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튜브(Huntertube) : 동영상으로 강해져! 00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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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화



프롤로그



“나재하!”

“네에!”

정장을 입고 있는 여인의 부름에 한 사내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에게 다가간 그는 그녀를 보며 물었다.

“네. 팀장님. 부르셨습니까?”

“이거. 이거. 이거까지 해서 오.늘.안에 엑셀로 정리해서 가져와.”

“……예.”

그런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나재하는 엄청난 양의 서류를 정리해서 자리로 돌아갔다. 자리로 돌아와 서류를 훑어보던 나재하를 향해 옆에 앉아 있는 사내가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좀 도와줘?”

“어……. 고맙다.”

그렇게 말한 나재하는 옆에 있는 사내에게 서류를 조금 정리해서 건네주었다. 그러고는 서류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읍.”

그 순간 그는 피를 울컥하고는 토해내기 시작했다. 손으로 빠르게 입을 감싼 덕분에 피가 서류에 흐르지는 않았다.

“어어, 야! 휴지.”

입을 다문 채 동료가 주는 휴지를 받아 피를 닦아낸 재하는 한숨을 내쉬고는 가방을 뒤적였다. 그러고는 약을 잔뜩 꺼내 먹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괜찮냐?”

“어어. 괜찮아.”

“쯧쯧. 최소한의 마나도 없는 몸으로 무슨 일을 하겠다고……, 으휴.”

재하는 태어났을 때부터 몸이 좋지 않았다. 몸이 좋지 않아서인지 부모님에게 버림을 받았고 어려서부터 고아원을 전전하면서 생활을 했다.

현재 재하가 가지고 있는 병의 이름은 무마나증으로 신체 내부에 최소한의 마나도 없는 희귀병이었다.

말이야 희귀병이었지만 생각보다 흔한 병 중 하나였는데. 이 병에 걸린 사람들은 두가지 중에 하나였다.

갓난아기 때 버티지 못하고 죽거나 아니면 20대쯤 되었을 때 죽거나.

“와, 진짜…… 싸가지 봐라. 직장 상사만 아니었으면 내가 뚝배기 부쉈다.”

“하하하.”

고아원에서부터 같이 생활했던 절친인 이승호의 말에 미소를 지은 재하는 서류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 * *



“하아, 끝이다.”

“끝났냐?”

승호의 말에 재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렇게 말한 재하는 빠르게 책상을 정리했다. 그러고는 메일로 파일을 보낸 다음 팀장에게 다가갔다.

“팀장님. 서류 보내 놨습니다.”

“그래?”

“네. 이만 퇴근하겠습니다.”

“그래.”

재하는 짐을 정리한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때 팀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기. 나재하 씨.”

“네. 팀장님.”

“솔직하게 말해서 웬만하면 그만두는 게 어때?”

“네……?”

“그런 몸 상태로 다른 동료들한테 외주 일 떠넘기는 거, 내 입장에서 굉장히 아니 꼽거든. 헌터 쪽 일은 알다시피 발로 뛰어야 하는 일이 대부분인데.”

“…….”

“애초에 마나를 담지도 못하는 몸으로 헌터 쪽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좀 모순 아니야?”

그런 그녀의 말에 재하는 입술을 깨물었다.

“약값도 많이 들지? 내가 상부에 말해서 퇴직금 넉넉히 주라고 할 테니 그쯤 하는 게 어때?”

그런 팀장의 말을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승호가 입을 열었다.

“아니 팀장님. 솔직하게 말해서 재하가 몸으로 하는 일은 못해도 일을 얼마나 잘하는지 아시잖습니까. 재하가 일 그만두면 저희 팀원 전체가 몇 개월 동안 야근해야 된다는 거 모르십니까?”

“승호야, 됐어. 사실이긴 하잖아.”

자신을 옹호해 주는 승호의 말에 재하는 씁쓸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내일까지 사직서 정리해서 가져오겠습니다.”

“그래. 퇴직금은 걱정 마. 많이 챙겨 주라고 할 테니까.”

그런 그녀의 말에 입술을 깨문 재하는 건물을 빠져나갔다.

“야, 솔직히 부장님한테 말하면 그년도 뭐라고 못할 거야.”

“알아. 저러고 내일 되면 언제 그런 말 했냐는 듯이 반응하는 것도. 하지만 어쨌든…… 팀장님이 하시는 말이 사실이긴 하니까.”

그런 재하의 말에 승호는 한숨을 내쉬었다.

“술이나 마시러 가자.”

