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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주년 추천 컬렉션 소개
알라딘 오픈 13주년을 맞아 독자 여러분께 특별한 선물을 드리고 싶어, 13개의 단편, 13편의 독서에세이를 골라 한 권의 책으로 엮었습니다.(512p 분량. 단편은 전재, 에세이는 각 1챕터씩 발췌)

(수록을 허락해주신 저자분들과 출판사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목차보기
구스타프 마이링크 <나펠루스 추기경>
MD 추천 코멘트 (최원호)
이 단편을 그저 몽상의 기록처럼 읽을 수도 있다. 그러나 여기에 메타포를 집어넣으면 다양한 답변이 산출된다. <나펠루스 추기경>이 인간, 우주, 시간, 의지, 종교, 운명 등의 수많은 주제에 모두 대답할 수 있는 이유는 마이링크가 이 세계를 그저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세계 자체를 심어 놓았기 때문이다. <나펠루스 추기경>은 단편소설이 가장 커다랗고 기묘한 꿈을 품었던 시대의 증거다. 그런 시절은 아직도 돌아오지 않고 있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게사와 모리토>
MD 추천 코멘트 (최원호)
‘게사와 모리토’는 아쿠타가와의 작품들이 자주 다루는 주제, 현실이 하나가 아니라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다. 사건은 하나이지만 ‘진실’의 방향은 각자의 시점에서 서로 다른 곳을 가리킨다. 이 작품은 거기에 몇 가지 요소를 더한다. 필연적으로 퇴락하는 사랑, 그런 뒤에 물고 물리는 연인의 관계다. 누가 물었고 누가 물렸을까? 그리고 그 두 개의 현실이 만났을 때 탄생한, 작품 위에 드리워진 그림자의 정체는 무엇일까?

어니스트 헤밍웨이 <킬리만자로의 눈>
MD 추천 코멘트 (최원호)
굳이 헤밍웨이의 가장 유명한 단편을 선정한 이유는 그의 능력이 단편에서 더욱 빛난다는 사실을 확인시키기 위해서다. 한국에서 헤밍웨이는 전쟁을 다룬 장편들로 더 유명하지만, 그의 중후기 ‘대작’들은 단편들의 무게감에 범접하지 못하고 체중만 늘어난 것뿐이다. 헤밍웨이의 단편들이 그 중요도와 유명세에 비해 현저히 덜 읽힌 지금, 가장 위력적인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다.

레이 브래드버리 <지구인>
MD 추천 코멘트 (박하영)
레이 브래드버리의 소설은 SF의 외양을 띠고 있으나 차라리 서정시에 가깝다. 작가는 변화와 운명에 순응하거나 반항하는 인간의 기대와 좌절, 그에서 비롯된 생의 아이러니와 고독을 슬픔이 어린 눈빛으로 응시한다. 복고적이되 시대착오적이지 않은 인식과 예민한 감수성이 돋보인다. 한 편의 시처럼 지극히 아름다운, 우주 공간 속 '지구인들'의 이야기.

로알드 달 <피부>
MD 추천 코멘트 (김재욱)
감칠 맛, 풍성한 맛, 진미 일색. 로알드 달의 소설집을 소개하는 데 주로 쓰이는 말들로 이견을 제시할 수 없는 감상들이기도 하다. ‘피부’는 그중에서도 가장 씁쓸한 맛이라 할 수 있겠는데, 작가 고유의 유머는 덜하지만 긴박감만은 어느 작품 못지않다. 회화 작품이 탄생하는 장면이나, 그것이 거래되는 장면을 이렇게 긴장감 넘치게 그릴 수 있다니. 게다가 마지막 한 문단은, 오 이런, 이리도 능청스러운 공포라니.

와카타케 나나미 <7월: 상자 속의 벌레>
MD 추천 코멘트 (김재욱)
사소한 오해로 인한 해프닝, 약간의 이득을 탐하는 일상의 거짓, 애정이 지나쳐 벌어진 살인사건까지 이야기는 다채롭다. 이 책의 백미는 각각의 소설들을 개괄하는 미스터리가 밝혀지는 순간이지만, 달뜬 소란 같은 각각의 이야기들 또한 충분히 매력적이다. 7월편은 여름휴가를 계획한 문예부 소녀들이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다가 자신들이 만들어낸 기괴한 환상에 속는다는 이야기다. 떠들썩한 여름, 소란스러운 청춘, 괴담이 빠질 수는 없는 법이겠다.

