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북펀드는 출판사 요청에 따라 출판사 주관하에 진행됩니다.
"충격적인 책!"(에마누엘 레비나스)
정희진('정희진의 공부' 편집장), 진은영(시인) 강력 추천!
세상의 모든 앎이 여기에 있다. 어느 지식도, 이 책을 통과하지 않고는 성립할 수 없다. 아껴 읽고 여러 번 읽을, 사랑스러운 책이 당도했다. '가성비' 최고의 책임을 단언한다.
―정희진('정희진의 공부' 편집장)
시인의 목소리를 가진 철학자 장켈레비치. 드디어 그의 책을 누군가의 짧은 인용이 아니라 온전한 전체로 만나게 되었다. 내가 마주친 모든 이가 "신비롭고 가여운 작은 존재였지"라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죽음에 관한 정말 아름다운 책. 그의 책을 읽고 있으면 시를 쓰고 싶어진다.
―진은영(시인)
이 책은 철학적 사유만큼이나 문학과 음악의 언어와 사유로 차고 넘친다. 그러니 길다는 것이 풍요로운 축복처럼 느껴졌으면 좋겠다. 이 책을 읽는 일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교향곡을 들으며 그렇게 흘려보내는 시간을 만끽하는 일처럼 될 수 있으면 좋겠다.
―김정훈(옮긴이)
독보적 사유와 전복의 철학자 장켈레비치의 기념비적 저작 『죽음』 완역
인간의 지혜가 닿을 수 있는, 언어의 가장 멀리까지 나아간 ‘죽음’ 사유의 정수
전대미문의 새로움과 역설로 죽음, 그 유한성과 펼치는 대결
누구나 알지만 아무 것도 밝혀지지 않은 ‘죽음’에 관한 진짜 비밀
죽음 가장 가까이에서! 그 관념성과 익명성에 저항하다
‣ 인간이 존재한 지가 이토록 오래되었는데도, 왜 우리는 죽음에 대해 이토록 놀라는 것일까?
이 책은 죽음에 대해 이런 오래된 물음을 품고 있다.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음악학자인 장켈레비치는 제2차세계대전 중 대학에서 추방되고 레지스탕스 지하활동에 참여하는데, 이때 광장 카페의 임시 교실에서 이 책의 바탕이 된 ‘죽음’에 대한 강의를 시작한다. 레비나스가 ‘충격적인 책’이라고 평하기도 한 이 책 『죽음』에서, 장켈레비치는 이 낯설고 친숙한 ‘죽음’에 관해 생각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지 묻는다. 내가 있는 곳에 죽음이 없고, 죽음이 있을 때 나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니, 이 생각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언제 어떻게 생각할 수 있을까. 그것은 답을 찾는 질문이라기보다 이 기이하고도 오랜 새로움, ‘죽음’에 던지는 의문에 가깝다. 알기는 하지만, 결코 나에게 온다고 확신할 수는 없고, 누구도 경험할 수 없는 순간, 거의 생각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말하고자 하는 이 모험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를 새롭게 만나게 한다.
‣ 익명의 죽음에서, 그가 ‘존재했음’을 구해내기
장켈레비치는 “죽음에 대해 말하는 자, 죽음을 생각하고 죽음에 대해 철학하려고 시도하는 자, 바로 그 자가 보편적인 사멸에서 자기 자신을 제외”하는 방식을 비판하며, 죽음이 ‘나’와는 무관한 추상적 사건으로 다루어져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는 특히 (‘나’의 죽음, ‘너’의 죽음과는 다른) ‘그들’(삼인칭)의 죽음이, 역사적으로 사회적으로 그 비극성을 제거하고 하나의 추상적 사건으로 다뤄지는 것을 비판하는데, 이런 익명화의 시도는 삶을 보호하기는커녕, 역설적으로 삶의 생기를 앗아가고 위태롭게 만든다고 본다. 죽음에 관한 그의 물음은 바로 익명의 존재가 된 그들을 되살리는 작업이기도 하다. 장켈레비치는 한 사람이 ‘존재했다’는 그 삶의 유일함과 귀함을 발견하는 일이, 그가 ‘살았음’의 신비로 통하는 문을 열어 이 세계가 돌이킬 수 없이 달라졌음을 깨닫는 일이라고 말한다.
