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홍콩을 배경으로 1967년부터 2013년 사이에 벌어진 6건의 범죄에 대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며 이야기합니다. 각 사건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서로 연계성을 갖고 사건의 비밀을 풀어가는 옴니버스 형태의 작품이죠.
처음 디자인할 당시에는 자주 접하기 힘들었던 홍콩이라는 지역 배경과 그 정서를 강조하기 위해, 모든 사건의 배경이 되면서 동시에 슬픈 역사를 지닌 홍콩이라는 도시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쪽으로 콘셉트를 잡아 작업했습니다.
그런데 책이 나온 뒤 아직 읽지 않은 주변 분들이 제목이 왜 <13.67> 이냐는 질문을 많이 하시더군요. 사실 이 숫자는 책의 구성(역순 전개)과 1967년부터 2013년까지 홍콩이 거쳐온 역사라는 의미까지 포괄하는 함축적이고 멋진 제목입니다.
그래서 이번 리커버 별판에서는 이 책을 처음 보는 독자에게도 숫자로 구성된 제목의 의미를 조금 더 쉽게 설명할 수 있으면 좋겠다, 숫자 제목의 강렬함을 잘 드러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결과 다른 요소는 최대한 자제하고 단순하고 담백하게 년도 표시만 하였고, 제목이 두드러지게끔 표현했습니다. 새롭게 단장한 13.67도 독자분들의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