앨런 라이트먼 <1905년 5월 14일>
MD 추천 코멘트 (최원호)
그저 시간에 대한 몽상을 펼친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실제로 그렇게 오해하는 독자들도 많다), 여기에 실린 단편은 상대성이론을 바탕으로 고중력장 인근의 공간 왜곡과 그에 따른 상대적 시간 지연을 다루고 있다. 이런 식으로 책 전체가 근현대의 시공간 이론 또는 그와 연관된 사고 실험을 다룬다. 우아하고 부드러우며 지속적으로 슬픔이 지배하는, 아름다운 과학 이야기들이다.

김소진 <자전거 도둑>
MD 추천 코멘트 (김효선)
아버지라는 이름의 죄, 가족이라는 이름의 지옥. 어떤 사람들에게 가족의 맨얼굴은 ‘평생 씻을 수 없는 내면의 상처’로 남는다. 내가 사랑해야 할 이들이 실은 전혀 사랑스러운 인간이 아님을 아는 것. 심지어 나 역시 사랑받을 만한 인간이 아님을 아는 것. 비극이라 말하기엔 몹시 다정한, 다정하여 슬프기만 한 김소진의 소설이 이곳에 있다.

박완서 <그 여자네 집>
MD 추천 코멘트 (박하영)
'개천에서 난 용', '진흙탕에 핀 연꽃' 같던 만득이와 곱단이의 사랑. 들꽃 피는 시냇가와 흙다리를 배경으로 펼쳐지던 그들의 소소한 연애는 역사의 개입으로 산산이 깨어지고, 길고 고단하기만 한 후일담으로 인해 실제보다 더 아름답게 기억된다. 얼핏 평범하고 익숙해 보이는 소재를 노련하게 빚어낸, 경지에 이른 작가의 원숙한 역량을 엿볼 수 있는 이야기.

애니 프루 <브로크백 마운틴>
MD 추천 코멘트 (박하영)
삶의 열망과 고통, 슬픔과 수치라는 감정을 애니 프루만큼 잘 그려내는 작가가 또 있을까. 한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 ‘고칠 수 없다면 견뎌야’ 하는 삶. 오래도록 말하지 않은 것들, 그리고 이제 말할 수 없는 것. 사뭇 무뚝뚝하고 불친절해 보이지만, 수십 번 퇴고했으리라 짐작되는 문장과 이야기가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다.

김연수 <뉴욕제과점>
MD 추천 코멘트 (박하영)
김연수가 소중히 간직해온 ‘불빛들’에 대한 이야기. 그는 자기 안의 불빛들을 꺼내보는 행위를 통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무언가’가 자신을 살게 한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그리고 자기 자신도 똑같은 방식으로 누군가에게 위안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닫고 계속 살아갈 이유를 얻는다. 지우고 다시 쓸 수 있는 기억, 언제든 다시 꺼내어 되새길 수 있는 기억처럼, '연필'로 써내려간 김연수 문학의 시작.

찰스 유 <사실주의>
MD 추천 코멘트 (김재욱)
자기 자신을 연기하는 연극배우인 '나'는 새로 바뀐 어머니 역할의 여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또 다른 '나'는 물리 이론을 통해 자기 연구를 시도하며, 다소 늙은 '나'는 광고 문구로 설명되고 약속되며 좌절되기도 하는 인생을 살고 있다. 세상의 진실을 측량하는 게 가능할까? 찰스 유의 대답은 이렇다. '어머니가 말하길, 내가 시간과 공간, 죽음, 의식, 기억, 위험, 세계, 우주에 집착한단다. 어머니가 내게 묻는다. 넌 그걸 다 아는 거니? 그게 전부 거기에 있는 거야?'

