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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한아뿐>, <피프티 피플> 정세랑의 첫 장편소설이 문장과 설정을 다시 다듬어 더 단단해진 모습으로 8년 만에 독자를 다시 찾았다. 장르소설 월간지 '판타스틱'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한 작가 정세랑의 시작점을 들여다볼 수 있는, 경쾌하고 환상적이며 사랑스러운 소설 <덧니가 보고 싶어>가 바로 그 작품이다.
회사를 다니며 장르소설가로도 활동을 시작한 재화. 그에게는 자꾸만 소설에 등장시키고, 기어이 죽이게 되는 '구남친' 용기가 있다. 재화가 만든 아홉 개의 이야기에서 아홉 번이나 죽음을 맞게 되는 용기. 한편 '늘 떨떠름한 초록색'이던 '구여친' 재화 대신 바닐라 냄새가 나는 어린 여자친구를 만나고 있는 용기의 몸엔 그 죽음의 순간이 타투처럼 새겨지기 시작하는데. ("꼬리에 압사당했다. 찍" 같은 활자가 몸에 새겨졌을 순간의 황당함을 함께 상상해보면 이 이야기가 너무 귀엽게 느껴진다.) 둘의 사랑 이야기와 용과 늑대와 물고기 왕자와 알파카 양에 관한 재화의 재기발랄한 이야기가 교차하며 이야기는 점차 풍성해진다. "앞으로도 부적절한 주제에 대해 모나게 쓰리라는 날카로운 예감"을 품고 "용 같은 것 말고, 좀더 부적절한 이야기를 써야지. 모두 입을 모아 부적절하다고 말할 만한 이야기를."이라고 자신의 미래를 꿈꾸던 장르소설가 재화. "몇 년 뒤에, 미래의 자신이 지금의 자신을 칭찬해줬으면 좋겠다고도" 생각했을 재화가 팔년이 지나 다시 독자에게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