‣ 죽음에 관해 말할 수 있는 진실된 방식으로
장켈레비치의 작업은, ‘죽음’이라는 주제를 위에서 내려다보며 삼인칭으로 대상화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행해진다. 어떤 철학자도 물어본 적 없는 방식으로, 그 경계에 ‘거의’ 다가가는 것으로밖에는 알 수 없는 ‘죽음’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것은 나방이, 불꽃을 속속들이 알고 싶어 날개가 타는 것을 무릅쓰고 가까이 가는 것처럼 위험천만한 일이고, 거의 다 왔는데 이제 아는 그 찰나에 죽고 마는 (그래서 누구에게도 그 메시지를 전할 수 없는) 딜레마를 안고 있는 작업이기도 하다. 말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이 ‘죽음’에 관한 논의는, 그래서 말에 대한 하나의 도전이며 아슬아슬한 곡예다. 하지만 말이 존재와 삶을 긍정하는 하나의 형태라고 보는 저자는, 말할 수 없는 죽음에 관해서,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방식으로 최대한 다가가려고 시도한다. 그는 전혀 놀랍지 않은 일, 우리 일상의 나날에 아무것도 없지 않고 무언가가 있다는 사실의 낯섦을 느끼게 하는 것이 철학의 일이라고 본다.
‣ 단 한 번의 유일함이라는 신비
이 책은 음악, 문학, 수학, 과학 등 다양한 예술 작품들이 파동을 그리는 다채로운 세계 속에서 죽음과 삶을 보여주고 있으며, 죽음에 관한 서술은 음을 포착하려는 시도처럼 시적 음악적 리듬 속에서 다양하게 변주된다. 이러한 작업 속에서 죽음은 예상치 못한 신비를 드러내는데, 그 익숙한 비극은 일상의 우리 존재에 깊이 스며든 채 순간순간 우리를 흔드는 동시에 떠받히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삶과 죽음, 그 양쪽으로 열린 채 끊임없이 진동하면서 살아있음을 알게 된다. 이 불안정한 균형 속에서, 삶의 장애물은 삶을 생성시키는 역설의 세계가 되는 것이다. 저자는 삶에 스며든 죽음의 한계가 역설적으로 어떻게 삶을 열어가는지 감동적으로 전해주는데, 죽음은 수수께끼도 아니고 난문도 아니며, 그것에 다가갈수록 환히 드러나 있는 단 한 번뿐인 유일한 존재를 드러내는 어떤 ‘신비’인 것이다. 이제 죽음은 더는 하나의 ‘개념’이 아니다.
‣ 사랑과 행동의 철학자
죽음에 다가갈수록 발견되는 찬란함과 신비에 대한 놀라움이 아니고서야 무엇이 이런 작업을 가능하게 했을까. 이 책이 이토록 매력적이고 충격적인 이유는, 상상할 수 없고 이름을 붙일 수 없는 것에 대해 끝까지, 끝끝내 생각하고 말해내고 마는 그 사랑과 열정 때문이다. 장켈레비치의 철학은 일상적인 세계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행동하는 사람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더 많은 정보나 의미를 위한 처방을 제시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는 인간이 끊임없는 긴장과 갈등 속에서 스스로를 개방하고 미덕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본 행동의 철학자였다. 그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사랑이라고. 사랑이 없다면 모든 것은 공허한 것이라고.
이제 보니, 이 책을 편집하는 일이 더디고 어려웠던 것은, 이 책을 이해하려고 했기 때문이었나 보다. 늘 그랬던 버릇처럼. 이 책에는 죽음에 대한 설명도 정의도 의미 부여도 없다. 이제 거의 끝에 이르러 장켈레비치가 이끌어준 울창한 언어의 숲을 통과하고 나니, 나 또한 뭐라 할 수 없이 좋은 것 속에서 말을 잃은 채 기쁘다. 지금은 없으나, 존재한 것의 역설로 가득한 뜨거움으로, 이토록 지난한 작업의 걸음들이 빈틈없으면서도 고요한데, 그토록 먼 데서 이토록 가깝게 다가왔다니!
