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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소감 고구마유 모국어는 차라리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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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필요한 공부는 공부가 아니다"
공부의 본질
이윤규 지음 / 빅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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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A와 B에게 엄청난 엑셀 자료가 주어졌다. 두 사람은 발표 항목에 맞게끔 자료를 정리해야 한다. 시한은 퇴근 전까지. A는 함수를 어떻게 활용하면 반복 작업을 줄일 수 있을지 고민한다. B는 지금 그런 걸 검색할 시간이 어디 있냐며 작업을 시작한다. 그날 저녁, 두 사람 모두 자료 제출을 마치고 정시 퇴근에 성공했다. 그러나 업무의 질은 결코 같지 않다. 오후부터 일상 업무에 복귀할 수 있었던 A와 그날 할 일을 모두 내일로 미룰 수밖에 없었던 B 중에서 아마 회사는 A를 일 잘하는 직원으로 평가할 것이다. 이제 같은 상황을 공부에 대입해 보자. 그래도 같은 평가가 내려질까?

공부를 후다닥 마치고 놀러 나간 A와 온종일 책상에 앉아 씨름하는 B 가운데 우리와 우리 부모님들이 선호했던 풍경은 B다. 그런데 정작 성적은 A가 좋았다. 우리는 왜 A를 선망하면서도 B처럼 공부했을까? 저자 이윤규 변호사는 '훌륭한 수험생'이 되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고 일갈한다. 공부라는 행위에 집중하지 말자는 것. 그것도 잘못된 방법으로 말이다. 공부 역시 속도보다 방향이어서, 올바른 방향 설정 없는 속도 경쟁은 힘든 싸움이라고 말한다. 공부를 효율적으로 지속해 내고 삶의 성취로 연결하기 위해, 우리는 그 본질에 조금 더 가까워질 필요가 있다. 제대로 된 공부법과 함께. - 경영 MD 홍성원
이 책의 첫 문장
"변호사님, 저한테 따끔한 말 좀 해주세요. 저 진짜 정신 차려야 해요. 의지박약이에요." 얼마 전 1:1 지도를 맡았던 9급 공무원 시험 수험생이 나와 상담을 하며 처음 한 말이다.

이 책의 한 문장
"수업 시간에 열심히 듣고 필기하는 것은 사실 선생님에게 잘 보이기 위한 행동에 불과하다." 나는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학창 시절을 되돌아 보거나, 현재 내 법학 강의를 듣는 학생들을 살펴봤을 때 책에 나오는 말을 불필요하게 다 필기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정리'라는 과정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에 불필요하게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에 불과하다. ...뭔가 얘기를 들었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것은 상대방이 이야기를 잘못한 원인도 있겠지만, 내가 제대로 머릿속에 정리를 하며 듣지 못한 원인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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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혼비, 다정에서 얻은 작고 소중한 것들"
다정소감
김혼비 지음 / (주)안온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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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하고 호쾌한 축구를 하고, 종횡무진 술의 세계를 누비고, 지역 축제를 신명 나게 즐긴 경험을 뛰어난 필력으로 전한 김혼비 작가가, 이번에는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 당연해지지 않은 지금의 우리에게 의미 있는 이야기를 건넨다.

작가는 힘에 부쳐 주저앉은 마음을 일으켜 세울 수 있는 건 우리 삶의 사이사이에 깃든 '다정의 기억들'을 불러오는 것이라고 말하며, 여러 시간을 통과하는 동안 소중히 쌓아온 다정들을 꺼내놓는다. 동네 마트에서 김솔통을 발견하고 '김에 기름 바르는 것만큼의 중요성을 가지고 있는' 김솔통 같은 글을 쓰겠다고 다짐했던 순간. 축구를 통해 얼마나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몸이 되었는지, 축구장에서 만난 언니들을 보며 이후 인생에서 얼마나 많은 가능성이 열릴지를 깨달았던 순간. 친구가 20시간을 들여 정성스럽게 끓여준 사리곰탕면을 먹으며 스스로를 하찮게 여겼던 마음을 버리고 소중한 존재란 감각을 되찾았던 순간. 몸과 마음의 근육을 키우고, 자신을 단단하게 지킬 수 있게 만들어준 그 모든 다정의 순간들과 온기가 <다정소감>을 가득 채운다. - 에세이 MD 송진경
이 책의 첫 문장
여름을 힘들어한다. 더워서라기보다는 소란스러워서다.

