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모든 능력 다 흡수 00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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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1.



나무 묘목 하나가 심어졌다.

누가 심은 건지는 알려져 있지 않았다.

처음에는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

이름조차 모를 나무는 하루하루 커져 나갔다.

금세 사람의 키를 훌쩍 넘은 나무는 일 년도 되지 않아 아름드리 성목이 되었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사람들은 신경을 쓰지 않았다.

동네 주민들은 이런 나무가 자신들의 동네에 있었나 고개만 몇 번 갸웃거릴 뿐이었다.

하지만 더욱 빠르게 자라기 시작한 나무는 어느덧 수십 미터까지 자라고 다 큰 장정이 두 팔로 나무 기둥을 다 감싸지 못할 정도로 커졌다.

“엄청나네.”

“그러게 말이야. 이렇게 빨리 자라는 나무가 있었나?”

마음 주민들은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주변 동네에서나 유명했을 뿐 크게 알려지지는 않았다.

그렇게 더 이상은 크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오산이었다.

나무는 더욱더 커졌다.

족히 백 미터는 되는 듯한 거대한 높이뿐만 아니라 나무 기둥의 폭도 족히 수 미터는 될 법해졌다.

그때부터 방송국에서도 오고 외지인들도 구경하러 찾아왔다.

“아이쿠야! 이장님! 정말로 이 나무가 몇 년 안 된 나무가 맞습니까?”

족히 수백 년은 묵은 나무로 보였다.

“아! 그렇다니까! 분명 작년인가? 재작년인가부터 있던 나무야!”

“에이! 말도 안 돼요! 어떻게 나무가 몇 년도 안 되어서 이렇게 큽니까?”

“정말이에요! 우리 마을에 이런 나무는 없었다니까요!”

동네 사람들도 이장이 했던 말대로 분명 없었던 나무라고 말을 보태었다.

다들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수많은 사람이 전국에서 몰려와 나무를 구경했다.

나무는 더 커졌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다는 빌딩보다 더 컸고 주변의 논밭을 다 집어삼킬 뿐만 아니라 마을의 집들까지도 침범할 정도로 굵어졌다.

족히 수십 미터의 폭을 가진 괴물 나무가 되어 가는 것이다.

“이거 잘라 버려야 하는 거 아닙니까?”

“자른다고? 이걸?”

나무가 커지면 커질수록 많은 사람들이 몰려왔다.

그런 사람들 덕분에 먹고 살 수 있게 된 사람들도 있었다.

“나무를 자르다니! 말도 안 돼!”

“맞아! 절대 안 되지!”

“아니! 그러다가 이 나무가 온 동네를 다 집어삼켜 버리면 어쩌려고 그럽니까!”

“말도 안 되는 소리! 이제 더 이상 안 클 거야!”

누군가는 나무를 베어 내자고 했고 누군가는 반대했다.

외지인들 중에서도 나무를 베는 것을 반대하다 보니 나무를 벨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놓쳐 버렸다.

나무는 계속 자랐다.

“말도 안 돼! 높이가 997m야!”

1km에 육박하는 높이의 나무는 지금까지 기록된 적도 없었다.

폭도 더 넓어져 마을은 나무에 집어삼켜져 버렸다.

이제는 멀리 다른 지역에서까지 나무가 보일 정도였다.

“나무를 잘라 내야겠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의 나무를 잘라낸다면 자칫 위험해질 수도 있습니다.”

웬만한 초대형 건축물을 압도할 정도의 크기였다.

이 거대한 나무를 보기 위해 전 세계의 사람들이 한국으로 몰려왔다.

정부에서는 나무를 베어 내려고 했지만 여전히 반대하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이제는 더 이상 크지 않을 거야! 전 세계의 자랑인 한국나무를 베어내서는 안 돼!”

“맞아! 이렇게 멋진 나무를 베어 낸다니! 나는 반대야! 반대!”

거대한 나무를 한국인들은 한국나무라고 불렀다.

한국나무로 인해 수많은 관광객이 전 세계에서 몰려왔고 그만큼 경제적 효과도 크게 보았다.

마을이 통째로 나무에 집어삼켜졌지만 나무가 심어진 곳은 어차피 도시도 아닌 시골 지역이었기에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렇게 나무는 더 이상 크지 않는 듯했다.

“역시 이것 봐! 더 이상 안 큰다고 했잖아!”

