벌을 받는 이야기, 그리고 노들야학의 전 교장 박경석이 장애인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권리의 주체로 나서게 된 이야기를 병치하는 식이다.
소포클레스는 비극의 주인공 네오프톨레모스의 입을 통해 “어떡할까, 여러분들?”이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는 당시 전쟁에 참전했던 병사들의 고통과 국가의 이익 사이에서 아테네 시민들이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묻는 것이다. 더 많은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 소수는 희생해야 하는가? 장애 있는 몸은 그저 버려져야 하는가? 그리고 이 질문은 지금, 우리 대한민국에도 꼭 필요한 물음이다.

― 편집자 김아영



책 속에서

우리 사회가 장애(인)를 인식하는 방식과 그에 따른 차별과 배제의 권력을 비판한 작업이 ‘장판에서 푸코 읽기’였다면, ‘장판에서 비극 읽기’는 장애인 당사자가 자신의 장애 있는 삶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장애인으로 사는 운명을 어떻게 대하는지, 그에 따른 삶의 태도를 성찰하는 작업이다. _prologue. 장판에서 비극을 왜?

박경석은 그 선택의 순간 비로소 정상인의 꿈을 스스로 깨고 고장 난 사람이 됩니다. 그는 촉망받는 복지관 총무과장 자리를 버리고, 고장 난 사람들과 더불어 배우고 노는 노들야학을 선택했습니다. 박경석은 “그땐 몰랐지만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선택인 것 같아요”라고 말합니다. 그 선택이 또다시 엄마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일지라도 말이죠. 아니, 정확히 꿈이 깨진 사람을 선택한 순간 그는 또 한 번 엄마 말 안 듣고 장애인이 됩니다. 10년 전에는 일요 예배 가자는 엄마 말 안 듣고서 손상된 사람이 되었지만, 이번에는 엄마의 바람인 번듯한 직장인의 꿈을 스스로 깸으로써 비로소 ‘장애인’이 된 겁니다. _3. 저항하는 자들의 운명애

아테네 민주정은 선거가 아니라 추첨을 통해 민중(demos)의 의지를 정치에 반영했습니다. 추첨은 사람을 차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운명의 텍스트를 짜는 여신들에게 결정을 맡기는 방법입니다. 추첨으로 뽑힌 사람이 못나서 일을 망치면 어쩌냐고요? 엄격한 심사 제도와 탄핵 제도로 문제점을 보완하면 됩니다. 잘못을 시정하는 것보다 차별을 교정하는 게 훨씬 더 어렵습니다. 장애인의 운명도 마찬가지입니다. 장애의 운명은 장애인에게만 특화된 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게 열려 있는 기회입니다. 이런 기회의 평등성에 입각하여 아테네 민주정은 장애인도 시민으로서의 평등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장애인 연금을 지급한 것입니다. _5. 민주주의가 품은 장애 난민

그러자 네오프톨레모스는 관객을 향해 “어떡할까, 여러분들?” 하고 묻습니다. 무대 위의 배우가 관객들을 향해 질문을 던지다니, 놀랍지 않나요? 이것은 비극이 공연되는 방식과 분위기를 잘 보여 줍니다. 비극은 캄캄한 관람석에 앉아 숨죽이고 관람하는 연극이 아닙니다. 비극은 디오니소스 제전 한가운데 시민들 속에서 관객과 함께 호흡하고 공감하고 토론하며 공연되었습니다. 공연 관람은 무료였고, 어떨 때는 일당까지 줘 가며 관람을 권하기도 했습니다. 아테네 시민에게 비극을 관람하는 것은 민회에 참여해서 국정을 토론하고 합의하는 일의 연장선에 있었습니다. 드라마에 몰입해서 감정의 찌꺼기를 배설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무대 위의 논쟁에 참여하고 의견을 모으는 일이었습니다. _6. 아픈 몸이 가고자 하는 곳으로 전체를

소포클레스는 이 비극을 통해 ‘고통받는 병사가 가고자 하는 곳과 아테네 국가가 원하는 승리의 길이 다르다면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하고 물은 것입니다. 고통받는 병사가 가고자 하는 곳이 진실과 정의의 길이라면, 그 아픈 몸이 가고자 하는 곳으로 사회 전체가 따라가야 한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아테네 민주주의가 가진 진정한 힘이라고, 아무리 전쟁이 수세에 몰려도 그 민주주의의 힘을 믿고 가자고 네오프톨레모스의 입장에서 말하는 것입니다. _6. 아픈 몸이 가고자 하는 곳으로 전체를

