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 헌터, 공작가의 막내아들 되다 00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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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프롤로그



바르커 공작가의 무능한 막내아들.

그건 바로 나를 말하는 것이다.

다른 형제들은 뭔가 하나씩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원래, 이 가문의 핏줄이 좀 대단하다.

현 가주이자, 나의 아버지인 토르 바르커는 역대 가주 중에서 최고의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4살 때, 10살은 되어야만 느낄 수 있는 마나를 느꼈고.

5살 때, 처음으로 검을 잡아, 그다지 검술 훈련하지 않았음에도 신입 기사 한 명을 간단하게 이겼고.

6살 때, 마나를 이용해서 육체를 강화하는 방법을 본능적으로 익혔고, 처음으로 마나 블레이드를 사용했다.

9살 때, 마나 블레이드를 마스터하고, 그해에 열린 왕국 검술 대회에서 동갑내기를 포함해서 성인 기사들을 꺾고 우승했다.

13살 때, 인류 최초로 최연소 엑스퍼트 최상급이 되어, 세상을 경악시키며 혼자서 그 누구도 죽이기 힘든 오우거 로드를 단독으로 토벌했다.

15살 때, 아카데미에 입학하여 엄청난 재능으로 2년 만에 조기 졸업을 했으며.

20살 때, 그는 검의 정점이라고 하는 마스터의 경지에 올라, 그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업적을 달성해 냈다.

말도 안 되는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검의 정점.

검술 명가, 그것이 바르커 공작가였다.

‘유전자가 환상적이지.’

그런 유전자를 물려받았으니, 그의 자식들도 비슷하게 뛰어났다.

토르처럼 괴물은 아니어도, 다른 가문들의 눈에는 충분히 괴물이라고 할 수 있는 자식들이 태어났다.

특히 검에 관한 재능은, 다른 가문은 절대 따라올 수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위대한 현자는 말했다.

사람 다섯이 모이면, 그중 한 명은 반드시 X신이 있다고.

그리고 다섯 형제 중, X신은 바로 나였다.

무재능.

검술, 마법, 연금술 같은 거에는 아무런 재능도 없었다.

둔재도 이런 둔재가 없을 것이다.

영약을 밥 먹듯이 먹어도 마나를 느낄 수 없고, 검술 실력은 늘어나지도 않는다.

거기에 기억력도 얼마나 안 좋은지, 분명 어제 죽도록 맞으면서 배웠던 것도 다음 날이 되면, 금붕어처럼 기억나지 않는다.

최악의 둔재.

최강이라고 불리는 토르의 아들로 태어난, 무능한 존재가 바로 나였다.

‘덕분에 가문 내에서 완전히 왕따지, 왕따야.’

형제들에게는 무시당하기 일쑤요, 사용인들도 은연중에 나를 무시하고 있었다.

가문의 수치.

없애 버리고 싶지만, 차마 그럴 수 없는.

사는 게 너무 힘들었다.

가문에서도 무시당하고, 아카데미에서도 따돌림을 당했다.

그나마 어머니가 살아 계셨을 때는 어떻게든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어느 날, 의문의 병에 걸려 어머니가 죽은 뒤, 나는 의지할 곳을 전부 잃고 말았다.

하루하루 무기력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3년 후.

나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저택 마당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주위에서 ‘할 일 없는 무능한 놈’이라면서 수군거리긴 했지만, 이제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

그냥 이대로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빌어먹을 가문이야……. 아마 내가 죽으면, 오히려 좋아하겠지??’

“후우…….”

나 하나쯤 사라진다고 해도, 아무도 슬퍼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좋아하면 모를까.

욱신욱신…….

몸이 아팠다.

형제들에게 맞은 부위가 너무 아팠다.

그들에게 있어서 나는 가문의 수치, 가문의 살아 있는 샌드백이나 다름없다.

‘네가 가문에서 도움이 되려면 이런 것밖에 없잖아, 안 그래?’

‘무능한 자식.’

‘어쩌다가 우리 가문에 이런 놈이 태어나서……. 샌드백이나 해라.’

구타는 이제 일상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긋지긋한 가문.

당장이라도 도망치고 싶었지만 솔직히 갈 곳도 없고, 나간다고 해서 돈을 벌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무능 그 자체.

가문에서 나오는 용돈을 받아 가며 간신히 사는 처지였다.

“후우…… 빌어먹을 세상……. 죽고 싶다…….”

나는 신세 한탄을 하며, 하늘을 올려다봤다.