이윤 리 <골드 보이, 에메랄드 걸>
MD 추천 코멘트 (김재욱)
세월의 더께가 쌓인 탁자 하나가 있다. 은은하고 묵직한 고동색 탁자에는 자잘한 상처가 가득하다. 우연히 탁자를 발견한 누군가가 조심스럽게 탁자를 쓰다듬는다. 다락방 쪽창에서 햇빛이 침입하고, 오래 묵은 먼지가 빛의 줄기를 떠돈다. 이윤 리의 소설은 이런 느낌을 준다. 기이한 사랑 이야기의 종착점은 인내만을 암시하는 고요한 공간이지만, 이 정도면 이윤 리의 세계에서는 퍽 희망찬 편이다. 분량이 길어 포기해야 했던 ‘여름의 마지막 장미’나, '네브래스카의 연인'이 계속 떠오르는 걸 보니 역시 강권하고 싶은 작가다.
이현우 <인생은 책 한 권 따위에 변하지 않는다>
도서 및 저자 소개
2000년부터 2010년까지 로쟈 본색을 담은 서평집으로 그의 경이로운 독서 편력과 제 스타일로 해석하고 비평한 리뷰를 가려 그러모았다.

본명보다 ‘로쟈’라는 필명으로 더 유명하다. 자칭타칭 ‘곁다리 인문학자’와 ‘인터넷 서평꾼’이라 불리며 ‘로쟈의 저공비행’이란 블로그에는 하루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방문한다. 최근 두 번째 서평집 <그래도 책읽기는 계속된다>가 나왔다.

김열규 <내 생애 첫 고전, 듣기>
도서 및 저자 소개
시골마을 북키드가 한국학의 석학이 되기까지, 77년 세월 속에서 건져낸 참 독서의 세계, 그 세상을 읽는 기술을 적었다.

한국인의 질박한 삶의 궤적에 천착한 대표적인 한국학 연구자로, 나이 이순이 되던 1991년에 데이비드 소로와 같은 삶을 살고자 고향으로 낙향했고, 그곳에서 해마다 한 권 이상의 책을 집필하고 수십 차례의 강연을 해오고 있다.

윤성근 <꼬마 젠틀 매드니스>
도서 및 저자 소개
헌책방이자 북카페이고 대안 문화 공간인 응암동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의 주인장 윤성근의 독서일기.

서른 즈음에 회사를 그만두고 ‘잘할 수 있는 일’, ‘좋아하는 일’, ‘행복한 일’을 하려고 출판사와 헌책방을 기웃거리며 어깨너머로 일을 배웠다. 2007년 여름, 서울 은평구 응암동 어느 골목길에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을 열어 운영하고 있다.

앤 패디먼 <책의 결혼>
도서 및 저자 소개
책을 좋아하며 자란 한 여자가 책을 통해 연애를 하고, 결혼하고, 친구들을 사귀고, 또 자식 둘을 낳아 함께 책을 읽으며 키우는 이야기.

책을 좋아하는 부모 밑에서 자라며 책 속에 파묻혀 살았다. ‘평범한 독자의 고백’이라는 칼럼을 모은 이 책은, 독서광인 부부가 결혼한 지 5년 만에 서재를 합치기로 결정하고 서가를 꾸며나가는 이야기로, 독자들에게 잊고 있던 책에 대한 추억을 되살려준다.

요네하라 마리 <내 몸으로 암 치료 책을 직접 검증하다>
도서 및 저자 소개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쓴 <독서일기>와 1995년부터 2005년까지 기고한 <서평>에 실은 글들을 모아놓은 책에 관련된 에세이집.

한국에서 ‘마리 누님’이라 불리는 그녀. 일본의 러시아어 통역가이자 요미우리 문학상과 고단샤 에세이상을 수상한 대표적인 에세이스트. 엄청난 독서량을 바탕으로 지역, 시대, 분야를 가리지 않는 유쾌발랄한 지식여행자로 살다 56세에 난소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서경식 <희망이란-루쉰의 <고향>>
도서 및 저자 소개
소년 시절 읽은 책들에 대한 사색과 비평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과 문학적 감수성을 형성해간 과정을 담고있는 산문집.

양심수 서승, 인권운동가 서준식의 동생으로도 잘 알려진 재일조선인 에세이스트. 소수자와 디아스포라의 시선으로 한국과 세계의 사상(事象)을 응시하는 글로 자신의 다수의 일원임을 의심해본 적 없는 이들에게 새로운 시야를 일깨운다.

