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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 …스크롤! 너의 하늘을 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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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노벨문학상, 압둘라자크 구르나 대표작"
낙원
압둘라자크 구르나 지음, 왕은철 옮김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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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이 이럴 거라고 생각하면 기분좋지 않아?" 소년 유수프가 만난 아름다운 폭포의 모습. 세상이 산으로 둘러싸여 빛마저도 녹색을 띠는 곳. 그 부드러운 시간은 찰나에 머문다. 유수프의 현실은 부모와 헤어지고 부유한 이슬람 상인에게 팔려 아프리카 내륙 깊숙한 곳을 향하는 여정 속에 있다. 유럽이 지도를 바꿔놓기 전의 아프리카, 소설은 그 무엇도 미화하거나 뭉뚱그리지 않는다. 여전히 누군가는 부끄러움을 모른 채 약탈하고, 누군가는 짓지도 않은 죄를 뉘우치며 수치스러워한다. 초록빛 풍광은 그 모든 인간사에 아랑곳하지 않고 아름다워서 지옥을 통과하는 이에게도 잠시나마 황홀경을 선사한다.

아랍계 이슬람 동아프리카인이라는 다층적인 소수자의 정체성을 간직하며 영국 사회에서 망명자로 살아온 작가. 압둘라자크 구르나가 그리는 아프리카는 그동안 알지 못했던 다채로움이 가득하다. 아프리카를 말할 때 언제나 따라붙는 흑인 대 백인, 아프리카 대 유럽, 피해자 대 가해자라는 이분법을 넘어서자, 인도양 무역의 중심지 잔지바르 섬에서 공존했던 아랍인, 인도인, 페르시아인, 아시아인, 백인의 면면과 대자연의 아름다움이 지워지지 않고 생생히 보인다.

어떻게 이런 작업이 가능했을까. 작가는 노벨문학상 수상 연설문에서 영국으로 이주하고 나서야 고국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의 역사적 의미와 미래에 끼칠 영향에 대해 비로소 반추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승리자가 만든 역사에서는 실제 일어났던 일들이 변형되거나 생략되고, 새로운 논리에 맞게 재구성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그것은 "인종 해방과 진보에 대한 익숙한 이야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편리한 것"이었다. 그렇기에 작가는 한때 그 안에 속했지만 언젠가 상실했고 이제는 그 바깥에서 바라보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기로 한다. 글이라는 수단을 통해 고국의 도시가 증언하는 과거의 기억들을 있는 그대로 보존하는 것. 가장 잔혹한 기억에서부터 어쩌면 잠시나마 '낙원'을 만난 가장 아름다운 순간까지도.
- 소설 MD 권벼리
이 책의 한 문장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을 포함한 모든 것을 잃게 될 거야. 그리고 젊은 사람들은 훨씬 더 많은 걸 잃게 될 거야. 언젠가 유럽인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것에 젊은 사람들이 침을 뱉게 만들 거야. 그리고 유럽의 법과 세상에 대한 그들의 이야기를 암송하게 할 거야. 그것이 신성한 말이라도 되는 듯이 말이야.

추천의 글
"식민주의의 영향과 대륙 간 문화 간 격차 속에서 난민이 처한 운명을 타협 없이, 연민어린 시선으로 통찰했다."
- 스웨덴 한림원 노벨문학상 선정 이유

유럽 열강의 제국주의자들에 의해 완전히 장악당하기 직전, 에덴동산과 같은 아프리카 대륙 자연의 아름다움을 선명하고 강력하게 환기시킨다. 구르나는 아프리카의 이슬람교도들과 인도 상인들, 유럽인 농부들, 그리고 원주민 부족들 사이에 들끓는 적대감을 놀랍게 그려낸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다층적이고 격렬하며, 아름다우면서도 낯설다. 아프리카와 알려지지 않은 이들의 힘에 관한 시적이면서도 생생한 마법 같은 책.
- 인디펜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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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소설을 썼다"
…스크롤!
정지돈 지음 /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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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안전한 장르이다. 허구라는 점에서 그렇다. 역사적 사실과 다른 이가 이미 배포한 상상(문학으로 인정받아 이 땅에 존재하는 온갖 문장들)과 자신의 이야기를 조합해 새로운 패턴의 직물을 보여주던 작가 정지돈에게는 특히 그렇다. 이 소설에서 어떤 사람들의 재수없음이, 어떤 장소의 부조리함이 연상된다고 해도 이것은 소설이다. <돈 룩 업>의 대통령 메릴 스트립의 모습에서 연상되는 인물이 있다 해도, 해당 영화가 픽션이듯.

소설은 SE와 NE 두 가지를 축으로 전개된다. 팬데믹과 코인 광풍 등이 휩쓸고 지나간 근미래. 증강-가상 현실에 기반을 둔 '메타플렉스'의 중심 공간, '메타북스' 점원들은 지리멸렬함과 싸운다. 한편 전 세계적으로 창궐하는 음모론을 파괴하기 위해 창설된 초국가적 단체 ‘미신 파괴자’ 소속 대원들은 '존재론적 행방불명자'가 되어 (이들의 전투는 고골의 '죽은 혼'이 연상되기도 한다...) 음모론의 한가운데로 '내가 싸우듯이' 들이닥친다.

