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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송 전형필> 이래 한국 전기 문학의 신기원을 이루어 온 이충렬 작가가 일곱 번째 전기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조선의 화가이지만 그 누구도 제대로 알지 못했던, 단원 김홍도의 이야기다. 그의 작품은 비교적 온전히 남아 있지만 그의 삶은 그러지 못했다. 이 책이 나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더욱이 한동안 단원을 깊이 다룬 이렇다 할 책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상황이 그러하니 '김홍도가 태어난 곳을 처음 밝혀냈다'는 대서특필이 이어질 법도 하다. 시대와 인간을 그린 화가 김홍도는 어떤 사람이었고 어떤 삶을 살다 갔을까.
김홍도에겐 글보다 그림이 가까웠기 때문일까. 편지 몇 통 외에는 직접 남긴 기록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이 이충렬 작가의 의지를 꺾을 순 없었다. 그는 추적을 멈추지 않았다. 부족한 사료를 보완하기 위해 동료 화원들을 불러내고, 학자들과의 협업을 통해 오류를 바로잡고, 위작을 걸러내고, 음담패설까지 살폈다. 그리하여 복원해 낸 단원의 삶은 함께 수록된 100여 점의 그림처럼 묵직하고 선명하며 깊은 여운을 남긴다. 김홍도를 읽으며 작가 이충렬을 함께 기억하게 하는 이 책은 전기는 단순한 연대기가 아니라는 작가의 말을 스스로 증명해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