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아름다운 분홍빛 구름을 보세요. 마치…… 불행으로 만들어진 솜사탕 같지 않습니까." 구름 사람들은 '정체 모를 사투리를 쓰며 툭하면 품에서 회칼을 꺼내 어루만지는 구름 남자가 부잣집 땅 여자와 사랑에 빠진'(11쪽) 영화로 황금 트로피를 거머쥔 영화감독 덕분에 '굳건했던 사회적 편견'을 한 겹 더 얻는다. 땅 사람들은 철저하게 구름 사람들을 대상화하는데, 구름 사람들은 먹고 사느라 그들의 시선 따위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지상으로부터 1.5킬로미터 떨어진 상공에 정체불명의 오염물질로 이루어진 분홍빛 구름이 생겨난 세계. 땅에 집을 얻을 수 없는 가난한 자들은 구름 위에서 살며 아이를 낳고, 구름 사람으로 태어난 아이들은 그들의 부모처럼 목덜미가 새까맣고 서로를 때리고 남은 걸 슬쩍하고 날품팔이를 하고 서로를 돌보고 사랑하며 살아 간다. <브로콜리 펀치>, <비눗방울 퐁>의 이유리의 첫 장편소설. 계급과 멸시라는 문제를 반짝거리는 포장지로 감싼 사탕 바구니 같은 이야기, 들춰보면 마음이 부스럭거린다.
인공 강우제를 살포해 구름을 철거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이 '허공에 둥둥 떠 있는 거지들의 핑크빛 요새'(15쪽)를 위협하는 순간, 이곳에서 나고 자란 주인공 '하늘'은 자신이 구름 사람이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두 '구름 사람들'임을 자각한다. 선하거나 대견하거나 기특하지 않아도 '하늘'은 스스로가 존엄하다는 사실을 안다. 인물의 내면을 스케치하듯 전진하는 빠른 문장과 함께 '하늘'의 속도로 달리고 싶어지는 소설이다. 영화 <기생충>부터 책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사당동 더하기 25>, <일인칭 가난> 등과 함께 두고 떠들고 싶은 이야기. 이 세계에 대한 문제제기는 이런 빛깔로도 가능하다.
- 소설 MD 김효선
이 책의 한 문장
나, 엄마와 아빠, 그들의 엄마와 아빠, 그리고 그 위로 아무리 거슬러올라가고 올라가도 우리집에는 가난하지 않았던 사람이 없다. 어떻게 된 노릇인지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 돈이 없고 어딘가 아프고 많이 배우지 못한 사람들이었고, 또 귀신같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짝을 지어 똑같은 아이들을 낳았다. 나도 그렇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원과 결혼해 아이를 낳는다면, 그 아이는 나처럼 분홍빛 구름 위를 뛰어다니며 얼굴과 폐가 새까매지겠지. 아래를 내려다보며 뛰어내릴까 고민하는 어른으로 자라겠지.
인생을 둘로 나눈다면 '학생'과 '그 이후'라고 생각한다. 학생의 시간은 연습의 시간이고, 그 이후는 실전의 시간이다. 고된 연습이 곧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그 시간을 얼마나 충실히 통과했는지는 이후의 선택과 태도에 분명한 흔적을 남긴다. 흥미로운 사실은 그 '충실함'에 특별한 비법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수능 만점자들의 인터뷰를 떠올려보라. 화려한 비결 대신 기출을 반복하고, 루틴을 지키고, 실수를 줄이는 단순한 원칙이 되풀이된다. 새로운 것을 더 배우는 일이 아니라, 이미 알고 있는 기본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힘이 결과를 만든다.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에서 우리를 멈춰 세운다. 우리는 이미 충분히 알고 있으면서도, 더 배우면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 속에서 실행을 미루고 있지 않은가. 배움이 목적이 되는 순간, 연습은 끝나지 않고 실전은 영원히 시작되지 않는다.
이 책이 던지는 메시지는 간결하고도 도발적이다. 새로운 지식을 더 쌓기 전에, 지금 가진 것으로 먼저 움직이라는 것! 부족함은 움직인 다음에 채워도 늦지 않다는 것! 우리는 종종 '더 준비된 나'를 기다리느라 '지금 가능한 나'를 외면한다. 하지만 성취의 역사는 완벽한 이해의 끝이 아니라, 서툴고 불완전한 실행의 시작에서 태어난다. 더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이미 아는 것을 써먹는 사람이 앞으로 나아간다. 만약 당신이 준비라는 이름으로 실행을 뒤로 미루고 있다면, 이 책은 조용히 이렇게 말할 것이다. 이제는 배우기를 멈출 시간이다. 그리고, 시작할 시간이다.
