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쿠치 치키 지음, 황진희 옮김 / 책빛
첫 눈이 내린다. 모두에게 내린다. 작은 숲 속 동물들에게는 제 집만큼 큰 눈덩이로 또는 솜사탕 크기로 눈이 내린다. 키쿠치 치키는 눈이 내리는 다양한 속도감과 소리를 담아 세상 모두의 첫 눈을 다시점 렌즈로 그렸다. 독자는 그 눈 속으로 빨려 들어가 다정과 엄격함을 넘나드는 눈의 세계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마침내 각자의 삶의 깊이만큼 뽀드득 새겨지는 독자의 발자국으로 이 책은 완성된다.
김지선 지음 / 시금치
좋은 그림을 다시 꺼내 새롭게 보는 즐거움을 주는 책이다. 여덟 가지 빛깔에 빗댄 화가들은 색깔과 어떻게 연관될지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고, 특별한 미술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자기만의 미술관에 다녀오는 기분이 들게 한다. 그림에 대한 단순 지식이 아니라 그림을 보는 시각과 철학적 사고를 펼치도록 도와 주고, 눈길을 끄는 일러스트까지 더해져 초중고교의 다양한 수업에도 활용하기 좋아 보인다.
김민화 지음, 시은경 그림 / 개암나무
교실이라는 작은 공간에서 우리 아이들은 수없이 또래 친구들과 부딪히고 갈등합니다. 이 책은 학교에서 아이들이 실제로 마주할 법한 다양한 친구 관련 고민을 구체적 예를 들어 설명하고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해결법을 제시합니다. 또 친구 때문에 상처받은 아이들의 마음을 보듬어 주는 조언을 아끼지 않지요. 이 책을 통해 평생 숙제인 친구 고민, 초등학교 때부터 현명하게 대처할 힘을 길러 주시기 바랍니다.
원혜진 지음 / 만만한책방
팔레스타인에서 올리브 나무는 삶에 다름없다. 매끼 풍요로운 식탁을 책임지고 수확 철엔 온 가족을 모은다. 때론 이스라엘군으로부터 시위대를 보호해 준다. 때문에 이스라엘 점령당국에 수없이 태워지고 뿌리째 뽑힌다. 독자들이 이 책을 고른 순간 (굴하지 않는 고된 싸움에 초대된다. 여러분 덕에) 평화를 찾는 작은 새 필리스트도, 그의 여정에 떼지어 오른 팔레스타인 아이들도, 어머니 올리브 나무도 더는 외롭지 않을 것이다.
코르넬리우스 지음, 토마소 카로치 그림 / 썬더키즈
오직 그림만으로 한편의 이야기가 완성되고, 더하여 작가의 진심이 글 없이도 오롯이 독자에게 전달될 수 있다면? <고래의 날>은 화려한 색에 의존하지도 않으면서 놀라운 상상력만으로 이 모든 것을 해내고 있습니다. 근래 보기 드문, 국경없는 그림책입니다.
박현민 지음 / 달그림
박현민 작가의 첫 그림책 <엄청난 눈>을 만났을 때 저는 생각했습니다. 그림책에 유일하게 허락된 공간, 즉 평면을 마음껏 주무르는 작가가 등장했다고요. <엄청난 눈>이 공간을 주무르는 눈 속 유희를 그린 새하얀 그림책이라면, <얘들아 놀자!>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유희하는 두 명을 그립니다. 새카만 어둠 속에서도 유희하는 사람들의 눈은 유난히도 형형하게 빛납니다. 마치, 지금 당신의 두 눈처럼요.
케이티 헐리 지음, 인디 그림, 조연진 옮김 / 잇츠북
마음이 가라앉을 때, 힘내라는 응원을 많이 듣는다. 고마운 위로다. 하지만 내 마음이 왜 이러는지 나도 모를 때에는 무엇을 향해 힘을 내야 할지조차 길을 잃는다. 이 책은 막연한 위로의 책이 아니다. 내 마음에 집중하고, 헤아려, 힘낼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아 주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더욱 단단한 성장의 시간을 가져 보기를 바란다.
이상권 지음, 전명진 그림 / 특서주니어
신성한 백호 허산과 함께 마음의 소리에 귀를 귀울여보라. 나조차 모르고 있던 내 꿈이 떠오를 것이다. 한 편의 동화에서 삶의 이치를 깨닫게 될 줄이야! 전통적이면서도 세련된 이야기에 따스한 그림이 어우러져 눈을 즐겁게 한다. 가볍고 발랄한 이야기 속에 묵직한 중심이 자리 잡은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