내가 처한 상황, 기분과는 상관없이 하늘은 구름이 가득하고, 맑고 푸르다.

무심하게.

나는 오늘도 똑같이 무심한 하루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였다.

“어…… 저건……?”

하늘에 보이는 붉은빛.

처음에는 작은 빛이었지만, 그 흉흉한 빛은 점차 커지기 시작하더니 이내…….

“와우…… 진짜 망하나?”

세상을 뒤덮어 버렸고, 내 기억은 거기서 끝이 났다.

1화



2150년 7월 1일.

서울 한복판에 생겨난, 거대한 게이트.

63빌딩과 비슷할 정도로 게이트는 사상 최악이다.

기존에 존재했던 SSS급을 넘어선 EX급.

신화 등급에 해당하는 게이트의 출현.

그로 인해 전 세계 사람들은 공포에 몸을 떨어야만 했다.

5년 전 나타났던 SS급 게이트를 클리어하지 못해서 ‘게이트 아웃’ 사건이 있었다.

게이트 아웃이란, 게이트가 출현했을 때 오랫동안 방치했다가 그 너머에 있는 몬스터가 게이트를 넘어 현실로 오는 것을 말한다.

그때 나타났던 SS급 게이트는 중국 어느 도시 한복판이었고, 중국 정부의 늦은 대처로 인해서 도시는 괴멸.

그 주위에 있던 다른 중․소도시도 지도상에서 사라지는 일이 생겨났다.

만약 헌터들이 조금만 더 늦게 왔었다면, 중국은 몬스터의 소굴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SS급 게이트만 해도 그 정도인데, 그 두 단계 위인 EX급 게이트가 서울 한복판에 나타났다.

SS급 헌터 중 ‘미래 예지’ 스킬을 가지고 있는 헌터가 예언하길, EX급 게이트를 막지 못하면 세상은 멸망한다고 했다.

세상의 명운이 걸린 일이기에 각국에서 헌터를 보냈고, 지금 게이트를 공략하는 중이다.

헌터들이 들어간 지 한 달이나 지난 지금, 많은 사람이 게이트 앞에서 공략 성공을 기원하고 있었다.

“제발…… 성공해 주세요.”

“이겨 주세요, 헌터님…….”

“신이시여…….”

모두가 그렇게 간절하게 기도를 올리고 있을 때, 지금까지 아무런 반응이 없던 게이트에서 드디어 반응이 왔다.

꿀렁…….

게이트에서 흘러나오던 붉은빛이 호수 한복판에 커다란 돌을 던진 것처럼 파문이 일어났다.

“어어어!?”

“게이트가……!!”

사람들의 눈이 커졌다.

게이트에서 흘러나오던 불길하면서도 흉흉한 붉은 빛이 푸른 빛으로 변했다.

그와 동시에 위에서부터 스르륵, 하며 빛이 커튼을 밑으로 걷는 것처럼 사라졌다.

“게이트가…….”

“작동을 멈췄어…….”

“그럼…….”

사람들의 시선은 한 곳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수많은 헌터가 당당하게 서 있었다.

그중, 가장 앞에 선 헌터는 대한민국 최초 SSS급 헌터인 강민!

그를 선두로, 헌터들이 왕을 따르는 신하처럼 그의 뒤를 따라 걷고 있었다.

“공략에 성공했다!!”

“카, 카메라를 얼른 비춰!”

“세계를 구한 헌터의 영광스러운 귀환이다!!”

수백 대의 카메라가 일제히 헌터들을 비추기 시작했다.

하늘에서 날고 있던 헬리콥터에서 센스 있게 헤드라이트를 비춰 주며, 이곳의 주인공이 누군지 알려 주고 있었다.

화려한 조명이 헌터들을 비추고 있었다.

그에 가장 앞에서 의기양양하게 걷고 있던 강민은 왼손을 번쩍 들며 말했다.

“8762X-X44-X5-X2456X!! 돈 입금해라!!”



* * *



[EX급 게이트 공략 성공!!! 가장 큰 공헌을 세운 건, 한국 헌터팀!!]

[한국팀이 없었다면, 공략은 절대로 불가능했다!!]

[강민은 최강의 헌터! 그를 뛰어넘는 헌터는 향후 100년이 지나도 절대로 나오지 않을 것!!!]

[세계 2위 헌터, 위한펑! 강민은 자신을 뛰어넘는 최고의 존재라고 드디어 인정!!]

