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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 보통 일베들의 시대 일본이 선진국에서 탈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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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부커상 최종후보, 지식의 절정과 파열"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
벵하민 라바투트 지음, 노승영 옮김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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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은 중력장 방정식을 알아냈지만 해를 구하지 못했다. 생전엔 풀지 못하리라 확신했다. 1차 세계대전 참호에서 온 편지는 그래서 기적이었다. 해를 풀었다는 독일군 중위 슈바르츠실트의 편지. 그 해는 정확했지만 한 가지 기묘한 점이 있었다. 큰 질량이 아주 작은 면적에 집중될 때, 시공간이 무한히 휘어져 스스로를 감싸고 결국에는 시공간을 닫아버리는 특이한 해가 있었던 것이다. 이는 어떤 물체라도 이 바닥 없는 구덩이 같은 것과 만나면 우주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 있음을 의미했다. 아인슈타인을 비롯해 누구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우주가 질서를 벗어나 그런 무의 심연에 도달할 리 없었다.

슈바르츠실트는 자기 논리의 오류를 찾고자 광적으로 연구에 몰두하지만 잘못된 부분을 찾지 못한다. 엄습하는 공포. 그것은 하나의 사실만을 가리킨다. "물질이 괴물을 낳을 수 있다." 그렇다면 물리학도, 어떤 학문도 아무 의미가 없지 않은가. 혼돈 속에서 그는 이 개념을 인간에게 적용해본다. "수백만 명의 인간 의지가 하나의 정신 공간에 압축되어 하나의 목적에 동원되면 현실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질까?" 이내 그는 확신한다. 이미 조국 독일을 휩쓴 광기, 누구도 이성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유럽 문명의 붕괴가 이 법칙에 의한 것임을. 그때 그의 내면에서 무언가 모조리 무너져내린다. 수십년 후, 학계는 슈바르츠실트의 발견을 공식 인정하며 이를 '블랙홀'이라 명명한다. 블랙홀을 처음 발견한 자가 스스로 파국을 맞은 이후에.

오늘의 세계가 있기까지. 이제 영원한 진리로 통하는 과학사의 위대한 개념들을 처음 발견한 사람들이 있었다. 인간 정신을 극한으로 밀어붙여 만나는 지식의 절정. 신비에 싸인 세계가 마침내 실체를 보여줄 때, 환희는 찰나에 그치고 깊은 곳을 봐버린 자의 고독이 시작된다. 일상으로부터 탈출해 깊은 곳의 영토에 발을 들인 자들은 끝내 일상으로 돌아올 길을 잃고 만다. 이들은 탈출로 인해 자신의 전부가 부서져 버릴 수도 있다는 위험을 알지 못했다. 과학과 인간 사이, 작가는 길이 끊어진 두 세계를 잇기 위해 문학의 시선을 도입한다. 불가해의 영역을 인식하려는, 오로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시도로서. 그렇게 아름답고도 쓸쓸한 이야기들이 남았다. 황량함 속에서 황홀한 빛을 발하고 있는. - 소설 MD 권벼리
이 책의 첫 문장
뉘른베르크 전범 재판 전날 밤 건강진단에서 의사들은 나치 지도자 헤르만 괴링의 손톱과 발톱이 새빨갛게 물든 것을 발견했다.

추천의 글
나의 물리 영웅들이 바로 눈앞에서 이야기하는 착각에 빠졌다. 신박하다는 표현은 이럴 때 쓰라고 만들어진 단어가 아닐까.
- 김상욱

모든 대학의 교과 과정이 과학사와 사상의 역사에 관해 질문하는 이 철학적 소설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수도 있겠다. 견딜 수 없을 만큼 아이러니하고 스산한 이 작품은 대단한 걸작이다.
- 조이스 캐롤 오츠

W. G. 제발트, 혹은 올가 토카르추크의 작품들을 떠올리게 하는 산문적인 명상이다. 이어지는 일련의 이야기들은 과학자들의 전기를 절묘하게 엮으면서 상상의 영토로의 모험을 감행하게 한다.
- 뉴요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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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연한 혐오의 시대, 다시 일베를 들여다보기"
보통 일베들의 시대
김학준 지음 / 오월의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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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적극적 혐오를 일삼는 이들에겐 '일베'라는 딱지가 붙었었다. 혐오의 강도가 결코 약하진 않았지만 그 시절의 혐오와 반사회적 언행은 일베라는 일탈적 커뮤니티로 게토화되어있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혐오를 놀이의 대상으로 삼는 일베 내부의 문화는 자연스레 더 큰 사회로 흘러나왔고 이제 일베와 일베 아님을 구분하는 것은 큰 의미 없는 일이다. 지금 한국 사회에서 혐오가 퍼지는 방식, 약자를 멸시하고 차별의 자유를 외치며 정치적 옳음을 우습게 여기는 분위기는 일베의 논리와 흡사하다. 하여, 이 책은 현재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혐오를 이해하기 위해 다시 일베를 말한다.