아아! 하고 그는 문장 사이사이에서 신음을 내뱉곤 했는데, 그가 내내 그렇게 구하고자 했던, 존재는 사라졌으나 존재했음의 신비는 결코 지워버리지 못한다는 그 역설을 온몸으로 보여준 이는, 바로 이 철학자다. 이제 “그런 일이 없었던 세계와는 돌이킬 수 없이 앞으로 언제까지나 달라”지는 것이다. 그토록 음악과 철학을 사랑했으나 아우슈비츠 이후 독일어로 된 어떤 말도 소리도 가까이 하지 않았던 이 철학자, 철학이라는 것은, 바로 ‘철학함’이라는 것을 보여준 실천가, 순응에 대한 저항이 또 다른 순응이 될지 모른다고 염려한 경계인. 그가 이토록 오래 이토록 길게, 이토록 많은 말들로 일깨워준다. “당신의 단 하나뿐인 봄날 아침을 놓치지 말라”고.
그래서 그는 말한다. 아무 것도 찾을 것은 없다고. 모든 것은 일상의 빛 아래 환히 드러나 있다고. 그러니 그것들을 다시 알면 된다고. 우리가 모르는 것들은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이지만 아직은 모를 수도 있다고. 하지만 그건 밝혀지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그것이 바로 우리 앞에 놓인 ‘희망’이라고. 희망은 그렇게 적극적인 행동가의 낙천성으로 차 있다.
평범한 반복의 나날에 드리우는 어둠에서 자신을 구해내는 일, 매일 반복되는 아침이, 단 하나뿐인 봄날의 아침임을 다시 알게 되는 일. 이 철학자가 전하려는 그 절박함이 나를 일으켜 세워 이 아침에 눈뜨게 한다.
호두출판사의 첫 책으로 이 책을 만든 건, 이렇게 찬란하게 드러나 있는 이 세상을, 말간 눈으로 다시 맞이하고 싶어서다. 그 눈으로 누군가와 함께, 뭐라 형언할 수는 없지만, 기쁘고 좋은 것들을 함께 읽어보고 싶다. 아는 것들을 다시 아는 기쁨으로, 알고자 하는 욕망보다 모르는 ‘신비’, 그 ‘거의’의 세계로 가까이 가보고 싶어서다.
-윤윤 편집자
외국 독자의 서평에서 책이 너무 길다는 불평을 본 적이 있다. 맞다, 결코 짧다고 할 수 없는 책이다. 그리고 짧을 수도 없는 책이다. 장켈레비치가 죽음의 수수께끼를 값싼 방식으로 풀어버리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은 철학적 논증만큼이나 문학과 음악의 언어와 사유로 차고 넘친다. 그러니 길다는 것이 풍요로운 축복처럼 느껴졌으면 좋겠다. 이 책을 읽는 일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교향곡을 들으며 그렇게 흘려보내는 시간을 만끽하는 일처럼 될 수 있으면 좋겠다.
이 긴 책에는 미로와 막다른 길, 후퇴와 우회들이 가득하다. 그야말로 죽음이라는 난문을 ‘문제’로 놓고 있는 책답다. 그러나 이 책을 읽는 일이 우울한 주제를 탐구하며 어둠 속을 헤매는 일처럼 생각된다면, 조금은 오해일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무엇보다 이 책을 넘치게 채우고 있는 것은 생의 찬란함이기 때문이다. 장켈레비치의 이야기는 신비롭고 불가해한 수수께끼인 죽음에서 출발하지만, 삶의 절대적 가치에서 끝을 맺는다.