[세상이 주목한다! 강민, EX급 게이트 공략 후, 첫 마디! 계좌번호 부르고, 돈 입금해라!]

[헌터 연합, 강민에게 100조를 입금! 세금 면제까지…….]


인터넷, 신문에선 오로지 어제 있었던 EX급 게이트 공략과 그 주인공인 헌터들에 대한 기사가 쏟아지고 있었다.

그중, 한국 최초 SSS급 헌터인 강민은 수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었다.

세계를 구한 영웅, 강민!

그는 역사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엄청난 업적을 달성한, 위인(偉人)이다.

세상을 구한 그에게 모든 사람이 고마움을 느끼고 있으며, 감사하고 있다.

그 누구도 들어가지 않으려고 했던 게이트를 자발적으로 찾아 들어간 헌터.

그는 모든 이에게 존경받아 마땅하며, 경외의 존재로 받들려야만 했다.

그리고 마지막에 강민은 세계의 대통령이 되어, 떵떵거리면서 살았다.

‘……라는 건, 해피 엔딩이지.’

콜록, 하며 강민은 피를 토했다.

그의 복부에는 커다란 검이 박혀 있었다.

뽑으려고 했지만, 이 검은 뽑고 싶다고 해서 뽑을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니었다.

‘흡혈의 바트리윰.’

한번 박히면, 대상의 피를 전부 빨아먹을 때까지 절대로 뽑히지 않는 검.

그런 저주가 걸린 검이다.

지금쯤 세계 각국에서 찾아온 귀빈들을 만나 맛있는 것도 먹고 즐겁게 놀고 있어야 할 강민은.

평야에서 죽어 가고 있었다.

“후우…… 이게 너희가 바라던 일이냐?”

“…….”

“…….”

그런 강민의 죽음을 바라보고 있는 두 사람이 있었다.

강민은 그런 두 사람을 보며,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예슬아, 철민아.”

한예슬.

마법 계열 SS급 헌터로 아름다운 여자다.

샴푸 모델을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부드러운 머리카락, 흑요석 같은 검은 눈동자.

거기에 뚜렷한 이목구비는 연예인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이며, 몸매 또한 탑클래스에 들어갈 정도의 여자였다.

하지만 그런 것과는 다르게 얼굴에는 감정 없는 냉정함만 가득했다.

냉혈의 마법사.

그것이 한예슬의 이명이다.

그리고 그 옆에는 태산과 같은 한 남자가 굳건히 서 있었다.

짧은 스포츠머리에 한쪽 눈에는 큰 흉터를 가지고 있는 남자.

잘 단련된 육체는 그의 몸 자체가 강철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의 이름은 강철민.

전사 계열 SS급 헌터다.

사람들은 그를 이명으로 ‘아이언 맨’이라고 부르지만, 철민은 그 이명을 싫어했다.

그래서 자칭 ‘강철 인간’이라 말하고 다니는데, 저놈은 뇌도 강철이 된 것이 분명했다.

말도 안 되는 작명 센스를 가지고 있었다.

아무튼, 이 둘은 강민과 함께 EX급 게이트를 공략한 한국 팀의 일원이다.

“일단 이유나 묻자. 왜 이런 거냐?”

“……오빠는 너무 강해요.”

“강하다고?”

“네, 오빠가 강하다는 건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EX급 게이트에서 보여 줬던 오빠의 모습은…….”

예슬은 몸을 떨었다.

강민은 SSS급 헌터이니, 강하다는 건 알고 있었다.

몇 번 싸워도 봤고 같이 공략도 해 봤으니까, 그 강함의 정도는 충분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EX급 게이트에서 보여 줬던 그의 능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과연 인간이 맞는지.

경외심이 들 정도였다.

그와 동시에 알 수 없는 공포까지 생겼다.

만약 그가 ‘세상을 멸망시킬 거다!’라고 말하면 어떻게 될까?

감히 그 누가 그의 앞길을 막을 수 있을까.

“강민.”

몸을 떠는 예슬 대신, 철민이 입을 열었다.

“우리는 네가 두렵다.”

“……내가 두렵다니, 너……. 나는 너와 같은 인간이야.”

“같은 인간이지. 하지만 똑같은 인간은 아니잖아.”

“뭐?”

“네가 말했잖아, 너는 이세계에서 왔다고. 그리고 다시 그곳으로 갈 거라고.”

“…….”

그랬다.

사실 강민은 다른 세계에서 넘어온 이세계인.

