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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5년 이래 줄곧 뉴욕을, 때로는 미국을, 간혹 세계를 대표하는 잡지 <뉴요커>에는 오케이어(OK’er)라는 직책이 있다. 말 그대로 원고를 책임지는 자리다. 이 책의 저자 메리 노리스는 1978년에 편집부원으로 입사해 1993년부터 오케이어를 맡았고, 지금까지 <뉴요커>에 실리는 글을 확인하고 수정하여 확정하고 있다. 이름을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당대의 문인이 거쳐간 <뉴요커>의 문장을 책임지는 수호자이자, 그들의 글이 세상으로 나아가는 데 길을 열어젖히는 개척자인 것이다.
그가 수십 년에 걸쳐 쌓아올린 글의 무게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겠으나, 그 사이사이에서 빛을 발하는 고뇌와 유머는 그야말로 끝이 없을 이야기라 하겠다. 숱한 구두점과 문장부호 하나하나에 얽힌 사연을 어찌 이루 말할 수 있으랴. 그렇지만 그는 말해야만 했고, 독자는 들어야만 한다. 그 사연이야말로 그가 마주한 글들의 결정체이기 때문이다. 구두점 하나를 옮기려 글을 쓴 사람의 삶으로 들어가야 했고, 문장부호 하나를 바꾸려 그가 꿈꾸는 세계의 지평에 서야만 했을 터, 늘 모두의 뒤에 서면서 동시에 모두와 동일선에 서 있었고, 모두를 나아가게 한 후에야 뒤따라 한 걸음 내딛은 그는, 그야말로 <뉴요커> 그리고 글을 쓰고 만지는 이들의 정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