혹시나 대한민국을 전부 집어삼키는 것은 아닌가 걱정했지만 다행히도 나무는 1km 정도의 높이에서 멈추었다.

하지만 그건 나무가 숨 고르기를 하는 것이었다.

나무의 뿌리는 대한민국 땅 아래로 깊게 파고 들어갔고 점차 사방으로 뻗어나갔다.

매서운 겨울 추위를 보낸 나무가 또다시 커지기 시작했다.

다들 당황하는 사이에 나무의 높이는 2km가 되고 기둥의 폭은 수백 미터가 되어 버렸다.

주변의 마을도 도로도 산까지도 다 집어삼키며 커지는 나무에 정부에서도 결국 나무를 해체하기로 했다.

수백 미터의 폭을 가진 나무 기둥이었다.

웬만한 중장비로도 베어 내는 것이 불가능해 보였기에 다소의 위험을 감수하기로 하면서 폭파를 시키기로 했다.

“폭파!”

“폭파!”

쾅!

거대한 콘크리트 건축물도 단번에 무너트릴 수 있을 만큼의 폭약을 사용했다.

하지만 터무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나무의 상처가 빠르게 아물어 갑니다!”

“무슨 소리야! 그게!”

“나무가 더 커지고 있습니다!”

2km에 달하던 나무는 그 두 배가 되었다.

폭도 더욱더 커졌다.

대한민국 정부는 어떻게든 나무를 제거하려고 했다.

너무 독해서 생산을 중단했던 제초제를 나무의 안에 주입하기까지 했다.

그런 큰 노력에도 불구하고 나무는 계속 커져 나갔다.

터무니없게도 나무의 끝자락이 대류권의 경계인 지상으로부터 10km까지 커진 것이다.

폭도 1km에 육박할 만큼 커져서 주변의 도시에까지 영향을 미칠 정도였다.

식물이라면 아니 생물이라면 결코 생존할 수 없을 크기까지 자란 나무에 전 세계의 학자들이 나무를 연구했지만 나무가 어떤 종인지조차 알아내지 못했다.

“더 이상은 자라지 않겠지?”

“그 위로는 성층권으로 분류되니까. 공기의 밀도도 그렇고 식물이 살아남기에는 온도 자체도 너무 낮아.”

“온도라. 이미 대류권 끝자락의 온도는 영하 60도가 넘어.”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에베레스트산보다 훨씬 높은 높이를 가지게 된 나무였다.

그렇게 성층권까지는 무리일 것이라 학자들도 예상했다.

하지만 나무는 그런 인간들의 예상을 비웃듯이 성층권을 넘어가기 시작했다.

이미 우주에서 맨눈으로 나무를 볼 수 있는 수준이었다.

나무는 오존층이 존재하는 25km 지점까지 커졌다.

그곳에서 또 다른 환경 변화에 잠시 주춤하기는 했지만 이제는 산소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 성층권의 상부까지도 자라났다.

“우주까지 자라기라도 할 생각인가?”

“미쳤군! 이게 말이 되는 일인가?”

“말이 안 되지만 우리 눈으로 목격하고 있지 않은가!”

30km를 넘어가는 높이.

기둥의 지름이 10km를 넘어가며 대한민국의 중부내륙고속도로가 막혔다.

그나마 인구가 많지 않은 경상북도와 충청북도의 경계 지역이었기에 대도시가 나무에 먹히지는 않았지만 문경시에 나무 기둥이 가까이 접근했다.

작은 마을들은 이미 십여 곳이 넘게 나무에 먹혀 버린 뒤였다.

대한민국으로서는 국가 재난 상황이나 다를 바 없었다.

이대로 더 이상 크지 않기를 바랐지만, 나무는 그런 기대를 또다시 비웃으며 50km의 성층권의 경계를 넘어 중간권까지 자랐다.

태양풍과 우주 방사능에도 버텨 내는 나무였다.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이었지만 우주에서 본 나무의 이파리들은 너무나도 푸르고 싱싱했다.

태양 빛을 더욱더 갈구하는 듯한 나무의 우거진 나뭇잎들이었다.

그렇게 폭도 더욱 넓어졌고 무엇보다 나무의 가지가 대한민국의 하늘을 뒤덮었다.

우거진 이파리들에 태양 빛이 차단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예상외로 태양 빛은 지상까지 도달했다.

오히려 여름에는 너무 강한 빛을 차단해 더위에서부터 지켜 줄 정도였다.