어떠한 계기로 인해서 그는 차원을 넘어 이곳으로 오게 되었고, 우연히 게이트에서 나온 몬스터와 조우했고, 그 자리에서 헌터로 각성할 수 있었다.

그때부터 그는 새로운 이름, 강민으로 이곳에 정착했고, 헌터로 일을 하며 돌아갈 방법을 물색하고 있었다.

솔직히 이 힘을 가지고 돌아가서 자신을 무시했던 놈에게 속 시원하게 복수하고 싶었다.

이건 다른 사람이라고 해도, 똑같이 생각할 것이다.

참교육이 대세라면, 그 대세를 따라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 네가 어떻게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지? 그리고 너는 몬스터에 대해 잘 알고 있었지? 사실은 말이야, 그 몬스터, 네놈의 세계에서 너처럼 넘어온 거 아냐?”

“…….”

철민의 말에 강민은 할 말을 잃었다.

솔직히 그런 생각을 안 해 본 건 아니었다.

게이트에서 나오는 몬스터는 강민이 있던 세계의 몬스터와 똑같았다.

그래서 그는 헌터로서 남들이 모르는 몬스터의 약점을 이용해서 강해질 수 있었던 것이다.

철민의 눈동자에도 짙은 공포가 서렸다.

그 어떠한 몬스터를 앞에 두고도 절대로 떨지 않는 강철 같은 마음을 지니고 있는 그가, 두려움에 몸을 떨고 있었다.

“우리는 두렵다. 너는 너무 강해.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라고 해도, 너의 본질은 결국 저쪽…… 우리와는 다른 네놈이 그런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

“……그게 너의 뜻이냐?”

“우리의 뜻이다.”

“…….”

강민은 착잡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나름 동료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자신의 비밀도 말하고, 특성도 말해 주고, 그를 믿고 돈까지 빌려줬다.

그랬는데, 설마 자신의 뒤통수를 칠 줄이야.

“콜록…….”

강민은 한 움큼 피를 토했다.

배에 박힌 검이 꿀렁이는 것을 보니, 검이 게걸스럽게 피를 마시고 있는 모양이다.

쭈욱, 하고 뭔가 빨려 나가는 감각이 불쾌했다.

‘슬슬 한계인가?’

“아쉽다…… 아쉬워…….”

강민은 정말 아쉽다는 듯이 입맛을 다셨다.

“너희도 죽일 수 있었는데 말이야…….”

“…….”

그는 아쉽다는 듯, 주위를 둘러봤다.

그의 주위에는 200구가 넘는 시체가 쓰레기처럼 버려져 있었다.

SSS급 헌터를 죽이는 일이다.

EX급 게이트까지 클리어하는 것으로 그는 비공식적으로 최초 EX급 헌터가 되었다.

그런 존재를 죽이려면 그에 걸맞은 준비를 해야 하는 법.

아이러니하게도 강민을 죽이기 위해서 모였던 존재는 EX급 게이트를 공략할 때 참가했던 헌터들이었다.

게이트 공략을 끝내고 행복하게 웃던 그들이 뒤에서 웃으면서 공격한 것이다.

‘게이트 공략 축하 파티를 한다고 해서 따라왔는데…….’

이건 뭐, 돈가스 먹으러 가자고 했더니 치과에 끌려간 것이나 다름없는 통수였다.

씁쓸하면서도, 입맛이 썼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냥 죽어 줄 수 없었기에 최대한 반항했고, 지금의 이 광경이 그 반항의 결과물이었다.

마지막, 예슬과 철민은 죽이지 못했다.

안 죽인 것이 아니라, 못 죽인 것이다.

200명이 넘는 헌터를 죽이다 보니 체력이 빠져서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어제 있었던 전투의 여파로 약해졌는데도, 이 정도였다.

만약 완벽한 상태였다면, 그를 죽이는 건 불가능했을 것이다.

“오빠…… 미안해요.”

한예슬은 마법을 준비했다.

1급 마법인 메테오였다.

마법은 10급을 시작으로 마지막 1급까지 있다.

전 세계를 통틀어서 1급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건 한예슬이 유일했다.

‘나쁜 X, 1급 마법을 쓸 수 있게 된 것도 내가 도와준 건데…….’

확실하게 마무리 지으려는 것이다.

1급 마법이 사용되자 대기가 흔들리며, 대기 중에 퍼져 있던 마나가 격하게 반응했다.

쿠궁!!!

하늘이 보인다.

