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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집안 사정으로 인해 무허가 비닐하우스에 가족들과 함께 살게 된 현성이와 복잡한 가족관계 속에 놓인 장우는 자연스레 친구가 된다. 철거 직전 비닐하우스를 골라 둘만의 아지트를 만들고 말 그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영상을 찍어 유튜브에 올린다. 반응이 전혀 없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사람들은 즐거워했고 덕분에 현성이와 장우도 기뻐한다.
갑작스레 바뀐 현실 속에서 즐거운 일을 찾아내 일상을 유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삼촌의 거짓말에 속아 비닐하우스로 이사를 한 후 엄마와 아빠가 싸우는 걸 본 현성이는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새엄마가 이사 오고 친형이 일탈을 저지르는 걸 보는 장우 또한 그러할 것이다.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친구를 만나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한다는 것은 바깥의 소란스러움으로부터 멀어지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어떤 사람들은 장우와 현성이의 환경을 보며 불행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겉을 보고 평가하기는 쉽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불행과는 가장 먼 아이들이다. "최선을 다해 지금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이다. 마해송문학상,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김려령이 3년 만에 펴낸 장편 동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