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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젊은 날의 숲
김훈 지음 / 문학동네

"포유류가 포유류를 부르는 소리"
김훈이 부드러워졌다. 김훈에게는 좀처럼 용납되지 않던 ‘사랑’과 ‘희망’의 언어가 서서히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김훈의 신작 <내 젊은 날의 숲>은 김훈의 어떤 작품보다도 따뜻하고 애잔하다. 김훈은 여느 때처럼, 어떤 위로도 약효가 없고 어떤 화해로도 풀 수 없는, 질기고 독한 인연의 실타래를 풀어간다.
천문
조연호 지음 / 창비

"시신을 ‘모독’하는 애절한 어휘들"
그의 세 번째 시집인 <천문>은 인류학적 주제들을 극단적으로 정교한 언어로 표현하겠다는 시인의 야심이 더욱 본격화된 시집이라고 할 수 있다. 서로 의미의 거리가 먼 단어들을 한 문장 안에 결합해 배치함으로써 초현실적이며 충격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조연호의 시재(詩才)는 놀라운 면이 있다.
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인문 역사 정의를 이해하는 세 가지 방식"
저자는 정의론의 전체 구도를 ‘정의를 이해하는 세 가지 방식’으로 이해한다. 각각은 행복 극대화, 자유 존중, 그리고 미덕 추구가 정의의 핵심이라고 본다. 공리주의자들에게 옳은 행위란 공리를 극대화하는 행위이다. 도덕적 판단에 계산 가능성을 도입함으로써 공리주의는 도덕철학보다는 도덕과학을 자임한다.
곤충의 밥상
정부희 지음 / 상상의숲

"‘파브르 곤충기’ 뺨치는 감동"
우리는 자연과 함께 살아간다. 자연은 언제, 어디에서나 바로 우리 곁에 있다. 당연히 우리 삶의 터전인 자연에 대한 이해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다고 누구나 자연을 쉽게 파악하고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곤충의 밥상>에서와 같은 세밀하고 정교한 관찰이 그 시작이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
장하준 지음, 김희정.안세민 옮김 / 부키

"주류 경제학자들 펄쩍 뛸 주장"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에서 그는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든다고 우리 모두가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부자들을 위한 정책은 지난 30년 세월 동안 경제성장을 가속화하는 데 실패했다”라고 비판한다. 이런 점에서 장하준 교수의 새 책은 사회양극화 심화와 함께 공정사회 또는 복지국가가 화두로 떠오른 우리나라의 독자들에게 많은 이야깃거리를 던져준다.
일본의 불안을 읽는다
권혁태 지음 / 교양인

"일본의 ‘아이러니’를 읽다"
이 책은 그런 일본의 아이러니를 문화사적으로 박진감 넘치게 해명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실로 이 책을 읽으면서 “아, 멋진 책이군” 할 수 있는 이유는 이런 국가적 아이러니를 지양하기 위해 온몸으로 싸우고 있는 풀뿌리 민중의 현실을 매우 진지하게 조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후전쟁
하랄트 벨처 지음, 윤종석 옮김 / 영림카디널

"기후 변화의 끝은 전쟁 혹은…"
저자는 기후 변화에 사람들이 둔감해지고, 이를 단지 자연현상으로만 인식하게 되는 순간 기후 변화가 참혹한 결과를 가져올 것임을 간파한다. 기후 변화를 야기한 것은 우리 삶의 방식과 현재 사회의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대화에 대한 반성’이라는 시각에서 에너지 집약 방식의 서구형 발전 모델이 아니라 시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필사의 탐독
정성일 지음 / 바다출판사

"영화에 대한 통념을 내리치는 ‘죽비’"
성공담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예술가는, 정성일의 말을 빌리면 ‘세상에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를 드러내는’ 자이다. 아직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는, 행복할 수 없는 시간인 것이다. 영화평론가 정성일의 <필사의 탐독>은 예술로서의 영화에 대한 사랑 고백이고, 제대로 실패하기 위해서는 만에 하나 실패로 가는 탈주를 차단할지 모르는 장치들, 형식들, 서사들의 봉합선을 성찰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울기엔 좀 애매한
최규석 글.그림 / 사계절

"울고 싶은 10대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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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이렇듯 10대들의 ‘울고 싶지만 울기는 좀 모호해서 어찌해야 할지도 모르겠는’ 감정을 보여주면서, 그걸 바라보는 어른들의 부채 의식도 함께 보여준다. 역시 어찌 해줘야 할지 모르겠어서 입에 발린 소리밖에 해줄 수 없는 모습들을 말이다. 작가는 20∼30대에 걸친 자기의 학원강사 생활에서 경험한 것들을 감정 과잉이나 작위적 희망 없이 담아냈다.
따로 또 삼총사
김양미 지음, 오승민 그림 / 창비

"‘나비의 날갯짓’에 실린 희망"
국내외의 살벌한 사건 사고 소식이 난무하는 가운데,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악다구니가 귀청을 찢는 복수 드라마나 걸 그룹의 선정적인 노래와 춤에 눈과 귀를 고정시키는 가운데, 나비의 작은 날갯짓 같은 여린 동화책 한 권이 올해의 책으로 올라와 있는 모습은 어쩐지 애처롭다. 하지만 우리에게 ‘나비 효과’에 대한 믿음이 있는 한 이 날갯짓에 실리는 의미와 희망은 힘을 잃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