「필록테테스」에서 그리스 군대가 필록테테스를 섬에 버린 이유가 뭔지 기억하시죠? 아가멤논이 유독 포악해서, 오디세우스가 유별나게 간교해서, 필록테테스가 유별나게 이상해서가 아닙니다. 미세한 차이 때문에, 주변 사람들을 당혹하게 만들고, 어쩔 줄 모르게 만들며, 자신들까지 불행하고 우울하게 만드는 그 신음 때문에 그를 무인도에 떼어 놓고 떠난 것입니다. 제도적 차별이나 법적인 배제 이전에, 아픈 몸이 내는 찡그림과 신음에 당황하며 뒷걸음치는 그 얄팍한 관계, 그 미세한 선 긋기가 무서운 겁니다. _6. 아픈 몸이 가고자 하는 곳으로 전체를

안티고네는 “나는 서로 미워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서로 사랑하려고 태어났어요”라고 말합니다. 서로 사랑하기 위해 태어났다는 안티고네의 말은 바쿠스 여신도들이 집을 버리고 숲으로 가 남의 집 아이와 늑대 새끼, 산양 새끼를 가리지 않고 젖을 먹이는 태도를 닮았습니다. 원초적이고 보편적인 사랑이죠. _8. 가부장제에 저항하는 젠더-장애인

가족도 괴롭고 당사자도 괴롭게 사느니 아예 태어나지 않는 게 낫다고 생각하고, 부모도 그렇게 생각하도록 유도한다. 이것은 과학적 지식 자체와 무관한, 정부와 의료 권력에 의한 우생학적 가치 판단이다. _epilogue. 장애인의 운명, 한 번 더

추천사

★ 정희진, 홍은전, 이라나, 김도현, 나드 추천 ★

정립(定立). 제대로 서는 것, 걷기, 다리의 유무는 인간의 조건인가? “아침에는 다리가 넷, 낮에는 다리가 둘, 저녁에는 다리가 셋인 것은 ‘사람’”이라고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사람도, 이 상황이 지속되는 사람도 없기 때문이다. 누워서 지내야만 하는 사람도 많고 죽을 때까지 그런 상태로 사는 사람도 있다. 엎드려서 바닥을 닦는 중년 여성은 ‘아침, 점심, 저녁’ 모두 다리가 넷이다.
장애 범주를 포함, 모든 사람 집단에는 ‘여성이 반을 차지한다’. 하지만 가부장제는 사람의 개념에 여성을 포함시키지 않는다. 이러한 배제의 경험은 여성이 모든 소수자와 연결될 수 있도록 하며, 여성주의의 급진성도 바로 여기에서 온다. 이 책은 이 진실을 분명히 한다.
―정희진(여성학 연구자, <정희진의 공부> 편집장)

장애를 이유로 수십 년 간 유폐된 삶을 살았던 야학 학생들에게 야학 교사 박정수는 질문한다. “여러분은 자신의 삶을 비극이라고 느끼나요?” 그 질문도, 이어지는 학생들의 대답도 너무나 짜릿하다.
해괴함과 막장스러움 때문에 예전엔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웠던 그리스 비극에 이토록 깊게 공감하게 될 줄 몰랐다. 파괴적 운명에 맞서면서도 그 운명을 사랑하는 비극 속 영웅들과 내 곁에 저항하는 장애인들의 이야기가 씨줄과 날줄처럼 엮여 비극도, 장애도, 고통도, 희망도 새롭게 보인다.
―홍은전(작가, 인권 동물권 기록활동가. 《나는 동물》 저자)