- 자기계발 MD 김진해
추천의 글
"더 나아지는 건 충분히 가능하다. 하지만 그 과정에는 집중된 호기심과 끈기가 필요하다. 플린의 책은 성장의 든든한 토대를 제시한다." - 세스 고딘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보랏빛 소가 온다> 저자
"<그만 배우기의 기술>은 영감을 행동으로 옮기게 해주는 궁극의 가이드다. 지나친 고민에서 빠져나와 인생의 가장 큰 목표를 향해 의미 있는 발걸음을 내디딜 준비가 됐다면 이 책이 로드맵이 되어줄 것이다." - 제나 커처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정말 잘 지내고 있나요> 저자)
"과잉 학습은 지금껏 우리가 원하는 일을 가로막아왔다. 정보 과잉으로 멈춰 있던 삶을 행동과 성취, 즐거움으로 가득 채우고 싶은가? 이 책을 읽어라." - 리치 노튼 (베스트셀러 <인생이 바뀌는 시간 관리의 비밀> 저자)
이 책에 대해 무엇부터 설명해야 할까? 엘렌 식수가 ‘여성적 글쓰기’에 관해 쏘아 올린 최초의 텍스트라는 것? 그 유명한 고전이 22년 만에 재번역되어 출간되었다는 것? 경계를 해체하고 넘나드는 텍스트에 걸맞게 파격적인 형식으로 편집되었다는 것? 소개하고 싶고 덧붙이고 싶은 말들이 앞다투어 튀어나온다. 텍스트의 안팎으로 덧붙는 포장이 많다는 말이다.
그러나 책을 펼쳐 들었을 때, 텍스트가 내뿜는 힘은 그 화려한 포장에 전혀 가려지지 않는다. 오히려 그 포장들을 등에 업고 더 강렬한 에너지를 뿜어낸다. 장르의 경계에 한정되지 않는 문체, 여성적 글쓰기를 뜨겁게 독려하는 지적이고도 현실적인 메시지는 긴 시간을 강건히 버텨내어, 더 또렷해진 상태로 이 시대의 여성들에게 공명한다.
텍스트가 세월에 녹슬었다면, 이 책은 그저 아름다운 굿즈로 남았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문장이 여전히 생생함과 폭발력을 품은 채, 이 책은 의미 깊은 책으로서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한다. 다시 만나게 되어 그저 반가울 뿐이다.
- 인문 MD 김경영
이 책의 한 문장
“사회적 성공과 승화를 권유받은 남성보다 여성들은 더 몸이다. 더 몸이기에 더욱 글쓰기이다. [……] 입을 열기 전에 만 번에 일곱 번을 곱한 만큼 입안에서 혀를 돌리고, 결국 말을 하지 않는 여자, 그 여자는 그래서 죽었든지 아니면 자기 혀와 입을 어느 누구보다 잘 안다. 지금, 나·여성은 법을 폭파할 것이다. 이제 폭발이 가능하고 불가피하다. 그리고 폭발은, 당장, 언어 안에서 일어나야 한다.”
'비룡소 스토리킹 수상작'은 어린이 심사위원 100명이 직접 작품을 뽑는 특별한 문학상이다. '어린이에 의한, 어린이를 위한' 작품으로 선택된다는 것만으로도 그 의미는 남다르다. 제13회 수상작 <요괴 객주 호원각>은 한국적 판타지 요소를 풍성하게 담아낸 동화로, 어른 독자까지 매료시키기에 손색없다.
요괴 어머니와 인간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호리는 동네에서 '반지기'라 불리며 외면당한다. 무엇이든 변신할 수 있는 둔갑술을 지녔지만, 정작 그 능력을 모른 채 살아가던 호리는, 어느 날, 요괴들만 드나들 수 있는 신비로운 공간 '호원각'에 발을 들이게 된다. 그곳에서 죽은 어머니의 모습을 한 요괴를 만나 그만 꼬임에 넘어가고, 결국 호원각을 큰 위기에 빠트린다.
각종 귀물과 요괴가 등장하는 호원각의 세계가 무척 매혹적으로 그려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어 내려가게 만든다. 수련을 통해 잠재된 힘을 깨워 가는 호리의 성장, 그리고 자신의 실수로 위기에 처한 호원각을 스스로 구해내려는 선택이 박진감 넘치게 펼쳐진다. 한국형 판타지 동화가 이토록 흡인력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읽는 내내 새삼 실감하게 하는 작품이다.
- 어린이 MD 송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