하늘을 뒤덮고 있던 구름이 메테오의 등장으로 인해서 파앗! 하고 사라졌다.

대기가 억눌린다.

메테오의 등장과 동시에 중력이 이상하게 작용했고, 전신이 짓눌렸다.

뚫린 구름 사이로 드러나는 거대한 운석.

메테오는 정해진 궤도를 따라 그대로 강민을 향해서 떨어졌다.

1급 마법 중에서도 최강이라고 불리는 1급 마법답게, 엄청난 위력이다.

“나를 죽이려고, 메테오까지……. 너무 과투자 아니야?”

“오빠를 죽이려면…… 이 정도는 투자해야죠.”

“하…….”

과대평가해 줘서 고맙다고 해야 하나?

만약 몸이 정상이었다면 단숨에 부숴 버렸을 텐데, 배때기에 꽂혀 있는 검 때문에 그럴 수도 없었다.

거기에다 가지고 있던 마나도 부족하고.

할 수 있다면 자신을 배신한, 저 두 놈도 죽여 버리고 싶었다.

“후우…… 정말 끝이구나.”

강민은 체념한 듯, 눈을 감았다.

‘X발, 이럴 줄 알았으면 돈 따위 모으지 말고 그냥 쓰는 건데…….’

게이트 공략 성공으로 100조를 받았고, 통장에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이걸로 강남 여기저기에 빌딩 사서 갓물주로 떵떵거리면서 살려고 했었는데…….

‘아껴서 X됐네…….’

강민이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하늘에서 떨어진 거대한 메테오가 그를 덮쳤다.

콰아아앙!!

거대한 중량에서 비롯된 엄청난 파괴력.

지면이 분쇄되며, 그 여파로 전 세계에 대지진이 일어날 정도였다.

과연 1급 마법이라고 불릴 정도의 위력이다.

‘이제 끝이구나…….’

그래도 죽는 순간, 고통이 없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강민은 그렇게 죽음을 맞이하고, 받아들이려고 했다.

물론, 죽고 난 다음에 유령이 되어서 저 둘을 쫓아다니면서 영원히 저주하고, 밤마다 귓가에 저주의 말을 속삭여 줄 생각이다.

죽어서도 자신을 배신한 저 두 놈을 절대로 용서할 생각은 없었다.

강민은 그렇게 결심을 하며, 이내 몸의 힘을 풀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였다.

우우우웅!!!


-소유자의 위협을 확인.


“이건…….”

공간이 열렸다.

저 공간은 강민이 창고로 사용하고 있는 아공간으로, 한예슬이 만들어 준 것이다.

아공간이 멋대로 열리며, 그 안에서 붉은 보석이 하나 튀어나왔다.

‘저건 EX급 보스 몬스터를 죽였을 때 얻었던 마석이잖아?’

보석처럼 생긴 건, 바로 마석이었다.

EX급 게이트를 공략하고, 그곳의 보스를 죽였을 때 얻었던 것.

나중에 한예슬에게 무기로 만들어 달라고 하려고 몰래 꿍쳐 놨던 것이다.

한데, 저게 갑자기 튀어나왔다.

“왜……?”

의문과 동시에 눈앞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이 메시지는 헌터로 각성하면, 신의 축복이라면서 게임처럼 가이드를 해 주는 능력이다.


-??? 신의 마석이 발현됩니다.

-7가지의 능력 중 하나인 ‘회귀’가 사용되었습니다.


메시지가 끝나는 순간, 마석에서 엄청난 빛이 흘러나오더니 강민의 전신을 휘감았다.

그와 동시에 코드를 뽑은 컴퓨터처럼 뚝! 하고 정신이 끊어졌다.

그리고.

“이 무능한 자식이! 비키라는 말 안 들리냐!!”

퍼어억!!!

배에서 느껴지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강민은 바르커 공작가의 막내아들, 로크 바르커로 되돌아왔다.

회귀 헌터, 공작가의 막내아들 되다


지은이 : 오브더

제작일 : 2021.07.16

발행인 : (주)고렘팩토리

편집인 : 진선미

표지 : 나쵸소년

주소 : 서울특별시 은평구 수색로 191, 502호(증산동, 두빌)

전자우편 : golem8182@gmail.com


※ 본 작품은 (주)고렘팩토리가 저작권자의 계약에 따라 발행한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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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자책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는 저작물이며 무단전재 또는 무단복제 할 경우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ISBN : 979-11-6659-83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