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헤더배너
폭탄 베르베르 씨, 오늘은 뭘 쓰.. 유현준의 인문 건축 기행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2023 일본 미스터리 랭킹 1위 석권"
폭탄
오승호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장바구니 담기자세히 보기100자평 쓰기
"10시 정각. 아키하바라 쪽에서 분명 무슨 일이 일어날 겁니다." 술에 취해 자판기를 훼손해 인근 경찰서로 붙잡혀온 남자가 왠지 촉이 온다며 내뱉은 이 말에 귀 기울인 경찰은 한 명도 없었다. "술이 덜 깼나?" 하는 비아냥은 10시 정각에 폭발 사고 신고가 들어오며 서늘한 공포로 변한다. 남자가 히죽거리며 말을 잇는다. "제 촉대로라면 지금부터 총 3회, 이다음에는 한 시간 후에 폭발이 일어날 겁니다."

가벼운 상해 사건이었던 이 건은 금세 최우선 순위로 격상되고, 본청 형사들이 취조실로 들이닥친다. 베테랑 형사들을 앞에 두고 남자는 선문답을 연상케하는 말을 늘어놓으며 '아홉 개의 꼬리'라는 퀴즈 게임을 제안한다. 어쩔 수 없이 제한 시간을 두고 그와 마주 앉아 절박한 게임에 참여하게 된 경찰. 허술한 주취자로 생각했던 남자가 "하지만 폭발한다고 해서 딱히 문제 될 것 없지 않나요?" 하며 싱글벙글거리고, 사건의 전모가 예상을 가히 뛰어넘는다는 것이 밝혀지며 취조실에는 오싹함이 감돈다. 이들은 폭발을 막을 수 있을까.

"한 번 '있다'고 생각하면 '없다'고 증명될 때까지 공포에 떨어야" 하는 시한폭탄의 속성이 그대로 녹아있는 강렬한 긴박감 속에서, 인간 본성과 타인의 범위에 대한 깊고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소설. "인간의 본성은 흑과 백이 아니라 흑색과 회색이다."라는 격언이 떠오르는 수작이다. 2023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1위, '미스터리가 읽고 싶어!' 1위를 비롯해 미스터리 랭킹을 석권하며 일본 추리소설계를 뒤흔들고 국내에서도 출간 전부터 소문이 무성했던 <폭탄>. 그 긴박한 추리 게임으로의 초대장이 도착했다. - 소설 MD 권벼리
이 책의 첫 문장
일요일에 아키하바라가 이렇게나 붐비는구나.

이 책의 한 문장
“아무것도 아닌 사람은 없습니다.” “아뇨, 있습니다. 정확히 제가 그래요. 아니, 저만 그런 건 아니죠. 저 같은 사람, 찾아보면 꽤 많을걸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아무것도 생산해 내지 못하고 그 누구에게도 주목받지 못하는 존재. 길가에 널린 돌멩이 같은, 그런 존재 말입니다. 좋은 신발을 신고 걷는 사람들은 그런 돌멩이를 걷어차도 아무렇지 않겠죠? 아프기는커녕 간지럽지도 않겠죠? 그래 봐야 돌멩이니까요. 얼굴 없는 인간입니다. 놋페라보(얼굴에 눈과 코, 입이 없는 일본의 요괴-옮긴이)예요. 그런 건 인간이라 할 수 없죠. 상대해 봐야 득 될 게 없고 손해만 볼 뿐입니다. 그러니 그냥 지나치는 거예요. 기요미야 형사님도 그러시죠? 길가에 있는 존재들은 그냥 지나쳐 오셨잖아요. 단 한 번도 관심을 가져 본 적이 없으시죠?”

추천의 글
이 작가는 자신의 최고 걸작을 어디까지 갱신할 것인가.
- 센가이 아키유키 (일본 미스터리 평론가)

작가의 집대성이라고 부를 만한 충격적인 폭탄 서스펜스이자 미스터리의 폭탄. 취급 주의.
- 오모리 노조미 (평론가)

이 작품을 읽으면 내 안에 있는 악의의 총량을 알게 될 것이다.
- 사쿠라이 미레이 (서점 직원)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베르나르 베르베르, 삶과 글쓰기에 관한 자기 고백"
베르베르 씨, 오늘은 뭘 쓰세요?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장바구니 담기자세히 보기100자평 쓰기
창작의 원천, 상상력을 촉발하는 방대한 이야기를 담은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사랑스럽고 신비로운 고양이의 세계를 기록한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고양이 백과사전> 두 권의 에세이를 선보인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처음으로 자기 고백의 이야기를 펴냈다.

첫 단편소설 「벼룩의 추억」을 쓴 유년기부터 <개미>로 데뷔한 신인 시절을 거쳐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로 우뚝 선 현재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3천만 부 판매, 35개 언어 출간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어떻게 이어올 수 있었는지, 이 책에서 그 답을 찾는다. 작가는 지난 30년을 돌아보며 삶이 곧 소설이고, 소설이 곧 삶이 되어온 날들과, 작가만이 지켜온 글쓰기의 비밀을 숨김없이 털어놓는다. 여러 위기를 겪으면서도 성실하게 글쓰기에 매진해온 삶의 과정이 소설처럼 유려하게 이어진다. 작가는 책의 말미에 글을 쓸 힘이 있는 한, 내 책을 읽어 줄 독자가 존재하는 한 계속 쓸 것이라 고백한다. 앞으로 진화해 나갈 그의 작품 세계가 기대된다. - 에세이 MD 송진경
이 책의 첫 문장
「다 끝났어, 넌 죽은 목숨이야.」

이 책의 한 문장
“지금도 좋지만 난 아빠가 더 잘 쑬 수 있다고 믿어요. 다시 써보세요.” 아들이 이런 말을 서슴지 않고 할 수 있는 건 그렇게 키워서인지도 모른다. 나 역시 아들에게 똑같은 조언을 아무렇지 않게 해준다. 우리 누구에게나 더 발전할 가능성이 있지 않은가. 글을 쓸 힘이 있는 한, 내 책을 읽어 줄 독자가 존재하는 한, 그리고 (어머니가 겪었던 이 병은 집안 내력이긴 하지만) 알츠하이머병에 걸리지 않는 한 계속 쓸 생각이다. 내 삶의 소설이 결말에 이르러 이 책의 첫 문장처럼 <다 끝났어, 넌 죽은 죽은 목숨이야> 하고 끝을 알려 줄 때까지.

