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는 한국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 중 한 곳인, 광화문을 내려다보는 한 카페 위층에서 『새우에서 고래로』 한국어판 서문을 쓰고 있다. 이곳을 처음 찾은 때는 한국으로 유학을 왔던 2003년이었다. 당시 광화문 일대는 큰 차도와 좁은 인도의 모습이었다. 이곳은 한국인들이 최대한 빨리 일터로 이동할 수 있도록 자동차와 운전자를 위해 만들어진 거리였다.
그런데 지금은 그 모습이 많이 달라졌다. 한국인과 외국인 모두에게 이곳은 걷기와 먹거리, 혹은 공연을 즐기는 성인과 아이들이 우선인 공간이 되었다. 내 생각에, 광화문 일대는 이 나라가 최근 몇 년간 겪은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2020년대에 한국인들은 과거 어느 때보다 그들의 삶을 공개적이고 자랑스럽게 즐기고 있으며, 바깥세상을 향해 더욱 활짝 문을 열어 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