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의 말
2000년 여름, 루이스 세뿔베다의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 준 고양이>라는 길고도 긴 제목의 책이 나왔을 때, <연애 소설 읽는 노인>이 출간된 적이 있긴 했지만 세뿔베다는 한국의 독자에게는 낯선 칠레 작가일 뿐이었다.
유왕무 교수가 스페인의 한 책방에서 발견해 번역 중이던 이 책을, 스페인어 전문가이자 번역가이신 조구호 선생이 소개해주지 않았더라면 이 책이 바다출판사에서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처음 받아본 번역이 너무 재미있어 단박에 출간을 결정하고, 여러 해외 판본을 살펴보니 나라마다 그림의 개성이 강하고 그 수준이 상당해서, 한국판 그림에 대한 부담이 컸던 기억이 난다.
그림 작가로 처음 의논했던 이는 손문상 화백이었지만, 일정이 맞지 않아 손 화백이 소개해 준 이억배 선생이 작업을 맡아주셨다. 이억배 선생 그림이야 당시에도 워낙 정평이 나 있었던 터라 한국판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 준 고양이>의 작가로는 더할 나위 없는 결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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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의 말
2000년 여름, 루이스 세뿔베다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 준 고양이>라는 길고도 긴 제목의 책이 나왔을 때, <연애 소설 읽는 노인>이 출간된 적이 있긴 했지만 세뿔베다는 한국의 독자에게는 낯선 칠레 작가일 뿐이었다.
유왕무 교수가 스페인의 한 책방에서 발견해 번역 중이던 이 책을, 스페인어 전문가이자 번역가이신 조구호 선생이 소개해주지 않았더라면 이 책이 바다출판사에서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처음 받아본 번역이 너무 재미있어 단박에 출간을 결정하고, 여러 해외 판본을 살펴보니 나라마다 그림의 개성이 강하고 그 수준이 상당해서, 한국판 그림에 대한 부담이 컸던 기억이 난다.
그림 작가로 처음 의논했던 이는 손문상 화백이었지만, 일정이 맞지 않아 손 화백이 소개해 준 이억배 선생이 작업을 맡아주셨다. 이억배 선생 그림이야 당시에도 워낙 정평이 나 있었던 터라 한국판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 준 고양이>의 작가로는 더할 나위 없는 결합이었다.
이 글을 쓰고 리커버 판을 만들면서 네 선생께 오랜만에 전화를 드리고 안부를 여쭈었다.
조구호, 유왕무, 손문상, 이억배... 작은 인연의 끈이 낯선 칠레 작가의 작품을, 지금 이 모양 이 형태로 한국 독자의 손에 쥐어지게 된 것이다. 아마 우리 바다출판사가 아니었어도 세뿔베다의 이 책은 한국의 독자들에게 소개되었겠지만, 지금 이 모습은 아니었을 것이다. 더구나 이분들이 없었다면 23년의 세월을 견디고 넘어 알라딘에서 리커버를 진행할 일은 없었을 것 같다.
원작의 힘은 말할 것도 없고, 이 책이 오래 사랑받는 데 일조한 2000년 초판본 표지에 쓴 문구를 소개하고 싶다 . “8세부터 88세까지 읽는 철학 동화.” 정말 그렇다.
단, 지금은 누구는 철학 동화로, 누구는 환경 이야기로, 누구는 성장 스토리로 읽겠지만. “8세부터 88세까지...”라는 문구는 여전히 유효한 것 같다.
바다출판사 김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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