“내일 가자. 오늘은 몸 상태가 영 안 좋은 게 마시면 안 될 것 같아.”

“……알았다. 그럼 내일 보자.”

그렇게 말한 재하는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돌아온 재하는 욕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거울로 거의 뼈만 남아 앙상한 자신의 몸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방으로 들어가 잠에 들었다. 잠을 자던 재하는 순간 눈을 뜨고 잠에서 깨어났고 바로 욕실로 달려갔다. 그러고는 피를 잔뜩 토해 내고는 다시 침실로 돌아왔다.

“하아.”

한숨을 내쉰 재하는 다시 잠자리에 들었지만 잠은 오지 않았다. 한바탕 난리를 친 덕분에 잠이 모두 달아난 듯 했다. 그에 재하는 언제나처럼 핸드폰을 들고 뮤튜브 앱을 켰다.

“오늘도 많네.”

요즘 시대에는 수많은 헌터들이 사냥하는 것을 영상으로 찍어 편집해서 뮤튜브에 올렸다. 그게 트렌드였다. 한국에서만 하루에 적어도 이삼십 개의 헌터 영상이 뮤튜브에 업로드 된다고 한다.

‘나도…… 각성을 하면 좋을 텐데. 아니, 사냥을 못하더라도 몸만 건강해지면 바랄 게 없을 텐데.’

재하는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헌터들의 영상을 쭈욱 둘러보았다. 날이 밝아올 때쯤 재하는 구독한 채널의 영상들을 모두 보았고 아직 출근 준비를 하기 에는 시간이 많이 남았다는 걸 깨닫고는 영상을 보기 시작했다.

“음?”

한동안 추천 영상을 둘러보던 재하는 특이한 영상을 발견했다.

“[각성].”

사실 글의 제목만 놓고 보면 당연히 비슷한 제목의 영상들이 많이 있었다. 재하는 하루에도 수십개의 영상을 보았다.

물론 영상의 길이는 제각각 달랐지만 그래도 많은 영상을 보는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처럼 기묘한 느낌을 주는 영상은 처음이었다.

마치 뭔가에 홀린 듯 그것을 클릭한 재하는 영상을 바라보았다. 영상의 길이 5초짜리로 굉장히 짧았고, 영상이 끝나자 재하의 눈앞에 뭔가가 보였다.

[각성하셨습니다.]

“이…… 이거?!”

그렇게 재하는 각성을 하게 되었다.



* * *



사람이 각성을 하면 낮은 확률로 한가지 스킬을 얻게 된다. 사람들은 그것을 고유 스킬이라고 칭하는데.

고유 스킬의 위력과 종류는 천차만별이었다. 공격 , 수비, 서포팅 등등 셀 수 없이 많은 스킬들이 존재했다.

고유 스킬을 얻는 것만 해도 굉장히 운이 좋은 것이었지만 정말로 운이 좋은 사람들은 고유 스킬 하나만으로 최상위 던전에서 살아남고 사냥할 수 있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자신에게 생긴 스킬을 본 재하는 순간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아 고개를 갸웃거렸다.


[뮤튜브여 나에게 힘을!]

[고유 스킬]

[‘뮤튜브’에 업로드 되어 있는 영상 시청할 경우 영상에 등장하는 모든 종류의 것을 스킬로 획득.]


“……?”

스킬들이 발동되는 방식이나 방법들을 사람들은 매커니즘이라고 불렀다. 대부분 스킬의 매너니즘은 비슷하지만 간혹 특이한 매커니즘을 가진 스킬들이 존재했다.

‘공격스킬은 당연히 아닌 것 같고. 서포팅쪽 스킬이라고 봐야 하는 건가?’

정확히 알 수 있는 것이 없는 만큼 재하는 일단은 스킬을 사용 해보기로 했다. 그렇게 생각을 한 재하는 뮤튜브 앱을 실행시켜 잠시 고민하더니 자신이 재밌게 봤던 영상들 중 하나를 켰다.

재하가 켠 영상은 바로 최상위 헌터인 S등급 헌터이면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 중 하나인 힐러 김혜미의 영상이었다.

이 영상에서는 김혜미가 팔 한쪽이 거의 걸레가 되어 있는 사람을 치료하는데. 재하는 처음 이 영상을 보았을 때 굉장히 신기해했었다.

한 눈에 보아도 그로테스크할 정도로 망가져 있는 손이 점점 제 모습을 찾아가는 것이 굉장히 신기해했었기에 재하는 이 영상을 따로 저장해두었었다.

