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첫 작품인 <쇼코의 미소> 출간 당시 '마음이 특별히 약해서 쉽게 부서지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셨는데요, '함께 성장해나가는 우리 세대의 소설가'라는 이번 소설집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 책소개처럼, 약한 마음을 가진 우리가 어떻게 성장해 이 세상을 마주하는지 (대결이라는 말을 써도 좋을 것 같았습니다.)에 대한 이야기로 읽혔습니다.
A :
그렇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저의 소설을 ‘대결’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었는데, 말씀을 듣고 보니 그런 성격이 있는 것 같습니다. 세계가 인간을 계속해서 코너로 몰아가고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주무르려고 할 때 그 힘에 각자의 방식으로 맞서는 제 소설 속 인물들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Q :
표제작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에서 희원은 첫 수업시간에 '조지 오웰이 버마에서 경찰관으로 일했을 때 쓴 에세이'를 읽습니다. 이렇게 어떤 작품은 그 시기에 만났기에 더 특별하게 기억되는 것 같습니다. '한번 읽고 나면 읽기 전의 자신으로는 되돌아갈 수 없는'('<몫> 부분)글, 작가께 이런 작품이 있다면 소개해주실 수 있을지요.
A :
중학교 때 읽은 <앵무새 죽이기>라는 소설이 떠오릅니다. 어려서는 책을 읽을 때 더 쉽게 몰입했던 것 같습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소설 속 세계에 푹 빠져서 그 안에 살았던 기억이 납니다. 다 읽고 나서는 어린이의 세계에서 빠져나온 기분이 들었습니다. 소설이라는 장르를 제가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된 작품이기도 하고요. ‘나도 이런 걸 써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책이기도 합니다.
Q :
'어떤 연애는 우정 같고, 어떤 우정은 연애 같다'는 쇼코의 미소의 문장처럼, 이 소설엔 굳이 정의내리지 않아도 좋을 로맨틱한 순간이 여럿 등장합니다. 소설가와 독자의 관계에도 로맨틱한 지점이 있는 것 같아요. 함께 성장하고 있는 독자에게 인사를 부탁드립니다.
A :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소설 쓰는 최은영입니다. 이번에 세 번째 소설집으로 인사드리게 되었습니다. 무더운 여름 잘 지나가고 계시는지요. 읽을 것도, 즐길 것도 많은 세상에서 저의 소설을 선택하여 읽어주시는 독자님들께 언제나 감사한 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주춤할 때는 기다려주시고 책이 나오면 환영해주시는 독자님들께 보답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성실하게 글을 쓰는 작가가 되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