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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렛 아워. 아직 세상이 어둠으로 덮이지는 않았지만, 이제 곧 깜깜한 어둠이 찾아올 것을 아는 시간, 다시 말해 삶과 죽음의 경계에 놓인 삶의 마지막 시간이다. 대체로 아직 겪지 못했지만 확실하게 모두에게 찾아올 시간이기에 앞서 간 이들의 죽음을 살펴보며 상상할 수밖에 없고, 그렇다면 최대한의 상상을 바탕으로 각자의 죽음을 짐작하고 준비하고 살아낼 수밖에 없지 않을까.
저자 케이티 로이프는 어린 시절 병원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이들을 보며 이 주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의사 아버지가 갑작스레(죽음은 본질적으로 모두 그렇지만) 세상을 떠나자 더욱 몰입하여, 왠지 죽음을 맞이하는 방법을 전해줄 것 같은 다섯 작가, 지그문트 프로이트, 수전 손택, 존 업다이크, 딜런 토머스, 모리스 샌닥이 죽음을 어떻게 이해하고 마주했는지 살펴본다. 그들이 남긴 삶만큼이나 평이하지 않았던 죽음에 대한 태도를 보면서, 후자가 전자를 이끌었는지 전자가 후자를 이끌었는지 고민하게 되는데, 모든 삶의 궁극적인 목적이지만 결코 자신의 죽음을 지켜볼 수는 없는 인간의 숙명 안에서, 어둠이 내리기 전에 어느 쪽으로 발을 내딛을지 조금은 분명해지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