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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보석 가게 마석관 1 우리가 날씨다 아무것도 안 하는 녀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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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조금은 덜 외롭도록 해주는"
내일의 연인들
정영수 지음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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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실패할 걸 알면서 산다. 삶은 실은 하루하루 죽음에 가까워지는 것, 덜 젊은 날을 향해 나아가는 것을 멈출 수 없다. 이 죽음이라는 관념을 정영수의 소설처럼 생각해본다. "우리가 새 물건을 그만 사게 되는 순간은 언제인가 (...) 내가 지금 사는 물건이 헌 것이 되는 걸 내 눈으로 보지 못할 것이라는 확신이 드는 순간은 얼마나 나이가 들었을 때일까." (<더 인간적인 말> 87쪽) 정확히 답할 수 없지만 우리가 삶에서 실패할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그런데 그 사람들은 정말 어쩌다 헤어졌을까?"(<내일의 연인들> 72쪽) 연인의 물음 이후 잠시 우리를 감싸는 적막. "그건 거부할 수 있는 종류의 감정이 아니었어(...) 내가 가진 모든 것들이 그 사람을 선택하는 방향으로만 움직이고 있었는데"(<내일의 연인들>, 69쪽)라고 해명할 수밖에 없었던 사랑의 열기도 어느새 식어버린 자리. 연인과 나는 이혼을 앞둔 아는 누나가 비워둔 빌라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며 인생의 여름을 만끽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 시간 역시 언젠가 지나갈 것을 안다. 실패를 예감하고 있는 연인들의 도시 생활. 우리는 왜 소설을 읽고, 연인을 만나고, 대화를 하는가. 정영수의 두번째 소설집 <내일의 연인들>은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문학적으로 시도한다.

정영수는 작가의 말에 "문학이라는 언어로 나누는 대화가 우리를 조금 덜 외롭도록 해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소설을 쓴다고 말했다. 정영수의 시도들은 필연적인 실패를 전제로 하지만, 그 실패는 '차갑지 않다.' (평론가 신형철 추천의 글 中) <우리들>에서 시작해 <두 사람의 세계>에서 마무리되는 이 아름다운 소설집의 주인공들은 무리되기를 두려워하지 않은 채로 계속해서 대화를 나누며 다른 세계를 시도한다. 지적이고 위트있는 문장, 각 단편의 마침표가 찍힌 자리마다 멈추어 소설의 진폭이 만들어낸 공간감을 음미한다. "더이상 우리의 것이 아니기에 거기 영원할 빛"(소설가 김연수 추천의 글 中)이 그곳에 머문다. - 소설 MD 김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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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천당> 작가 히로시마 레이코 최신작"
비밀의 보석 가게 마석관 1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사타케 미호 그림, 김정화 옮김 / 길벗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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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작가 히로시마 레이코의 새로운 판타지물. '마석관'에 전시된 보석들의 이야기가 짧은 이야기 형태로 엮여 있다. 1권에서는 8개의 보석 그리고 8개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수정, 루비, 위석, 묘안석, 문스톤, 터키석, 마노와 자수정, 산호에 얽힌 이야기들은 앞으로 펼쳐질 환상적인 보석의 세계를 기대하게 해준다.

작가의 전작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에서 보여 준 다양한 사람의 모습과 그들의 욕망, 내면 깊숙이 숨겨진 인간성에 관한 표현이 <비밀의 보석 가게 마석관>에서도 유지된다. 욕심에 눈이 멀어 보석을 훔치고 저주를 내리는 사람들은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른다. 반대로 자신을 희생하고 값비싼 보석을 내놓는 이들은 더 큰 행운을 돌려받는다. 작가는 눈앞의 이익보다 먼저 헤아려야 할 것을 8개의 이야기로 설명해준다. "진짜 위대한 것은" 빛나는 보석들의 아름다움이 아니라 "저마다의 보석이 감추고 있는 힘, 보석이 만들어 내는 이야기"이다.
- 어린이 MD 임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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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너선 사프란 포어, 실천하지 못하는 우리에게"
우리가 날씨다
조너선 사프란 포어 지음, 송은주 옮김 /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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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글쓰기를 배울 때, 교수님이 귀에 박히도록 강조했던 말이 아직도 생생하다. "글 쓰는 기분에 젖어있는 상태를 경계하세요." 글을 쓰지도 않으면서 쓰는 기분만 내는 이들이 많고 그런 이들은 당연히 실력이 늘지 않는다는 말이었다. 조너선 사프란 포어가 이번 책에서 하고자 하는 말을 멋대로 한 문장으로 추려본다면 "기후 위기를 막고있다는 기분에 젖어있지 마세요." 정도일 것 같다. 기분만 내면서 죄책감을 덜어서 해결되는 건 아무것도 없다.