추천사
김혼비는 지금의 김혼비가 되기 위해 그동안 얼마나 많은 마음을 묶었던 것일까. 또 얼마나 자주 이 마음을 풀어보았을까. 분명한 것은 작가의 다정은 작가의 다감이 만들었다는 것이다. 다정을 느껴본 사람은 다정을 느끼게 할 수도 있으니까. 큰 웃음소리를 가진 이가 가장 호쾌하게 선언할 수 있는 것처럼. 혹은 혼자 울며 숨죽였던 시간들이 먼 곳의 작은 울음에 귀를 기울이게 해주는 것처럼. - 박준 (시인)

그는 따뜻한 사람이다. 인쇄된 글자들에 온기가 스며 있어, 나는 어쩐지 그의 필체도 알 듯하다. 언젠가 우리가 만난다면 필체를 확인해볼 참이다. 종이에 써달라고 청할 문구도 책에서 찾아두었다. “다정을 다짐했다.” - 김소영 (『어린이라는 세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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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구마> 두 번째 이야기가 찾아왔어유! "
고구마유
사이다 지음 / 반달(킨더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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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하고 신나는 말놀이 그림책 <고구마구마> 의 사랑스러운 고구마들이 정겨운 충청도 사투리로 돌아왔다!

"여기가 어디유? 난 누구유?" 높은 곳에서 떨어져 울고 있는 작은 고구마. '보옥' '부식' '부왕' '보로로' 방귀쟁이 고구마 친구들은 길 잃은 작은 고구마의 집을 찾아 함께 길을 떠난다. "우리가 힘을 합치면 못할 게 뭐가 있겠시유. 모두 손을 잡아유!" 땅속을 헤치고 강을 건너고 절벽을 올라 친구의 집을 찾은 고구마들. 작은 고구마가 맛있는 식사를 대접한다. "지쳤을 때는 죽이 죽이지유" 자, 이제 고구마 친구들의 모험은 끝났을까유?

재미난 말놀이, 구수한 사투리, 냄새가 들리는 듯한 방귀 소리. 아이들의 깔깔거리는 웃음소리가 귓가에 울리는 듯하다. - 유아 MD 강미연
이 책의 한 문장
참말로 죽이네유. 지쳤을 때는 죽이 죽이지유. 더 주세유. 고구마 죽이유, 죽이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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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사라진 것을 사랑하는 기쁨과 슬픔"
모국어는 차라리 침묵
목정원 지음 / 아침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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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정원은 공연예술이론가다. 파리에서 6년을 살며 아름다움에 대해 말하는 법을 공부했다. 작가는 '발생하는 동시에 소멸하는 예술'(5쪽)을 사랑한다. 그리하여 그는 서평도, 영화평도 아닌 공연에 관한 이야기를 쓴다. '공연을 보자마자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일을 매우 싫어'(66쪽)하는 작가는 사라지고야 말 것들이 남긴 궤적마저 스러지고 난 자리에서 비로소 조심스럽게 말을 시작한다. "나로부터, 우리의 진창으로부터, 멀리 있기 때문에 사랑할 수 있는 것들."(진은영, 그 머나먼, 184쪽 인용)에 대한 말은 그래서 늘 조금 늦게 도착한다.

2011년 개봉한 피나 바우쉬의 영화를 감명 깊게 보았다 해도 우리는 더는 피나 바우쉬의 춤을 볼 수 없다. 그가 연기한 <봄의 제전>을 창작한 니진스키는 어떠한가. (니진스키의 전기에서 <봄의 제전>은 이렇게 기억된다. 당시 사용했던 의상은 아직 남아있었지만, "그러나 아무도 니진스키의 안무를 기억하지 못했다." <니진스키>, 983쪽, 2021년, 을유문화사) 니진스키를 사랑하는 많은 이들이 한번도 본 적 없는 춤을 사랑한다. 춤은 이미 사라져버렸고, "거기서 살아 있고, 반짝였으며 끝내 흘러가버린 것들이 실은 전부임을"(29쪽) 알면서도.

'훗날 죽음 후에, 내가 놓쳐 보지 못한 공연들이 모여 사는 세계가 있어, 거기서 평생 그것들을 다시 볼 수 있기를.'(36쪽) 작가와 같은 꿈을 꾸는 사람이라면 이 지극한 사랑의 기쁨과 슬픔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이 슬픔을 알면서도 "나의 몸을 가지고 당신의 고통속으로 거주하러 들어가기" (155쪽)를 선택한 사람들이라면 목정원의 나직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는 것이 어떨까.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이미 사라져버린 아름다운 것들을 회상하며, 그것들을 여전히 사랑하고 있는 나 자신에 대해 생각했다. 참지 못하고 단번에 읽게 되는 책이 있고, 참을 수 없어 아껴가며 천천히 읽게 되는 책이 있다. 목정원의 예술 산문은 후자의 책이다. - 소설 MD 김효선
이 책의 한 문장
만일 그가 춤만 추었더라면, 왕자이거나 광대이기만 했으면, 세상은 그를 사랑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날아오르기를 멈추고 땅을 굴렀으므로 세상도 그에 대한 사랑을 멈췄다. 물론 사랑과 고독은 호환되는 항목이 아니기에, 춤만 추었다 해도, 사랑받았다 해도, 그는 깊이 고독했을 것이다. 해서 그는 천재 무용수로 남지 않고, 스스로 외면당한 안무가가 되었다. ― 「봄의 제전」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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