그는 죽음의 정체를 파헤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삶이 진짜 신비임을 드러내어 보여주고 싶어 한다. 결코 생각할 수 없는 것인 죽음의 진짜 비밀은 ‘비밀이 없다는 비밀’이었고, 이는 영웅적 시련을 겪으며 찾아 들어간 캄캄한 동굴 속에 감춰진 비밀이 아니라, 일상의 거룩한 빛 아래에 친근한 시선과 가벼운 미소 속에 환히 드러나 있는 비밀이었기 때문이다. 죽음을 사유할 수 없다는 철학적 논증의 비관주의가, 삶을 무한히 긍정하는 철학 작품의 희귀한 낙관주의로 귀착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옮긴이의 말 중에서
프롤로그—죽음의 신비와 죽음의 현상
1. 초경험적 비극과 자연적 필연
2. 진지하게 받아들임: 실제성, 임박함, 몸소 관련됨
3. 삼인칭, 이인칭, 일인칭의 죽음
‣제1부 죽음 이편의 죽음
1장 살아있는 동안의 죽음
1. 죽음의 성찰
2. 깊이로서의 죽음과 미래로서의 죽음
3. 완곡어법과 부정적 전도
4. 비존재와 무의미
5. 말할 수 없는 침묵과 형언할 수 없는 침묵
2장 기관-장애물
1. 짧은 삶
2. ‘그렇기 때문에’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한성, 육체성, 시간성
3. 불가능-필연의 비극성
4. 선택
5. 한계의 소급 효과
3장 절반의 열림
1. 신비의 사실성
2. 확실한 죽음, 확실하지만 모르는 시간
3. 확실한 죽음, 확실한 시간
4. 불확실한 죽음, 불확실한 시간
5. 확실한 죽음, 불확실한 시간
6. 사실성의 감수: 사멸성, 고통성, 공간성, 시간성
7. 인식할 수 없는 것, 불가능한 것, 치유할 수 없는 것
8. 종결과 시작
4장 노화
1. 존재로의 도래, 쇠퇴에 의한 부인
2. 고행. 그리고 만일 삶이 계속된 죽음이라면
3. 점진적 마모. 사형수
4. 두 가지 시각: 살아온 것. 살도록 남아 있는 것
‣제2부 죽음 순간의 죽음
5장 이야기할 수 없는 순간에 대한 부끄러움
1. 죽음의 순간은 양적인 최대가 아니다
2. 죽음의 순간은 질적 변화가 아니다
3. 죽음의 순간은 시간적인 달라짐이 아니다
4. 죽음의 순간은 모든 지형학을 거부한다
5. 죽음의 순간은 관계를 갖지 않는다
6장 ‘거의 아무것도 아닌’ 죽음의 순간
1. 『파이돈』에서의 죽음. 죽음의 문턱이 감춰지다
2. 작은 죽음들의 누적인 죽음
3. 죽음의 사건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니라,
거의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4. 죽는 법을 배우지 않는다
5. 점진적인 갑작스러움
7장 되돌릴 수 없는 것
1. 공간 속에서 가고 돌아오는 것은
시간 속에서는 가고 돌아오지 않는 것이다
2. 다시 젊어진다? 다시 살아난다? 노화를 멈춘다?
3. 되돌릴 수 없음의 운명적 객관성
4. 상대적 불가역성
5. 연속 중의 첫 번째와 마지막 번째
6. 상대적인 처음이자 마지막(일회성): 둘째와 끝에서 둘째
7. 처음이자 마지막인 죽음. 사라지는 나타남
8. 완전히 마지막: 더 이상 영영 아무것도 아님
9. 고별. 그리고 짧은 만남에 대해
8장 돌이킬 수 없는 것
1. 있었다는 것의 되돌릴 수 없음, 하였다는 사실의 돌이킬 수 없음:
‘행해진 것’과 ‘했음’
2. 죽음의 돌이킬 수 없고 회복할 수 없음. 덫과 밸브
3. 재생, 환생, 소생
4. 무화시키는 허무
5. 최후의 사라져가는 메시지
6. 마지막은 아무런 비밀도 감추고 있지 않다
7. 전혀 다른 차원
‣제3부 죽음 저편의 죽음
9장 종말론적 미래
1. 피안은 하나의 장래인가?
2. 순간에 대한 불안과 피안에 대한 공포
3. 기대와 절망적 기원
10장 내세의 부조리
1. 불사, 부활, 영속하는 생
2. 사유하는 본질의 영원
3. 이원론에 따른 영혼의 사후 생
4. 보존법칙에 반하여
11장 무화의 부조리
1. 뭔지 모를 다른 것
2. 당연한 연속과 어이없는 중단
3. 죽음에 대한 사유와 사유하는 존재의 죽음. 영원한-죽는 진리
4. 바깥과 안. 에워싸는 조감의식과 에워싸인 천진무구함
5. 죽음의 승리. 전능한 죽음
6. 죽음은 사유보다 강하다. 사유는 죽음보다 강하다
7. 사랑과 자유와 신은 죽음보다 강하다. 그리고 역으로도 그렇다!