북트레일러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영감을 주는 30개의 건축물"
유현준의 인문 건축 기행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장바구니 담기자세히 보기100자평 쓰기
건축가 유현준이 감명받거나 영감을 얻은 30개의 건축물을 소개한다. 건축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한 독자들에겐 기초 교양으로 적절하여, 저자의 팬들에겐 취향의 핵심을 엿볼 기회라 반가운 책이다.

책은 건축 기행이라는 콘셉트에 맞추어 건축물들을 소개한다. 저명한 건축물들인 만큼 완전히 낯선 이름들은 아니지만 건축가에 대한 소개와 건축 배경과 특징들에 대한 설명을 함께 읽으면 역시 새롭고 흥미롭게 느껴진다. 유현준은 “재미난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친구에게 소개하고 싶어 안달 난” 것 같은 기분으로 이 건축물들을 소개했다고 하는데, 마음에서 우러난 추천은 실패가 없는 법이다. 이 들뜬 마음을 넘겨받아 즐겁게 읽다가 현실로 경험해 보고 싶은 건축물들의 목록을 만들어 여행을 계획해 봐도 좋겠다. - 인문 MD 김경영
이 책의 한 문장
여기서 소개하는 건축 작품들은 하나같이 시각의 대전환을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이전에 당연하게 받아들이던 것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공간을 창조한 사람들의 흔적이다. 별생각 없이 조상이 하던 대로 따라 짓던 건축가가 아닌, 수백 년 된 전통을 뒤집거나 비트는 혁명적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 건축가들은 벽, 창문, 문, 계단 등을 이용해 세상을 바꾼 혁명가들이고 대중에게 새로운 깨달음을 준 철학자들이다.

북트레일러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비인간이 인생을 맞닥뜨린다면"
인생 연구
정지돈 지음 / 창비
장바구니 담기자세히 보기100자평 쓰기
오노레 드 발자크는 1800년대의 인간들이 자신이 처한 삶을 연기하는, 우스꽝스럽고 애처로운 풍경을 '인간 희극'이라는 세계관으로 구현했다. 2000년대의 소설가 정지돈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이지만 어딘가 뒤틀리거나 결여되어 있는' 사람들을 보여주는 소설집 <인생 연구>를 보며 나는 어쩐지 발자크가 시도한 풍속 연구를 떠올렸다. 소설집을 여는 첫 소설 <우리의 스크린은 서로를 바라본다>에서 주인공인 '나'는 한때 나와 같은 집에 살았던 '안젤라'와 걸으면서 그녀와 함께할 수도 있었던, 라라랜드적인 순간을 상상한다. '내셔널지오그래피의 한 장면처럼 보편적인 일생(21쪽)은 울고 말하고 똥싸고... 등등의 풍경을 거쳐 죽음에 이른다. 그리고 '우리는 곧 목적지에 도착했다.'(같은 쪽)는 문장이 '죽음'의 이미지에 겹쳐진다. 우리는 필멸할 것이다. '모든 사람의 삶은 닮아있는 것 같다고'(29쪽) 말하는 안젤라의 말이 귀에 잘 녹아드는 것은, 결국 우리 다수의 삶이 제 방식으로 뒤틀렸다는 점에서 뻔하기 때문이 아닐까.

이 소설집에 실린 마지막 소설 <끝없이 두갈래로 갈라지는 복도가 있는 회사>는 ChatGPT와의 '협업'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정지돈은 자신의 소설이 '비인간적'이라는 맥락으로 읽히며 동료들 사이에서 인구(인간 구글)이라고 놀림받았던 2016년의 경험을 끌어와 2023년의 감각으로 ChatGPT에게 질문하며 소설을 창작했다. '정보와 지식의 영역에서, 재조합, 배치, 조립의 방식'으로 소설을 써온 인간 소설가와 '끝없이 두갈래로 갈라지는 복도가 있는 회사'라는 설정의 문장을 반복해 학습하며 조금 다른 버전의 문장을 뱉어내는 인공지능은 얼마나 다를 수 있을까. 미노타우로스의 미궁과 지금 우리가 선 자리는 얼마나 다른가. 내가 맞닥뜨린 이 버전의 인생을 연기하며, 나 역시 이 소설과 함께 내 인생을 연구해보려 한다. - 소설 MD 김효선
이 책의 첫 문장
공포 소설 비슷한 걸 쓰고 싶은데 마땅한 소재가 없었다.

이 책의 한 문장
광인들의 특징은 자신이 정신적으로 건강하다고 믿는 것이다. 정신병의 첫번째 증상은 자신이 미쳐가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정상인들도(그런 사람이 있다면) 위와 동일하게 생각한다는 데 있다. 그렇다면 둘의 경계는 어떻게 나뉠까. 자신의 위치를 알 수 있는 객관적인 방법이 존재할까.

북트레일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