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트르가 묻는다. “그런데 이 많은 사람 속에서 어떻게 그렇게 빨리 저를 찾아냈습니까?” 엘렌이 이렇게 대답한다. “언니가 말했어요, 키가 작고, 안경을 썼고, 아주 못생겼다고.” 이렇게 20세기 가장 위대한 사랑 이야기가 시작된다.
피카소는 금욕주의자처럼 계속 그림을 그린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그리기를 멈추더니 아직 오일이 채 마르지도 않은 그림에 서명한다. 그림을 보려고 기모노를 걸치고 남편 뒤에 선 올가는 충격에 다리에 힘이 빠져 주저앉고 만다. 그림 속에는 여인이 아니라 괴물이 있었다. 공포로 일그러진 얼굴과 뒤틀린 팔다리가. 올가는 한마디 말도 없이 옷을 입고 가버린다.
우리도 알다시피 인생은 반드시 논리적이지만은 않다. 발터 벤야민은 그렇게 가난에 빠지고, 절망에 빠지고, 혼란에 빠진 채로, 자기가 사랑하는 베를린에서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그 시절에만 해도 완전히 잊혔고 원초적이고 홀로 저물어가는 지중해 섬 한가운데에서 대작 『1900년경 베를린의 유년 시절』을 쓰기 시작한다.
대상도서 포함 국내도서 2만 원 이상 구매 시 (마일리지 차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