8. 사멸성과 불사성의 애매함
9. 윤회도 범생명론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
12장 사실성은 소멸될 수 없다. 되돌릴 수 없는 것을 돌이킬 수 없다는 것
1. 죽지 않는 자는 살지 않는다
2. 존재했다, 살았다, 사랑했다
주석
옮긴이의 말
지은이
블라디미르 장켈레비치Vladimir Jankelevitch, 1903~1985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음악학자로, 프랑스 부르쥬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사뮈엘 장켈레비치는 프랑스로 귀화한 러시아 오데사 출신의 유태인으로, 의사로 일하는 한편 크로체, 베르자예프, 셸링, 헤겔, 프로이트의 작품을 처음으로 프랑스어로 번역했다.
장켈레비치는 1922년 파리고등사범학교에 입학하여 1926년 전국 교수자격시험을 1등으로 통과했다. 이후 프라하의 프랑스 연구소에서 5년 동안 교수로 재직하며 베르그송, 지멜, 셸링, 키에르케고르, 셸러, 그리스 교부철학자들의 저술 연구에 몰두했다.
1931년 베르그송에 관한 해설서(『깊이 읽는 베르그송Henri Bergson』[갈무리, 2018])를 출간하고, 1933년에는 셸링의 만년 철학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36년 툴루즈 대학, 1938년 릴 대학의 교수로 취임했으나 이듬해 전시 동원되었고, 유대인 출신이라는 이유로 1940년 비시 정권에 의해 공직에서 추방되었다. 1941년 툴루즈에서 레지스탕스 지하 활동에 참여한다. 이 해에 툴루즈의 카페 뒤쪽에 마련된 임시 교실에서 이 책의 바탕이 된 ‘죽음’에 대한 첫 번째 강의를 시작한다.
종전 후 라디오 툴루즈-피레네의 음악 방송 책임자로 임명되어 콘서트를 기획하고 음악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1947년 릴 대학 문학부 교수로 복직되었고, 1951년부터 1979년까지 소르본 대학에서 도덕철학을 가르치며, 『덕에 관한 논고Le traité des vertus』(1949), 『뭐라 말할 수 없는 것과 거의 아무것도 아닌 것Le Je-ne-sais-quoi et le Presque-rien』(1957), 『음악과 형언할 수 없는 것La musique et l’ineffable』(1961) 『죽음La mort』(1966), 『용서Le pardon』(1967) 『되돌릴 수 없는 것과 향수L’Irréversible et la Nostalgie』(1974), 『도덕의 역설Le Paradoxe de la Morale』(1981) 등 형이상학과 도덕철학, 음악학에 관한 많은 책을 썼다.
그의 철학은 당대 프랑스 철학의 주류에서 거리를 두고 있었지만, 그리스어와 문학, 음악에 대한 깊은 지식을 바탕으로 한 재치와 즉흥성, 열정이 넘치는 강의와, 난해한 주제에 대한 역설적인 사유 방식, 말보다 행동을 우선시하는 확고한 도덕적 태도는 여러 세대의 학생들에게 깊은 영향을 주었다. 레비나스가 『타인의 휴머니즘Humanisme de l'autre homme』에서 ‘충격적인 책’이라고 평한 『죽음』은 음악 작품과도 같은 통일성과 조화를 지닌 동시에 분위기와 리듬에 다양한 변화를 주면서 주제를 과감하게 전개해가는 장켈레비치 저술의 전형적인 특징을 잘 보여준다.
옮긴이
김정훈
대학에서 불문학과 철학을 공부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서양고대철학을 전공했으며, 고전어와 철학을 가르치고 있다. 『무기력한 날엔 아리스토텔레스』, 『보이는 세상은 실재가 아니다』, 『우리와 그들의 정치』 외 여러 권의 책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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