이전에 보았던 것처럼 김혜미가 스킬을 사용하고 어떤 사람의 손을 치료하는 영상이 끝이나자 재하의 눈앞에 창이 떠올랐다.


[하프 리커버리 획득.]


“…….”

침을 삼킨 재하는 자신의 상태창을 열었다.


[나재하]

[LV : 1]

[능력 총합 : 10]

[스킬 : 뮤튜브에 나에게 힘을, 하프 리커버리]


다시 침을 삼킨 재하는 하프 리커버리의 효과를 확인했다.


[하프 리커버리]

[등급 : 영웅]

[상대의 상처와 부정적인 효과를 치료한다.]

[메커니즘 : 능력 총합 × 100]

[숙련도 : 65%]


“…….”

최상급 헌터인 그녀가 가지고 있는 것과 같은 효과와 등급이었다. 재하는 몇 십분 동안 가만히 앉아 있었다. 그러다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 그러는 동안에도 그의 눈은 활활 불타고 있었다.


1화



자신의 상황을 인지한 재하는 당장 무엇부터 해야 되는지 체크하기 시작했다.

‘지금 내가 가진 돈은 약 3천만 원.’

현재 재하가 다니고 있는 직장은 헌터들의 물품들을 공급하고 관리하는 일이었다. 헌터 관련된 직종들은 대부분 고소득에 속하는 일이었다. 물론 돈을 주는 만큼 힘든 일이 대부분이지만 말이다.

그래서 25세란 젊은 나이에도 꽤 많은 돈이 있었다. 물론 번 돈의 대부분은 약값으로 나가 버렸지만 말이다. 여하튼 평범한 사람치고는 많은 돈을 가지고 있었지만 헌터의 입장에서 보면 3천만 원은 그렇게 많은 돈이 아니었다.

그렇게 돈으로 무엇부터 해야 할까 하고 고민을 하던 재하는 문득 생각을 했다.

‘내 체질부터 바꿔야 해. 내 능력 총합이 10, 생각한 것보다는 높아.’

능력 총합이란 시스템이 헌터의 능력을 수치화해서 보여주는 것이었다. 능력 총합은 가지고 있는 스킬과, 특성, 전투 센스, 재능 등등 헌터로써의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수치로 매기는 것이다.

‘평균적으로 사람들이 각성했을 때 얻는 능력의 총합은 2에서 5, 천재라고 불리는 이들은 10에서 15. 그리고 현재 최상위 헌터들이 각성했을 때의 능력 총합은 약 30대.’

그렇게 중얼거린 재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시스템이 내 몸 상태를 모를 리 없어. 그럼에도 능력 총합이 10이라는 건 나에게 꽤 재능이 있다는 뜻이겠지. 몸만……, 몸만 회복하면 돼.’

그렇게 고민하던 재하는 말했다.

“상태 확인.”


[무(無)마나증]

[선천적으로 마나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신체. 과거 중국에 존재했던 신의 화타가 무마나증을 치료 했다는 기록이 『화타내사(華佗內事)』에 기록되어 있었다.]


“……화타.”

시스템이 알려준 것이니 그게 돌파구가 될 게 확실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재하는 핸드폰을 꺼내서 화타에 대해 검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화타내사』라는 것이 그가 생전에 남긴 저서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러나『화타내사』라는 책은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잠시 실망하던 재하는 핸드폰의 홈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바탕화면에 있는 뮤튜브 앱을 발견했다.

“잠깐. 영상에 등장하는 모든 종류의 것을 스킬로 획득한다면……?”

그에 재하는 화타에 대한 영상을 뒤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국 적당한 영상을 찾아냈다.

“[화타, 신의(神醫)라 불리운 사나이.]”

그 영상은 다큐멘터리였고 화타에 대한 여러 가지 내용들을 정리해 담아냈다. 영상은 30분 정도 되는 양이었고, 그것을 모두 본 재하는 쾌재를 불렀다.

스킬 하나가 생긴 것이다. 그리고는 침을 삼킨 재하는 스킬의 정보를 확인했다.


[화타신의비전]

[등급 : 고대]

[화타의 약술, 침술의 모든 것]

[메커니즘 : 능력 총합 × 5000]

[숙련도 : 100%]


헌터튜브(Huntertube) : 동영상으로 강해져!


지은이 : Heve

제작일 : 2017.09.25

발행인 : ()고렘팩토리

편집인 : 김민혜

표지 : 김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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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013-70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