이 소설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정키는 지하철에서 책을 읽다 눈물을 흘렸다."(41쪽)라는 문장이다. 대학 선정 100대 고전이면 '구림', 아무도 모르는 층위의 책이면 '멋짐'이라는 이분법으로 설명할 수 없는 다층위의 감정들, 이 감정들은 소설속에서 비로소 안전하다. 왜 읽고 쓰는가? 소설가 정지돈은 이렇게 쓴다. "단지 실천할 수 있는 일일 뿐이고 그래서 나는 소설을 썼다. 앞으로도 쓸 것이다." - 소설 MD 김효선
이 책의 첫 문장
버려진 요트는 선창 위로 검은 바닷물이 넘실거렸다.

이 책의 한 문장
그는 단지 궁금할 뿐이었다. 어디까지 진실이고 어디까지 거짓인지, 사람들이 왜 이런 이야기에 빠져드는지. 말도 안되는 헛소문, 음모, 스캔들을 사실이라고 믿고 성명을 발표하고 시위에 나서고 분노를 터뜨리는 이유는 뭘까. 이런 현상을 단순히 거짓이나 광기, 어리석음으로 치부하고 밀어 둬도 되는 걸까. 정말 숨겨진 진실이 있는 건 아닐까. 하지만 지우나 정키는 프랜에게 그런 문제는 멀리하라고 말했다. 음모론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건 지성의 부족이나 무딘 취향을 뜻하는 것이기 때문에 무시하는 것 말고 다른 태도를 취하는 건 위험하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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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이 곧 차별점이다"
사고 싶게 만드는 것들
폴린 브라운 지음, 진주 K. 가디너 옮김 / 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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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에서 고객을 오래 붙들기 위해 느린 음악을 틀어 놓는다는 등의 마케팅 전략은 익숙하다. 그러나 와인잔 유리의 두께에 따라 같은 와인의 맛이 다르게 느껴진다는 사실을 믿을 수 있는가? 잔의 유리가 얇을 수록 와인이 더 품격 있게 느껴진다고 한다. 때문에 고급 레스토랑에서는 와인 가격대에 따라 와인잔을 달리함으로써 그 격을 맞춘다. 우리는 9km 상공에서 미각과 후각을 잃은 채로 기내식의 품질을 논하기도 한다. 이처럼 우리는 제품의 품질 자체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것들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그 비중은 무려 85%나 된다.

그럼에도 기업은 15%에 불과한 기능과 품질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려 한다. 세계적 명품 브랜드 그룹의 북미 회장을 지낸 저자는 그래서는 소비자들의 염원을 따라잡을 수 없으며, 제품을 통해 꿈을 꾸고자 하는 그들의 욕망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가 강조하는 미학 비즈니스는 디자인의 아름다움, 그 이상의 영역이다. 저자의 하버드 경영대학원 강의를 정리한 이 책은 무엇보다도 경험을 중시하는 오늘날 마케팅이 나아가야 할 길을 보여준다. 그 미학의 가치, 즉 고객들에게 미적 기쁨을 주는 일은 뷰티/패션 업계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사실과 함께. - 경영 MD 홍성원
이 책의 첫 문장
내가 LVMH에서 맡은 첫 임무 중 하나는 세상에서 제일 오래된 샴페인 하우스 뤼나르, 이탈리아 귀금속 회사인 불가리 등 LVMH 소속 브랜드들의 내부 운영 방식을 자세히 관찰하는 일이었다.

이 책의 한 문장
미학은 곧, 차별점이다. 1,000달러가 훌쩍 넘는 아이폰 X를 사려고 줄을 서거나, 테슬라 자동차 구매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자 흔쾌히 예약금 1,000달러를 내는 이유가 바로 '미학'이다. 미학은 에어비앤비가 그보다 20년이나 앞서 설립된 인터넷 회사와 세계에서 가장 큰 호텔 체인을 모두 제치고 굴지의 숙박 공유 플랫폼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해준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느끼는 예약 경험의 미학은 직관적이고 즐겁다. (...) 미학이 어떻게 자신의 사업에 이익을 불러올지를, 그리고 미학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확실하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이해하게 되는 순간, 그 사업이 오랜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극적으로 치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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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만에 만나는 박노해 시집"
너의 하늘을 보아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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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효리는 사랑에 지쳤을 무렵 박노해의 시를 만났다.

사랑을 구하려고 두리번거리지 않았지
사랑으로 살다 보니 사랑이 찾아왔지

강아지를 사랑하는 자신의 마음이 스스로를 괴롭히던 무렵,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라는 시집의 제목마저 자신에게 하는 말로 들렸다고 말하며 이효리는 박노해의 시집을 추천했다. 독자의 사랑을 받은 붉은 시집 이후 12년이 지나 푸른 빛 시집이 이제 독자를 찾았다.

"가난이 서러울 땐 하늘을 보았어요 / 죽은 아빠가 그리울 땐 하늘을 보았어요 / 억울하고 따돌림당하고 외로운 날엔 / 홀로 먼 길을 돌아가며 하늘을 보았어요" (<하늘을 보는 소년> 中) 박노해의 시를 읽을 때엔 아름다운 단어들을 알아야 할 필요가 없다. 그저 설운 마음이면 충분하다. 어두운 하늘을 밝힐 301편의 시를 건네며 시인이 말한다. "우리 모두에게는 자신만의 하늘이 있다." - 시 MD 김효선
이 책의 한 문장
좋은 것들은 다 내 앞에 있다 남겨둔 생의 선물들이 위대한 생의 소재들이 오래 품어온 가능성과 희망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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