최성일 <머리말을 대신하여-고(故) 최성일의 아내 신순옥>
도서 및 저자 소개
평생을 책에 대한 사랑과 열정으로 살다 간 인문주의자 최성일이 읽은 책과 세상. 2011년 7월 2일 떠난 그의 유고집.

이권우, 표정훈과 함께 도서평론가 1세대로 꼽힌다. <출판저널> 기자로 출판계에 입문하여 한때 <도서신문> 기자로도 일했으며, 여러 지면에 출판 시평과 북 리뷰를 기고했다. 2011년 7월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났다.

헤럴드 블룸 <왜 읽는가?>
도서 및 저자 소개
해럴드 블룸이 서양 문학 작품 60여 편을 직접 엄선하여, 왜 우리가 문학 작품을 읽어야 하는지를 해설한 독서 길잡이.

‘비평 분야의 거인’이라 불리는 예일 대학 교수. 1973년 시 창작 과정을 선배 작가의 영향에 대한 투쟁의 과정으로 해석한 대표작 <영향에 대한 불안>을 출판했으며 폴 드 만, 제프리 하트만, 제임스 힐리스 밀러의 해체론과 일정한 거리를 취하며 자신만의 독특한 이론을 전개했다.

은종복 <나는 왜 책을 내려고 하는가>
도서 및 저자 소개
책방 ‘풀무질’과 ‘풀무질’에서 책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성균관대학교 앞에 자리한 인문사회 책방 ‘풀무질’ 일꾼. 온 세상 아이들 얼굴에 환한 웃음꽃이 피려면 어른들이 돈 욕심으로 세상을 더럽히는 일을 막아야 한다고 믿는다. 그 길에 자신은 물론 책방 ‘풀무질’과 그곳에서 책을 사는 사람들이 함께 서 있어서 참 기쁘다고 말한다.

다치바나 다카시 <체험적인 독학 방법>
도서 및 저자 소개
현대 일본 최고의 저널리스트 다치바나 다카시의 강연 및 잡지 원고 중에서 '책'을 주제로 한 글을 모았다.

일본에서 지(知)의 거장으로 불리는 당대 최고의 저널리스트이자 평론가. 엄청난 독서량을 바탕으로 인문, 사회뿐 아니라 우주, 뇌 등 과학 분야까지 활동 영역을 넓히며 수십 권의 책을 집필했고, 1979년 고단샤 논픽션상, 1998년 제1회 시바료타로상을 수상했다.

피에르 바야르 <비독서의 방식들-책을 전혀 읽지 않는 경우>
도서 및 저자 소개
당연시해온 독서문화와 이에 대한 금기를 되짚어가며 독서의 목적과 방법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파리 8대학 프랑스문학 교수이자 정신분석가. 정신분석학을 문학 비평에 적용하여 충격적인 논리와 결론을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기존의 문화예술계에 암묵적으로 존재하는 금기를 깨거나 변화시키고, 텍스트를 중심으로 창조적 사고의 새로운 가능성과 지평을 끊임없이 탐구하는 일련의 연구와 저서로 유명하다.

이권우 <책읽기의 달인, 호모 부커스>
도서 및 저자 소개
지식 습득을 위한 책읽기를 넘어, 자신의 인생을 변화시키고 사회적 소통을 위한 책읽기를 제안하는 책.

한국 도서평론가 1세대. 단순히 좋은 책을 소개하는 것을 넘어 왜 책을 읽어야 하는가, 그리고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를 소개해왔다. 속독과 다독이 판치는 책읽기 풍토에 반해, 느리게 읽기, 깊이 읽기, 겹쳐 읽기를 강조하며 삶의 변화를 일으키는 책읽기를 제안한다.

윌리엄 암스트롱 <읽은 것에서 더 얻는 법>
도서 및 저자 소개
1956년 하퍼 출판사에서 초판이 나온 이후로 꾸준히 읽혀왔던 공부법의 고전이다.

1970년 뉴베리 상을 받아 작가로 유명해졌지만 그는 늘 자신의 소명은 가르치는 일이라며 “오래갈 건축물의 구조를 짓는 일처럼 가르치는 일은 나에게 가장 큰 기쁨”이라 말했다. <단단한 공부>는 출간 6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공부법의 고전으로 꾸준히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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