장애인권 활동 초창기 장애학 공부 모임에서 “만약 내 아이에게 장애가 있다면 낳을 건가?”라는 물음이 던져졌다. 비장애인 활동가들은 “경험하지 못한 일상의 도전이라 생각하고, 낳아 보겠다”고 대답한 반면 나는 “아니, 결코 낳지 않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나와 같은 골형성부전증을 지닌 아이를 임신했을 당시 그때의 “아니”를 소환했었다. 하지만 나는 아이를 낳았고, 그로 인해 지금 나는 행복하다. 아이의 뼈가 수시로 부러지고, 또래 아이들보다 성장이 뒤처지는 걸 볼 때마다 밀려오는 죄책감을 외면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비할 데 없이 이쁘고 건강하다. 자신의 삶을 긍정하려는 노력 속에서 내 아이는 지금의 나보다 더 강한 존재로 성장할 것이다.
중증장애인 한 명에게 지원되는 세금이 천문학적이라는 논리 속에 나치 정권의 T4작전을 소환하는 오늘날, 이 책이 모든 사람에게는 장애 유무와 상관없이 자기 삶을 긍정할 기회가 있다는 이야기로 전해지기를 바란다.
―이라나(장애인권운동 활동가)

장애를 의존성, 비극, 운명과 연결 짓는 시각은 ‘장판’에서 보통 비판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의존성이 보편적인 ‘인간의 조건’이라면, 운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자립과 의존의 이분법을 탈구축하고 상호의존(연립)을 재구축하는 일일 것이다. 우리의 삶은 희극으로만 구성될 수 없고, 비극 또한 소거될 수 없는 인간 삶의 한 양상이다. 이 책은 장애학의 시좌에서 그리스 비극을 읽어냄으로써 비극의 의미를 탈구축하는 동시에 운명애를 소수자적 관점에서 정치적으로 재구축한다.
―김도현(《장애학의 도전》 저자)

필록테테스의 ‘불길한 비명과 신음’에 옛 기억이 소환되었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극심한 통증 한가운데에서 비명을 지르던 밤. 그 밤으로부터 지금은 육체도, 마음도 많이 회복되었지만, 그 이후로 줄곧, 어떤 이야기 속에서 비극적인 등장인물에게 더 마음이 쓰이곤 한다. 그들의 비극을 동정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비극이 더 이상 타인의 비극이 아니라는 연결의 감정 때문이다. 아픔과 고통이 이끄는 세계가 있고, 그 세계는 타인과 연결되어 있다. 나는 그 세계를 두려워서 피하다가, 겨우 발을 담그다가, 비로소 온 몸을 담그는 법을 익히고 있다.
이 책은 장애인 당사자를 대상으로 한 ‘장판에서 비극 읽기’ 강의를 정리한 것이지만, 저마다의 비극을 안고 살아가는 모두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나드(시민연극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 배우)

차례

prologue. 장판에서 비극을 왜?
1. 사회적 장애모델과 비극
2. 디오니소스를 따르는 소수자들
3. 저항하는 자들의 운명애
4. 오이디푸스, 장애인 되다
5. 민주주의가 품은 장애 난민
6. 아픈 몸이 가고자 하는 곳으로 전체를
7. 돌봄의 배신, 절망 속 모성의 복수
8. 가부장제에 저항하는 젠더-장애인
epilogue. 장애인의 운명, 한 번 더

지은이 소개

지은이_박정수

대학에서 공부한 문학비평을 이 책에서 20년 만에 써먹었다. 연구 공간 수유+너머에서 프로이트, 라캉, 푸코, 들뢰즈 등을 공부했으며, 거기서 ‘전공’에 구애받지 않고 막 얘기해도 된다는 걸 배웠다. 수다스런 ‘아침꽃 세미나’에서 루쉰, 벤야민, 카프카 전집을 읽었고, 그리스 비극도 여기서 처음 읽었다. 지금은 SF소설을 읽고 있는데, 어슐러 K. 르 귄에 푹 빠졌다. 노들장애학궁리소에서 장애사 저서를 번역하며 공부하고 있다. 고대 그리스의 장애 인식에 관한 지식은 주로 여기서 얻었다. 노들야학 철학 교사로서 수업 시간에 그리스 비극을 강독한 내용을 책으로 엮었다. 2022년부터 영상 활동을 시작, 장애인들과 함께 장애인들의 ‘비극’을 영상으로 담고 있다.

도서 정보



도서명: <오이디푸스, 장애인 되다>
분류: 인문 / 페미니즘 / 인권
판형: 140*213mm
쪽수: 272쪽(예상)
출간 예정일: 2023년 1월 4일
정가: 16,800원
펴낸 곳: 그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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