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북펀드는 출판사 요청에 따라 출판사 주관하에 진행됩니다.
홍익대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오랜 시간 도시에 살다가 지금은 파주 문산에 거주하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네 번의 개인전을 가졌고, 여러 단체전과 기획 전시에 참여하고 있다. 자연의 생명성과 존재에 대한 사유를 다양한 물성으로 표현하는 방식에 관심을 두고, 책과 회화 작업으로 풀어내고 있다. 쓰고 그린 책으로 「연남천 풀다발」2018, 「적당한 거리」2019, 「아빠의 밭」2021, 「그리는 마음」2023 등이 있다.
한여름에 마주하는 북쪽의 겨울
파주의 겨울은 아주 매섭습니다. 작가님의 작업실로 향하던 그날은 주변이 눈으로 하얗게 뒤덮여 있었고 겹겹으로 옷을 입어도 빈틈을 파고드는 칼바람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겨우 도착한 작업실에서 천천히 몸을 녹이며 수많은 파란색 그림을 만났습니다. 창밖으로 스쳐지나 온 북쪽의 겨울이 고요하게 담겨있었습니다. 어떤 그림은 말이 없을 뿐 단단한 마음이 보였습니다. 처음에는 망가니즈 블루로 표현한 파란 하늘과 푸른 그림자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다음에는 하얗게 남겨진 눈, 그리고 짙은 갈색의 흙과 땅이 보였습니다.
작가를 닮은 그림, 그리고 메세지
파주의 겨울이라면 땅도 얼어붙습니다. 그 땅은 겨우내 수없이 눈이 쌓이고 녹는 동안 묵묵히 그 변화를 받아들이고 봄이 되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모든 생명에 시작이 되어줍니다. <Manganese Blue 겨울의 마디>에 담긴 그림들은 작가 전소영을 닮았습니다. 묵묵히 겨울 같은 시절 속에서도 그림을 그려온 작가는 여름에도 변함없이 그림을 그립니다. 수없이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변함없이 자연을 응시하며 세심하고 단단히 삶을 그려내는 작가의 그림에서 우리는 용기를 배우고 다시 여러 번의 계절을 맞이할 힘을 얻습니다.
겨울을 만질 수 있다면, 수채 화집 「Manganese Blue」
그렇게 작가가 그려낸 수많은 겨울을 모아 책을 만든다면 어떤 모습이 될 수 있을까? 오랜 시간 솜프레스와 호흡을 맞춰온 사진가이자 디자이너인 곽은진과 함께 고민했습니다. 작가의 원화를 섬세하게 촬영하고 원화 속 수채화지와 질감이 비슷한 고품질의 도톰한 중성지를 표지로 사용합니다. 눈 덮인 흙과 땅을 닮은 짙은 갈색의 재생펄프 면지, 원화의 아름다움과 겨울의 서늘함을 표현할 수 있는 미세한 광택의 러프그로스지를 내지로 선택했습니다. 무더운 여름, 지난겨울을 전소영 작가의 그림으로 완성한 수채 화집 <Manganese Blue>를 가장 먼저 만나보세요!
춥고 시린 계절안으로 걸어 들어가면 반드시 발견할 수 있는 생의 온기.
수고했다며 살며시 덮어안는 눈이불은 뾰족한 세상을 둥글게 껴안는다.
그렇게 이 그림들은 땅과 하늘을 향한 찬미의 노래이다.
밤새 눈이 왔고, 언제나 걷던 길로 산책에 나선다. 오늘의 겨울은 무수히 다른 계절의 어느 마디 즈음일 것이다. 빛을 머금고 나뭇가지 위에 빛나는 흰 눈과 하늘을 반사한 그림자의 색이 만들어내는 자연의 변화와 신비로움은 그동안 오랜 도시 생활에서 잊고 살았던 태초의 감각을 일깨운다.
흰 종이가 흰색으로 온전히 드러나기 위하여, 겨울에 어울리는 온도의 파란색이 필요했다. *망가니즈 블루(Manganese Blue)는 많은 파란색 중에 겨울 공기에 가장 잘 어울렸다. 이 색을 중심으로 다양한 색을 섞어서 사용했다. 하늘과 나무 그늘과 물의 파란색은 모두 다르다.
자연은 언제나 나에게 가장 큰 책이며 선생님이다. 추수가 끝난 논두렁을, 떨어지는 빗방울이 흙에 스미는 모습을, 개천의 언 물이 녹는 모습을 낯설게 바라본다. 그리기 위해 본다는 것은 언제나 새로운 길을 보여준다. 그러니까 나는 그리기 위해 봄을 통해서, 그리는 과정속에서 보이는 것 너머의 무언가와 접촉하게 된다.
1번: 26,100원 펀딩
- <Manganese Blue 겨울의 마디> 도서 1부
- 그림엽서 (랩핑 증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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