이 책은 이미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알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우리가 살던 대로 살 수 있는 미래가 남아있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어쩐지 확실한 실천은 어려운 애매한 상태의 사람들, 그러니까 나 같은 사람이 읽어야 할 책이다. 저자는 '왜 우리는 강렬한 감정에 사로잡혀 기후 위기를 막을 행동을 실천하지 않는가'에 대한 질문으로 책을 연다. 왜 눈앞의 작은 위험에 대해서는 즉각 반응하면서 곧 다가올 거대한 재앙 앞에서는 눈을 돌리는지. 외면하고 싶은 마음의 손을 들어줘버리는지. 그러다 도움이 되지도 않는 작은 실천만 가끔 하고서는 위안까지 얻어버리는지. 그는 이 질문들 앞에서 스스로를 보호하지 않는다. 그 모순의 한가운데에 자신의 갈등하는 내면을 투명하게 드러내고, 우리 모두가 함께 이 나태한 태도를 떨칠 길을 찾아 나선다.

기후 위기 앞에서 위선은 곧 영원한 실패로 연결될 것이다. 무언가 하고 있다는 기분으로 만족할 수 있는 때는 진즉 지났다. 이제는 다 같이 발버둥을 칠 때다. 정확한 방향의 실천을 함께 해나가야 한다. 내 경우 나태해지던 마음에 이 책이 다시 불쏘시개가 되었다. 이 책이 아닌 무엇이라도 좋으니, 각자 어떤 계기들로부터 힘을 얻어 발버둥의 파도가 형성되기를 바란다. 조너선 사프란 포어가 말하고자 하는 바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 사회과학 MD 김경영
이 책의 한 문장
나는 스스로가 건강에 신경 쓰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건강 진단을 받지 않은 지가 몇 년이 되었다. 여러분처럼 나도 생각만으로도 그렇게 될 것처럼 자신을 이러저러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고 있을 동안, 내가 생각하고 있을 동안 - 여러분이 생각할 동안, 우리가 생각할 동안 - 우리가 행동하느냐 행동하지 않느냐에 따라 세상이 생겨나기도 하고 무너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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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득이> 김려령의 새 장편동화"
아무것도 안 하는 녀석들
김려령 지음, 최민호 그림 /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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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집안 사정으로 인해 무허가 비닐하우스에 가족들과 함께 살게 된 현성이와 복잡한 가족관계 속에 놓인 장우는 자연스레 친구가 된다. 철거 직전 비닐하우스를 골라 둘만의 아지트를 만들고 말 그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영상을 찍어 유튜브에 올린다. 반응이 전혀 없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사람들은 즐거워했고 덕분에 현성이와 장우도 기뻐한다.

갑작스레 바뀐 현실 속에서 즐거운 일을 찾아내 일상을 유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삼촌의 거짓말에 속아 비닐하우스로 이사를 한 후 엄마와 아빠가 싸우는 걸 본 현성이는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새엄마가 이사 오고 친형이 일탈을 저지르는 걸 보는 장우 또한 그러할 것이다.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친구를 만나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한다는 것은 바깥의 소란스러움으로부터 멀어지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어떤 사람들은 장우와 현성이의 환경을 보며 불행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겉을 보고 평가하기는 쉽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불행과는 가장 먼 아이들이다. "최선을 다해 지금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이다. 마해송문학상,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김려령이 3년 만에 펴낸 장편 동화. - 어린이 MD 임이지
이 책의 첫 문장
비가 오는 날이면 나는 집에서 북소리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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