저자는 2014년 화제를 일으켰던 논문, '인터넷 커뮤니티 일베저장소에서 나타나는 혐오와 열광의 감정동학'을 쓴 김학준이다. 이후 8년, 혐오가 깊고 넓어지는 동안 그는 일베가 탄생한 문화적 역사적 맥락, 일베 데이터의 분석, 일베의 특수성과 일반성에 대한 분석 등 논문의 내용을 확장하여 이 책을 펴냈다. 책엔 일베에 대한 구체적이고 빽빽한 증언과 분석이 담겼다. 사회학자 엄기호는 "이 책을 '안전'하게 타자화된 일베라는 '작은' 서클에 대한 이야기로 읽지 않길 바란다.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문제화된 집단'을 문제화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전개되고 있는 정치와 그에 따른 사회적 삶의 변형이기 때문이다."라는 말로 책이 목표하는 바를 강조하며 추천했다. 일베 하지 않는 평범한 일베들의 시대, 장난스럽고 살벌한 혐오의 기원을 짚어보는 책이다. - 사회과학 MD 김경영
이 책의 한 문장
앞으로 지겹도록 확인하겠지만, 일베는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괴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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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일본만의 문제인가?"
일본이 선진국에서 탈락하는 날
노구치 유키오 지음, 박세미 옮김 / 랩콘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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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든 야구든 한일전은 언제나 우리를 뜨겁게 한다. 그러나 대등한 승부를 펼친 스포츠와는 달리 경제는 그간 사정이 좋지 못했다. 그런데 지난 2018년의 일은 우리로 하여금 이제 경제도 해 볼 만하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IMF가 발표한 '구매력 평가 기준 1인당 GDP'에서 한국이 일본을 역전한 것이다. IMD의 '세계경쟁력 연감' 순위에서도 2019년부터 한국이 일본을 앞섰다. 해당 지표들이 국민의 삶을 제대로 투영하고 있지 않다는 비판도 있지만, 의미 있는 일인 것만은 분명하다. 물론 우리가 잘했기 때문이겠지만, 불현듯 궁금해진다. 어떤 문제들이 그렇게 일본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일까.

기나긴 불황에서 탈출하기 위해 아베노믹스라는 기치 아래 불을 지피던 일본이 아니었던가. 저자는 바로 그 아베노믹스와 엔저 정책에서 원인을 찾는다. 그렇게 자국 경제에 일침을 가하는 이는 일본의 경제 석학 노구치 유키오 명예교수다. 그는 고령화, 실질임금 하락, 미진한 디지털 생태계 적응과 같은 성장의 걸림돌을 조목조목 짚으며 이대로라면 일본은 선진국 대열에서 이탈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다. 이것은 비단 그들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책은 저출산, 저성장, 원화 약세 등 비슷한 상황에 놓인 우리가 참고해야 할 조언들로 가득하다. 반면교사는 이럴 때 삼으라고 있는 말이겠다. - 경영 MD 홍성원
이 책의 첫 문장
멈춰버린 일본경제가 심각한 위기 단계에 이르렀다. 이 책에서는 일본경제가 지금까지 수십 년 동안 어떻게 운영되었는지 반성하는 동시에,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전망한다.

이 책의 한 문장
왜 한국이 일본보다 풍요로워졌는가, 그 이유는 명백하다. 한국은 기술 개발에 힘썼고, 생산성을 올렸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일본은 기술이 정체되어 있다. 특히 첨단 정보 관련 분야에서 이러한 차이는 뚜렷하게 나타난다. 한국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라는 양대 제조사가 있는데, 삼성은 세계 최대의 스마트폰 제조사이기도 하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고속통신규격인 '5G'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에 비해 일본에서 5G를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은 아직도 극히 제한적이다. (...) 일본과 한국의 관계가 역전되는 상황은 여러 순위에도 나타난다. (...) '디지털 기술' 항목에서는 한국이 8위, 일본은 27위였다. 또한 국제연합이 발표하는 전자정부 순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일본은 14위인데 비해 한국은 세계 2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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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목련색 기차부터 이집션 블루 자전거까지"
색이름 사전
아라이 미키 지음, 정창미 옮김, 이상명 감수 / 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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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팬톤이 선택한 올해의 색은 오묘한 보라색, '베리 페리Very Peri'라고 한다. 이 색상은 팬톤 넘버 17-3938, RGB값으로 102, 103, 171 이며 HEX코드로 #6667AB, CMYK로 70-63-9-0이라는 코드값을 갖고 있다. 라일락꽃과 수국꽃과 제비꽃 이파리마다, 지나가는 사람의 보라색 스니커즈까지 오손도손 살고있는 이 '70-63-9-0'이라는 코드값의 색상이 이름을 얻기까지 어떤 일이 있었을까? 색의 이름은 어디에서 왔을까?

자목련색 기차부터 이집션 블루 자전거까지, 우리를 둘러싼 색상 중 369가지 색이름을 한 권의 사전으로 엮었다. 일본에서 출간된 원서를 중심으로 하되 한국인이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이름은 감수를 통해 걸러내어 한눈에 색이름을 살피도록 도왔다. 출판 디자이너 등이 참고할 수 있는 정확한 CMYK 값이 있어 실용적이기도 하다. 어울리는 색이 아닌 좋아하는 색과 함께 살고 싶은 여름날이다. 색이름 사전의 148쪽 '아쿠아'색(C20 M0 Y0 K0)을 향해 퐁당 빠지고 싶다. - 예술 MD 김효선
이 책의 한 문장
일상의 순간과 장면에서 의미 있는 색을 하나씩 발견해나가다 보면 그 순간은 의미 있는 사건이 되고 또 어느덧 내 삶의 팔레트는 다채로운 빛깔로 가득 차 있을 것입니다. 백 가지 색의 물감도 안 쓰면 굳어버려 못 쓰게 되듯 우리의 인생 팔레트 색도 자꾸 써야 퇴색되거나 굳지 않고 색색가지 감정이 빛나는 삶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부터 우리의 일상에서 색을 발견하고 기억해봅시다. 지하철 창밖의 빛났던 노을의 색은 원추리꽃색, 고민하는 내 머릿속같이 탁했던 하늘색은 청란색, 마티스 작품에서 발견한 파란색은 코발트 블루 등, 아무쪼록 이 책이 독자 여러분의 ‘일상의 색 찾기’에 조그만 도움과 시작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