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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심과 자율성을 갖기 시작하는 아이들의 심리를 예리하게 꿰뚫은 작품
6 7살이 되면 아이들은 자기 주장이 뚜렷해지고 뭐든 스스로 하고자 하는 마음 또한 강해진다. 특히 독립심과 자율성 책임감 등도 함께 커지면서 선뜻 집안일도 돕고자 한다. 설거지도 하고 화분에 물도 주고 빨래를 개기도 하지만 사실 이 또래 아이들이 제대로 해내는 경우는 드물다.
이 책의 주인공 나나에는 한 번도 집안일을 해 본 적이 없다. 집안일은 엄마나 할머니가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 나나에와 달리 친구들은 빨래를 개거나 욕조 청소 같은 집안일을 돕고 있었다. 그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나나에에게 ‘애기’라며 놀린다. 자존심이 상한 나나에는 집으로 돌아오고 팔을 다친 할머니를 보고는 생각에 잠긴다. 그리고 할머니를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 집안일을 하기 시작한다. 어른을 돕겠다고 나선 여자아이가 "맡겨 주세요!" "내가 할게요!"라고 외치며 고사리 같은 손으로 무언가를 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기특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일을 더 만드는 모습이 걱정스럽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나에가 스스로를 칭찬하며 할머니를 어떻게 도울까 고민하는 모습은 귀엽기 그지없다. 이처럼 이 또래 아이들을 쏙 빼닮은 나나에는 어린이와 부모 독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성취감을 맛보려는 어린이들의 심리와 생활 태도를 예리하게 꿰뚫고 있는 작품임이 틀림없다. 또한 나나에가 할머니를 돕겠다며 집을 엉망으로 만들 때 이를 혼내거나 질책하지 않고 아이를 도와 함께 상황을 풀어 나가는 아빠의 모습은 세상 모든 부모에게 좋은 가르침이 될 것이다.
도움을 주고받으며 더 깊어지는 가족 간의 사랑
나나에는 팔을 다친 할머니를 위해 집안일을 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리고 빨래 개기 먹고 싶었던 간식 할머니에게 양보하기 할머니에게 책 읽어 드리기 저녁밥 준비까지....... 그동안 자신이 할머니에게 받았던 여러 가지 도움들을 그대로 할머니에게 베풀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마음과 달리 저녁밥을 준비하려다 주방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버리고 결국 퇴근한 아빠의 도움을 받기에 이른다.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도움을 받게 된 것이다. 나나에는 자신이 잘 해내지 못했다는 사실에 눈물을 쏟지만 아빠의 격려와 도움을 받아 주먹밥과 수프를 완성하고 할머니와 함께 따뜻한 저녁 식사를 하게 된다. 가족 간의 사랑은 서로가 힘들 때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성숙해진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하는 사랑스러운 작품이다.
인기 그림책 작가 ‘구스노키 시게노리’의 새 작품
베스트셀러 작가 ‘구스노키 시게노리’는 전작 [도우니까 행복해!]에서 가족 외의 사람들에게 베푸는 봉사와 배려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했다. 이 책 [내가 할게요!]에서는 가족 구성원에게 베푸는 도움과 배려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전하고 있다. 바로 우리 주변 아이들의 마음을 보는 것 같은 구체적인 상황과 1인칭 화법을 통해 세밀하게 전달되는 심리 묘사가 읽을수록 어린이와 부모 독자들의 공감은 물론 따뜻한 감동까지 선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