태풍에 걱정하기도 했지만 태풍도 나무를 쓰러트리기에는 무리였다.

생각보다는 살기 좋은 기후를 만들어 주는 나무였다.

결국 대한민국은 나무와의 공존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성층권에 도달한 나무의 성장도 더 이상 급격하지 않았고 기둥의 폭도 직경 15km 정도에서 정체되기 시작했다.

나무의 둘레 길이만 50km에 육박하며 나무의 가지는 대한민국 전체를 뒤덮고 있는 나무가 탄생한 것이다.

세계인들은 이 나무의 이름을 세계수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한국인들도 한국나무에서 세계수라고 부르게 되었으니 인류는 세계수와의 불편한 동거를 하게 되었다.



* * *



툭!

그리고 그때 하늘 위에서 무언가가 떨어졌다.

“아이쿠! 이게 뭐야?”

“과일 같은데?”

“과일?”

하늘 위를 올려다보자 보이는 것은 거대한 세계수의 그늘이었다.

주변에 다른 나무들도 없었으니 정체불명의 열매는 세계수의 열매일 터였다.

세계수의 열매.

세계수가 나무인 이상 열매를 맺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세계수의 열매는 드물지만 종종 땅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리고서는 놀라운 비밀을 알게 되었다.

세계수의 열매가 그 어떤 질병이든 치료해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젊음까지 되돌려 준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불로불사의 기적까지는 아니었지만 세계수 열매를 먹으면 죽기 직전의 노인도 20대의 젊고 싱싱한 육체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세계수의 열매는 부르는 것이 값이 되어 버렸다.

하나에 수백억이 넘는 가치를 가진 보물이 되어 버린 것이다.

한국 정부에서는 세계수 열매의 밀반출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인간의 탐욕을 막기란 불가능했다.

전 세계의 부자들이 한국에 들어와 세계수의 열매를 구입해 먹었다.

세계수의 열매를 얻는다면 팔자를 핀다는 사실에 수많은 사람이 머리 위를 올려다보았다.

“저 위에는 얼마나 많은 세계수의 열매가 있을까?”

“엄청나게 많겠지.”

“아마도 그렇겠지?”

한반도를 뒤덮을 정도로 거대한 세계수의 가지 속에 얼마나 많은 숫자의 세계수의 열매가 있을지 그 누구도 알 수 없었다.

그 탐욕에 사람들은 세계수 위로 오르기 시작했다.

세계수의 열매를 따기 위한 전문 탐사대들이 생기고 기업들도 그들을 지원했다.

정부에서도 완전히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공식화하기로 했다.

그렇게 수많은 이들이 세계수에 올랐다.

분명 쉽지 않은 일이었다.

아차 하는 순간 수 킬로미터 상공에서 지상으로 추락하기도 했다.

헬기를 타고 가면 되기도 했지만 세계수의 가지가 있는 상공 인근에서 강한 기류에 의해 추락하면서 직접 올라가야만 했다.

다행히도 높이 올라가도 산소가 희박해지는 건 아니었다.

세계수에서 뿜어내는 산소로 인해 공기가 희박한 성층권에서도 숨을 쉴 수 있다는 것이 알려진 것이다.

물론 추위와 싸워야 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최초로 탐사팀이 세계수의 열매 수백 개를 따서 내려왔다.

“저 위에는 보물이 지천으로 널려 있었습니다!”

“와!”

하나에 수백억 원의 가치를 하는 세계수의 열매 수백 개였으니 수조 원에 육박하는 돈을 벌어 온 탐사팀이었다.

그런데 아직도 세계수의 열매가 넘쳐난다고 하니 사람들은 열광했다.

그 때문에 세계수 열매의 가격이 다소 폭락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일반인들은 감히 넘볼 수도 없는 가격이었다.

그렇게 더 많은 탐사팀들이 세계수 위로 올라갔다.

엄청난 부자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던 그들이었지만 그들은 어째서인지 되돌아오지 못했다.

아니 되돌아왔다.

온몸이 조각조각 난 채로 비처럼 지상으로 떨어져 내린 것이다.

위에서 대체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인간들은 세계수의 열매를 원했고 그렇게 세계수를 향해 기어 올라가기 시작했다.

나 혼자 모든 능력 다 흡수


지은이 : 현진현우

제작일 : 2023.07.19

발행인 : (주)고렘팩토리

편집인 : 한서진

표지 : 소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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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405-1662-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