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No. 2
소프트웨어 개발의 본질
박성철
박성철의 생각
“골드러시를 넘어:
AI가 바꾸는
소프트웨어 개발의 본질”
많은 사람들이 소프트웨어를 공장에서 물건 만들 듯 단순하게 찍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관점 속에서 개발자를 기계 부품처럼 엄격한 절차로 통제하려고 하거나 아무런 지원 없이 개인기만으로 결과를 만들어내도록 떠미는 경우가 많다. 소프트웨어 개발의 그루 스티브 맥코넬은 우리 업계에 종종 '골드러시'가 찾아온다고 말했다. 금광을 먼저 캐는 사람이 임자인 이 시기에는 오직 속도에만 매달려 많은 문제를 뒤로 미루고 키우지만 골드러시가 지나가면 반드시 정신차리고 체계적인 개발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폰으로 촉발된 모바일 혁명도 거대한 골드러시였다. 산업은 폭발적으로 성장했지만, 그 속도를 받쳐줄 방법론과 개발 문화는 충분히 준비되지 못했다. 경쟁과 몰이해의 압박 속에서 많은 조직은 최소한의 정비 시간도 확보하지 못했다. 혁명적인 AI 기술이 등장하면서 모두가 짧은 프롬프트만으로 얼마나 빨리 먼가를 만들어내는지에 열광한다. 하지만, 여전히 소프트웨어는 찍어내는 것이란 관념은 여전하다. 소프트웨어는 한 번 만들고 쓰다가 버리는 소비재가 아니라, 사용자의 피드백을 받아 끊임없이 고치고, 개선하고, 기능을 더하며 오랫동안 유용하게 쓰이게 가꾸어 키우는 유기체에 가깝다.
AI는 일종의 증폭기 또는 보조 추진체다.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갈 때는 큰 도움이 되지만, 잘못된 방향으로 가면 재앙이 될 수 있다.우리가 소프트웨어를 지속적인 관리가 아닌 단순 생산의 대상으로만 보고 AI를 쓴다면, 사람이 짤 때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쓰레기를 더 많이 만들어내게 될 것이다. AI는 단지 생산성을 높이는 수준을 넘어 인간의 인지부하를 줄여준다. AI로 개발자들을 단순 코딩의 늪에서 건져내어, 더 튼튼하고 안전한 소프트웨어, 고치기 쉬운 코드, 더 빨리 가치를 시장에 전달할 체계를 고민하고 갖추도록 도울 수 있다.
AI가 우리에게 주는 가치는 더 효율적으로 적은 수의 개발자가 더 많은 코드를 빨리 작성하게 된 것이 아니다. 회사가 더 효과적으로 경쟁력을 갖추고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일하는 방법 자체를 바꿀 가능성이 AI의 진짜 선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